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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탐험가 도용복 ‘땅끝을 가다’ - 그리스
오지탐험가 도용복 ‘땅끝을 가다’ - 그리스
  • 도용복
  • 승인 2014.03.27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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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유적 즐비 ‘신들의 나라’
▲ 헤로데스 아티쿠스 야외음악당. 2세기 무렵에 지어진 극장으로 현재도 공연이 펼쳐진다.
발길 닿는 곳곳 관광지… 아름다운 자연경관 ‘매력’

 신화와 유적의 나라. 유럽 문명의 발상지면서 고대 민주주의가 시작된 곳, 고대 올림픽이 처음으로 시작된 나라, 그리스는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로 꼽힌다.

 에게 해의 푸른 바다와 강렬한 햇빛,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그리스는 정말 많은 수식어가 붙는 나라면서 세계 여행자들의 마지막 여행지로 꼽는 곳 중의 하나다. 2천500여 년 전에 벌써 도시국가를 형성한 그리스는 보통 아테네에만 유적이 많을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여러 도시와 섬에도 고대 유적들이 남아 있다.

 현대 아테네는 아크로폴리스를 중심으로 북부와 동부까지 넓은 시가지를 형성하고 있다. 아크로폴리스 주변을 제외하고는 현대화된 유럽식의 도시다. 그리스 인구의 약 40%가 밀집해 있어서 일반적으로 대도시가 가지는 교통이나 주택 문제 같은 여러 가지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고대 아테네를 상상해 본다면 눈앞에 펼쳐진 에게 해와 서양과 중동의 문화가 뒤섞여 있는 아테네 만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아테네 시내에는 두세 개의 언덕이 있는데, 그중에서 시내 중심에 고대 아테네인의 유적지가 밀집해 있는 곳이 아크로폴리스다. 이 언덕에 올라서면 아테네 시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크로폴리스는 고대 그리스 전역에 세워졌는데 고대 그리스 도시의 방어용 요새 같은 역할을 했다.

 아크로폴리스에서 조금 더 올라가다 보면 거대한 대리석 기둥들을 지나 세계문화유산 제1호인 파르테논 신전이 있다. 수천 년간 웅장한 자태를 보여주며 아테네 시가지를 내려다보고 있는 파르테논 신전은 전쟁과 지혜의 신이자 아테네의 수호신인 아테네 여신을 모시던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균형 잡힌 건축물로 불리는데, 규모 면에서 아크로폴리스에서 최고로 크다. 역사의 흐름과 함께 이곳은 신전에서 교회로, 그 이후에는 사원으로 사용되다 급기야는 터키인들의 화약고로 이용되기도 했다. 그리고 1687년 베네치아인들이 쏘아 올린 대포로 인해 파괴돼 천정이 날아가 버렸다. 수천 년을 이어져 내려온 인류의 유적이 한순간에 파괴되는 것을 보면 정말 안타까운 정도가 아니라 화가 나기까지 한다.

▲ 코린트 유적지. 거의 폐허가 된 들판에 아폴론 신전과 박물관, 고대 극장터가 남아있다.
 파르테논 신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에렉티온 신전이 있다. 아크로폴리스에서 가장 신성한 장소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가 신에게 제사를 드리는 진짜 신전의 역할을 한 곳이기 때문이다. 기원전 400년 경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에렉티온 신전이 유명한 또 하나의 이유는 2m 남짓한 높이로 조각된 6명의 소녀상을 기둥으로 한 점이다. 하지만 지금의 것들은 모조품이고 진품은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그런데, 건물을 떠받들고 있는 소녀 모습이 힘들어 이를 악물고 있는 것처럼도 보인다.

 아크로폴리스 언덕에는 2세기 무렵에 지어진 고대 극장이 있다. 당시 그리스의 정치가였던 ‘헤로데스 아티쿠스’가 지은 음악당인데 현재도 공연이 펼쳐진다. 아쉽게도 공연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나마 공연 리허설 장면을 볼 수 있어서 얼마나 감동이었는지 모른다.

 아테네에서 서쪽으로 80㎞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도시 코린트라는 곳은 성경에서 ‘고린도’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지역이다. 이곳엔 세계 3대 운하 중 하나인 코린트 운하가 장관이다. 폭이 25m, 총 길이 6㎞로 아테네에서 이탈리아까지 320㎞나 되는 항로가 단축됐다. 고대 로마인들은 이곳을 통행할 때 처음에는 배를 육지로 끌어올려 바퀴 달린 수레를 이용해서 건너편 바다까지 옮겼다고 한다. 줄리어스 시저가 이 운하의 계획을 최초로 세웠지만 암살당하면서 실현이 안됐고, 그 후 폭군 네로가 공사를 시작했지만 그것도 중간에 중단을 했다. 그리고는 세월이 흘러 수에즈 운하 개통 24년 뒤인 1893년에 와서야 완공이 됐다.

▲ 수에즈 운하, 파나마 운하와 더불어 세계 3대 운하 중의 하나인 코린트 운하. 성경에 나오는 고린도 지역이 바로 이곳이다.
 고대도시 코린트에는 오랜 세월의 무게를 묵묵히 견뎌온 그 유명한 아폴론 신전이 있다. 기원전 6세기에 세워져 몇 차례 지진이 발생해서 유적의 상당수는 폐허가 됐지만 과거 로마의 흔적은 제대로 남아있다. 이 코린트에는 운하뿐 아니라 고대 문명을 보기 위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동서남북을 잇는 지리적 요충지였기 때문에 도시가 고대부터 아주 번성했다.

 그리스는 정말 신들의 도시다. 곳곳에 신들의 유적이 남아있다. 고대의 유적이 현대 사람들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아테네에 가면 모든 곳이 관광지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닌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도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자연과 잘 접목하면 가장 한국적인 모습으로 가장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나름 해본다.

 우리도 그런 유적과 유물들이 많이 있지만 그 가치나 보존에 대해서는 무감각한 것 같아서 늘 안타까운 마음이다.

 1995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의 우수성을 알리고 대장경에 담긴 지혜를 재조명하는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의 홍보대사를 맡게 된 이후 국내의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다녔던 나라의 유물과 유적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다. 다시 예전 여행의 자료를 정리하면서 여행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과거의 메시지가 들려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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