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집권당, 악재 딛고 지방선거 압승
터키 집권당, 악재 딛고 지방선거 압승
  • 연합뉴스
  • 승인 2014.04.0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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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득표율 45.6%… 제1야당 크게 앞서
 30일(현지시간) 치러진 터키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이 ‘부패 스캔들’과 감청 파일 폭로, 트위터ㆍ유튜브 차단 등의 악재에도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터키 반관영 아나돌루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31일 오전 10시 개표율 98% 상황에서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전국 득표율 45.6%를 기록해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27.9%를 크게 앞섰다.

 정의개발당이 목표로 제시한 2009년 지방선거 득표율(38.8%)을 크게 웃돌고, 최다 득표율을 기록한 2011년 총선의 49.8%에는 약간 미달하는 것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이끄는 정의개발당은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과 수도 앙카라에서도 시장을 배출하는 등 81개 주의 광역지자체장 가운데 50개 주를 차지했다.

 터키 정계에는 ‘이스탄불에서 이기면 터키에서 승리하고 앙카라에서 패배하면 터키에서 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국 득표율은 물론 두 도시의 결과가 승패의 가늠자로 여겨진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여름의 전국적 반정부 시위와 ‘부패 스캔들’ 이후 처음 치러지는 선거로 11년간 통치한 에르도안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 성격이 강하다.

 에르도안 총리는 최근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정계에서 은퇴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에르도안 총리는 가족과 장관들, 측근 등에 대한 부패 혐의 수사가 지난해 12월 17일 대대적 검거 작전으로 공개되는가 하면 지난달부터 연일 자신을 비롯한 주변의 전화를 감청한 자료가 폭로돼 수세에 몰렸다.

 그는 정치적 동지에서 정적으로 돌아선 이슬람 사상가 페툴라 귤렌을 수사와 감청 폭로전의 배후로 지목하고 귤렌 측 세력이 대거 진출한 경찰과 검찰 등의 수천명을 인사조치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전날 밤 앙카라의 정의개발당 당사 앞으로 나와 운집한 지지자 수만명을 상대로 선거 승리를 선언하고 귤렌 측을 겨냥해 “그들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개발당은 에르도안 총리가 선거운동을 주도하는 가운데 경제 치적을 내세우고 귤렌을 비난하는 전략으로 유권자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야당들은 총리와 측근의 비리 혐의와 트위터와 유튜브 차단 등 독재적 통치를 비판하며 정권 심판론으로 공세를 폈다.

 전문가들은 총리에 대한 공격이 오히려 지지층을 결집시켰다면서 유권자들이 경제 안정에 무게를 둔 것으로 분석했다.

 앙카라 가지대학의 메흐메트 오쿠르 교수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유권자들은 에르도안 총리가 물러나면 자신들도 함께 물러나야 한다는 생각에 온갖 부패와 관련한 주장에도 에르도안 총리를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쿠르 교수는 “에르도안 총리는 권위적 통치가 선거에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을 확인함에 따라 더욱 강력하게 정책을 밀어부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집권당의 압승으로 터키 리라화는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날 리라화는 달러당 2.16리라에 거래돼 지난 1월 터키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2배로 전격 인상했을 때의 수준을 회복했다.

 이번 선거의 유권자는 5천269만여 명에 이르며 전국 81개주(州) 957개 선거구에 19만 4천310개 투표소가 마련됐다.

 선거에는 정의개발당과 공화인민당, 민족주의행동당(MHP), 평화민주당(BDP) 등 원내 정당을 비롯해 모두 26개 정당이 시장과 구청장, 시의원 등의 후보를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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