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00:02 (목)
당당하게 단체장 되라
당당하게 단체장 되라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4.03.09 2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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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바둑판에서 꼼수를 자주 쓰는 사람은 오래가지 못한다. 바둑은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서야 하고, 변화무쌍한 앞길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정석을 둬야 한다.

 6ㆍ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박심(朴心) 논란 등 지방선거 공정성 논란이 확산되는 것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표심보다는 박심을 팔거나 매달리려 한다는 얘기다.

 안전행정부 장관의 부적절한 언행과 청와대 비서관의 지방선거 개입의혹 등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란에 불을 지르고 있다. 유 전 장관은 박 대통령에게 인정받은 후보라는 점을 내세워 `후광(後光) 효과`를 얻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만에 하나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는 인상을 줘 당내 경쟁 주자들을 주저앉히려는 의도였다면 옳지 않다. 또 청와대 비서관이 지방선거 출마 신청자 15명과 산행을 하는 등 지방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면 목적을 위해 꼼수이 작용한 탓으로 여겨진다. 이 같은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경남지사 새누리당 경선을 앞두고 박완수 예비후보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박심을 공개적으로 거론, 또 다른 공정선거 논란을 몰고 왔다.

 따라서 윗선의 메시지를 받고 출마했다는 공개발언에 앞서 그 진위여부를 본인이 직접 밝혀야 하는 것이 도민에 대한 도리다. 윗선이 "청와대인가, 당내인가"란 기자들의 질문에 "알아서 생각해 달라"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설혹 노이즈마케팅이라도 크게 잘못된 일이고 부메랑이 될 것이다. 이를 두고 바닥세인 지지율 회복을 위한 고육지책이다. 부자 몸조심하듯, 대응 않는 홍 지사 측에 대한 공세적 측면이다. 또 왕조(王朝)시대, 군부쿠데타 시절로 착각하는 모양이다. 오죽 답답했으면 윗선 발안을, 또는 당원 표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전략 등 각양각색의 말이 쏟아진다. 하지만 그가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박심의 인정을 받은 후보라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에서 윗선을 강조했다면 큰 잘못일 수 있다.

 바둑은 흑백의 정수를 찾아가는 순간 순간마다 변화무쌍한 앞길을 알 수 없는 선택의 기로라면 "버림"으로서 취함을 강조하고 있다. 바둑 십계명인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하란 사소취대(捨小取大), 위기가 닥치면 과감히 돌을 버리란 봉위수기(逢危須棄)는 우리들 삶의 경구(警句)다. 하지만 불리해지면 무리수를 두는 게 다반사다. 상대를 속이기 위한 작전이나 꼼수 등 정석에는 없는 변칙수와 함정수를 자주 쓰면 오래가지 못하고 뒤집힌다는 사실에도 그러하다. 현재 6ㆍ4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러한 예가 잦은 것 같다.

 경남도내 지방선거에서도 박심이, 친박이 거론되는 게 심상찮을 정도다. 경남도민들의 또 다른 상처를 건드리는 무리수와 다를 바 없다. 우리 정치 근현대사를 보면 3ㆍ15와 부마민주항쟁 등 경남도민에 의해 길을 달리한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난 10년의 경남도정, 그 헛세월"동안, 부산에, 대구경북에 밀리고 채인 경남은 로스쿨 없는 도(道)로 뒤처지는 등 이런 저런 국책사업 등에서 소외되기 일쑤였다. 그 결과가 근래 여당강세지역으로 분류됐다지만 지난 선거 때 첫 야당 도지사를 탄생시킨 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경남의 목소리가 절박했다는 증좌다. 물론 지역이기를 부추키는 게 아니다. 경남도민의 정서를, 정체성을 대변한다는 것은 현 정부와의 철학을 공유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에서 그러하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에 매달리려는 듯, 또 다시 중앙정치권에 빌붙으려 한다면 볼썽사나울 뿐이다. 경남이 여당의 전통적 텃밭인 탓에 박심을 거론했다면 난센스다. 또 "경남의 친박 국회의원들이 저를 지지하고 있다는 얘기를 많아 듣는다고 언급하는 등으로 얼버무려 버릴 일은 더욱 아니다. 정치란 게 바둑과 같아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면서 흑백이 정수를 찾아가는 그 과정에 의외의 수도 허다하게 나오지만 묘수도 무궁무진하다. 또 장고 끝에 악수도 나오고 자충수도 둔다. 결론은 승리를 탐하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부득탐승(不得貪勝)`이다.

 욕심과 집착은 사람의 눈을 흐리게 하고 마음을 얻지 못한다.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바둑 십계명인 `위기십결(圍棋十訣)`의 첫 번째 항목이다. 경남도지사란 자리는 누가 탐한다고 얻어지는 게 아니다. 경남도민의 눈높이에서 경남지사가 탄생될 뿐이다. 즉 유권자 몫이란 것이다.

 경남지사가 되려한다면 경남도민에 의한 경남도민을 위한 것에서 경남도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진리다. 꼼수는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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