2024-04-20 23:32 (토)
경남의 리더 탄생을 기대하며
경남의 리더 탄생을 기대하며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4.04.13 2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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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가을과 겨울이 그 뒤를 잇는 것은 자연의 섭리다. 열흘 가는 꽃이 없다지만, 잎이 시들어 떨어지고 마른 나뭇가지가 꺾여도 봄이 오면 얼었든 대지가 녹고 메마른 가지에도 새싹이 돋는 것. 그러하기에 겨울이라고 영원한 것이 아니며, 봄이라 해서 언제까지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어찌 자연만 그렇겠는가. 나라의 흥망과 성쇠 역시 마찬가지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 `정관정요 중`

 또 인간 개인사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올 봄은 이상한 봄이라 할 만큼 놀랍다. 평소 같으면 4월이 돼야 피던 목련은 물론, 목련이 진 다음에 오던 벚꽃마저, 3월에 개나리와 경쟁하듯 활짝 피더니, 어느새 다들 져버렸다.

 시차도 없이 전국에서 한꺼번에 꽃을 피웠다. 계절이 비틀려 버린 것일까, 시공을 초월한 것일까. 이렇게 선후마저 바뀌며 피고 지는 것을 보면, 각각의 꽃들을 관통하는 시간들이 뒤엉키고 꼬여버린 것 같아서 말이다. 하지만 계절 이상으로 비틀려 버린 건 우리가 사는 이 사회의 삶인 것 같다. 한쪽에서는 릴레이식으로 생을 마감했다는 쓸쓸한 소식인가 하면, 또 다른 한편에서는 새로운 권력의 대열이 끼려 아귀다툼이 끊이질 않고 있다.

 봄이 다하는 6월 4일, 새로운 지방권력이 탄생하는 날이다. 경남에서는 도지사, 교육감, 18명의 시장, 군수가 그리고 50명의 도의원과 225명의 시군의원 등이 탄생, 향후 4년간 제 각각의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폐지공약이 사실상 무산된 상태에서 치러지는 만큼 어느 때보다 과열ㆍ혼탁상이 심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경남의 지방선거는 14일 발표되는 새누리당 경남지사 후보선출로부터 시작된다. 이어 시장, 군수와 광역의원, 기초의원으로 이어지는 정당후보가 결정되면서 6월 4일 결판난다.

 그런데 첫 출발인 당내경선은 선거가 코앞인데, PK 여권은 `집안싸움`으로 날 샌다. 발단은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이다. 지방선거 `대표선수`를 뽑는 과정에서 내재돼 있던 갈등이 수면위로 드러났다. 광역단체장 후보선출을 두고 일부 국회의원들이 특정 캠프에 참여 `불공정` 논란도 일고 있다. 자칫하다간 심각한 경선 후유증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당내 경선이라지만 본선티켓을 거머쥐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여권성향의 지역정서 탓이라 해도 그렇다.

 경남에서 실시된 2차례의 TV토론은 시청자를 화나게 했다. 토론은 주제마다 묻고 답하는 형식임에도 주어진 전체 시간을 질문을 하거나 자신의 강점만을 주장하는 전략으로 상대방에게 방어권을 주지 않으려한 것은 토론이 아니다. 하지만 모든 게 (일방적 주장이지만)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것에 시간을 활용하거나 경남지사는 경남도민의 눈높이에서 탄생하는 것이지 탐해서 되는 게 아닌데도 표심을 얻기 위해 `박심 마케팅`에 의존하려는 모양새는 옳지 않다. 아무튼, 누굴 탓하기에 앞서 `겨 묻은 개` 나무라는 TV토론이었다는 지적이다.

 이는 후보자 스스로 격을 떨어트리는 것은 물론, 경남도민들마저 아류(亞流)로 취급하느냐는 물음이 제기될 정도였다. 하지만 역사란 언제나 어디서나 `인긴`이 주축이 돼 이뤄지는 것이다. 따라서 시대가 인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걸이 시대를 만든다는 사실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경남의 역사에서 보듯, 영고성쇠의 과정이 시대 자체가 융성할 수밖에 없는 여건을 갖췄거나, 또는 쇠퇴하지 않을 수 없는 조건이 있어 그렇게 된 듯이 보이지만 그 시대의 인물, 즉 경남지사가 그 시대의 도정을 융성하게도 했고 쪼들리게도 했다.

 지난 10년 경남도정은 영남에, PK정서에 매달렸지만 정부정책에서 경남만 배제된 핫바지 노름인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오늘은 경남을 이끌고 갈 한 축인 새누리당 경남지사 후보가 선출되는 날이다. 경남도민이 선택할 몫이지만 시공(時空)을 초월, `혁명을 이끄는 리더십`을 가진 리더가 요구되는 절박한 때다.

 춘추전국시대 `관자(管子)`는 "하나를 심어서 하나를 거두는 것은 곡식이고, 열을 거두는 것은 나무이며, 하나를 심어 백을 거두는 것은 사람(一樹一穫 穀, 一樹十穫 木, 一樹百穫 人)"이라고 했다. 경남을 위한 리더의 탄생을 다시 한 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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