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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병 비밀 밝혀진다
흑사병 비밀 밝혀진다
  • 연합뉴스
  • 승인 2014.03.30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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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지하서 발굴된 유골 검사
▲ 런던박물관골해부학자 돈 워커가 런던 차터하우스 광장의 지하에서 발견된 유골을 검사하고 있다.
 영국 런던의 지하철도 공사장에서 발굴된 유골들의 어금니 치아를 통해 14세기 중세 유럽을 초토화한 흑사병과 희생자에 관한 비밀들이 드러나고 있다.

 런던박물관 골해부학자 돈 워커는 런던 차터하우스 광장의 지하에서 발견된 한 유골을 검사한 결과 주인공이 유아시절 젖을 먹고 자랐고 타 지역에서 런던으로 왔으며 유년기 충치가 심했고 노동자로 일하다 성인이 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흑사병으로 죽었다고 추정했다.

 워커는 “600년 전에 숨진 한 개인에 관해 구체적으로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런던 도심을 관통하는 철도 지하터널에서 지난해 25구의 유골이 발견되자 고고학자들은 즉각 이 유골이 흑사병 희생자들을 매장한 묘지에서 나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차터하우스 광장은 과거 수도원이 있었던 자리이며 런던에서 수세기동안 개발되지 않고 보존된 몇개 안되는 지역 가운데 하나이다.

 발굴된 유골이 흑사병 희생자들의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과학자들은 치아로 부터 DNA를 추출해 검사했다.

 과학자들은 30일(현지시간) 일부 치아에서 흑사병(Yersinia Pestis) 세균을 발견했으며 이로 미뤄 이들이 흑사병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고고학자와 역사학자, 미생물학자, 물리학자들이 협력해 분석작업을 벌인 결과 여러가지 사실들이 드러났다.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법으로 유골 발굴 현장의 도자기 파편에서 매장 시기를 조사했고 무덤의 추가 발견을 위해 범죄사건에 흔히 쓰이는 과학수사 기법이 동원됐다.

 또한 뼛속의 산소와 스트론튬 동위원소를 조사해 사망자가 생전에 섭취한 음식과 건강 상태를 밝혀냈다.

 종합적 조사 결과 유골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빈곤층이었고 흑사병이 창궐하기 30년 전 유럽을 강타한 ‘대기근’으로 인해 영양실조 상태였다.

 다수에게서 드러난 척추 부상은 힘든 노동 생활을 했음을 엿보게 했다.

 고고학자들은 유골들이 층을 이뤄 매장된 것으로 미뤄 이들이 1348~1350년 최초로 흑사병이 발병했을 때와 그후 1361년 재차 발병했을 때, 15세기 초의 3개 시기별로 숨진 사실을 알아냈다.

 고고학자인 레이 카버는 “유골이 층을 이뤄 매장된 것은 흑사병 희생자의 동일한 매장지가 여러 차례 사용된 것을 시사해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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