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赤十字 (적십자)
赤十字 (적십자)
  • 송종복
  • 승인 2014.03.0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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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赤:적 - 붉다, 十:십 - 열, 字:자 - 글자

 전쟁 중에 인도적 차원에서 적군, 아군의 구별 없이 다치거나 병든 사람들을 구호할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적인 민간 조직을 칭한다.

 적십자의 용어는 국가마다 호칭이 다르다. 한국, 북한, 일본 등은 적십자(赤十字)로, 중국, 대만, 홍콩에서는 홍십자(紅十字)로, 영어권에서는 RㆍC(Red Cross)라고 부른다. 적십자의 상징은 ‘흰 바탕에 붉은 열십자(十) 표시이다. 이는 앙리 뒤낭을 비롯한 발기인들이 모국인 스위스의 국기(붉은 바탕에 흰 십자(十))의 역색(易色)으로 1863년에 처음 그렸다. 이는 기독교의 상징(十)과 똑 같다는 이유로 현재 33개 이슬람 국가들이 반발해, 그들 국가의 상징인 초승달(新月: 신월)을 모방해 사용하고 있다. 그 외에도 이란은 ‘붉은 사자와 태양’, 이스라엘은 ‘붉은 다윗의 별’ 등으로 상징을 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상징이 기독교와 이슬람교와 관련돼 있다는 지적에 따라, 2005년에 제 3의 상징인 마름모꼴의 ‘적수정’이 공식 인정됐다.

 이 적십자의 설립 동기는 1859년 6월 24일에 이탈리아 북부의 솔페리노에서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전투로 4만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는 전쟁에 의료부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때에 장 앙리 뒤낭은 ‘솔페리노 전투’의 참상을 목격하고, 국제적 인도단체의 설립을 꿈꾸게 되었다. 1864년에 제1차 제네바에서 ‘부상병 구호를 위한 국제단체 설립’, 1907년 제2차 ‘해양에서 부상자 및 난파자의 상태 개선에 관한 협약’, 1929년 제3차 ‘전쟁 포로의 대우에 관한협약’, 1949년 제4차 ‘전시의 민간인 보호에 관한 협약’ 등으로 발전됐다.

 우선 뒤낭의 발기로 1863년에 설립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있고, 1919년에 설립된 ‘국제적십자(적신월)연맹’(IFRC)이 있으며, 전 세계 186개국 적십자사 및 적신월사가 있다. 우리나라는 1903년 1월 8일에 제네바 협약에 가입했고, 1905년 10월 27일에 대한적십자사가 창설됐다. 1949년에는 대한적십자사 조직법이 제정됐으며 현재 일반적인 구호, 사회봉사, 지역보건, 헌혈 등의 사업뿐만 아니라 이산가족 상봉과 북한동포 돕기 같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3일 중국 길림성 선양[審陽]에서 북한과 일본의 적십자사가 성마오호텔에서 실무협상을 했다. 내용은 북한 내 일본인 유골 반환과 유족의 북한 내 묘소 참배 허용 문제다. 이같이 정부 상호 간이 직접 교섭할 수 없는 경우에도 적십자는 자유롭게 왕래할 수가 있고, 그 목적을 달성할 수가 있다는 정신에 입각해서다. 우리도 지난달 20일부터 25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이산가족의 눈물겨운 상봉에는 대한적십자사의 피나는 노력으로 3년 4개월 만에 재개된 것이다. 현재 남한의 생존자는 7만 1천 480명인데, 그중 70대 이상 고령자가 81.5%이며, 해마다 3천~4천여 명이 유명을 달리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북한은 6일 우리 측에 보내온 통지문에서 “지금은 이산가족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을 가질 환경과 분위기가 조성돼 있지 못하다”며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 개최 제의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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