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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탐험가 도용복 ‘땅끝을 가다’ - 몰타
오지탐험가 도용복 ‘땅끝을 가다’ - 몰타
  • 경남매일
  • 승인 2014.02.13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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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숨겨진 보석
▲ 이곳에 사는 몰타 사람들은 페리를 타고 북쪽에 있는 고조섬으로 휴양을 간다. 작은 성당과 성채, 작은 집들이 모여 있어 몰타에 비해 여유로운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유럽ㆍ아프리카 ㆍ아랍 문화 고스란히 간직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는 어디나 아름답지만 지중해의 바다는 더욱 그렇다.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코발트 빛 바다와 파란 대문이 있는 하얀 집은 지중해를 대표하는 풍광이다. 하지만 지중해가 진짜 아름다운 것은 서양 문명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의 발달된 문물을 받아들여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곳이라는 의미로 지중해를 문명의 호수라고 부른다.

 이탈리아 반도 끝자락 시칠리아 섬에서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지중해의 숨겨진 보석 몰타가 있다.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하지만 전 세계에 이름난 신혼여행지다. 유럽과 아프리카 사이, 지중해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몰타는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고 아랍의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지중해 풍광을 만끽하는 것은 물론, 중세 건축물과 선사시대 유적을 탐방할 수 있다. 아직 한국과 몰타를 연결하는 직항편은 없지만 유럽이나 두바이 등을 경유해 몰타로 갈 수 있다.

 하늘에서 바라본 몰타의 전경은 다소 삭막하게 보이기도 한다. 공항도 마치 고속버스 터미널처럼 왜소하다. 하지만 공항을 빠져나오면서부터 그 진면목이 펼쳐진다. 몰타는 총면적이 제주도의 6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가장 큰 섬인 수도 발레타가 있는 몰타와 고조(Gozo)섬, 코미노(Comino)섬과 3개의 작은 무인도까지 합쳐 총 6개의 섬으로 이뤄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경선도 없고 해안선의 길이가 140㎞에 이른다.

 몰타는 페니키아어로 ‘피한지’ 또는 ‘항구’라는 의미로 고대 지중해의 교통요지였다. 과거에는 영국함대가 주둔했을 정도로 지중해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

▲ 발레타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이 바로 성 요한대성당이다. 16세기에 세워진 바로크 양식의 성당으로 아치형 천장에는 성 요한의 일생이 그려져 있고, 바닥에는 옛 기사들을 기리기 위한 대리석 묘비들이 깔려 있다.
 인구의 98%가 가톨릭을 믿으며 종교와 관련된 축제가 1년 내내 이어진다. 몰타는 ‘기사단의 나라’라고도 불린다. 이것은 200년 이상 성 요한 기사단이 몰타를 지배했기 때문이다. 성 요한기사단의 제복을 장식해 이들의 상징이 된 몰타 십자가는 몰타를 여행하면서 자주 접하게 된다. 종교적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몰타인들은 보수적이고 검소하며 소박하다. 정이 많고 친절하다.

 발레타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이 바로 성 요한대성당이다. 16세기에 세워진 바로크 양식의 성당으로 아치형 천장에는 성 요한의 일생이 그려져 있고, 바닥에는 옛 기사들을 기리기 위한 대리석 묘비들이 깔려 있다. 기둥과 바닥, 천장의 세밀한 조각과 화려함은 바티칸 박물관 못지않고, 기도실에 걸려있는 이탈리아의 대화가 카라바조의 걸작품은 한참을 넋을 잃고 바라보게 한다.

 수도 성벽 내의 남단에 위치한 옥상정원은 그랜드하버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다. 이전에는 방호냐 요새의 구실을 담당한 곳으로 대포들이 여러 갈래로 포진해 있다. 아마도 중세시대에 지중해 및 유럽에서 쳐들어오는 적들을 막아내는 요새 구실을 톡톡히 해냈으리라.

 3천년의 역사를 지닌 고도 엠디나는 성 요한기사단이 몰타로 오기 전까지 몰타의 수도였다. 전형적인 중세도시인 엠디나는 적의 침입이 힘든 고도에 위치해 옛날에는 귀족들만 살았다고 전해지며 지금도 상류층이 거주하고 있다. 성을 둘러싼 연못을 가로지르는 돌다리를 건너 마을로 들어서면 바로크 양식의 건물들과 적들의 화살을 피하기 위해 만든 좁고 휘어진 골목길이 영화의 한 장면 속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마을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몰타 사람들이 관광객들에게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곳이라고 한다.

 몰타는 섬 전체가 훌륭한 관광지요 천혜의 휴양지로 보이지만 정작 이곳에 사는 몰타 사람들은 페리를 타고 최북단에 있는 고조 섬으로 휴양을 간다. 몰타 본섬에서 고조 섬까지는 배를 타고 30분 정도 걸리며, 차가 있는 사람들은 차에 탄 채, 없는 사람들은 걸어서 배에 오른다. 배에서 바라보는 지중해 풍광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풍광 역시 파란 지중해 바다와 어우러져서 우람한 기운을 뽐내고 있다.

▲ 고조섬에 있는 세계문화유산인 쥬간티아 신전은 몰타에서 가장 큰 신전이며 이집트의 최초의 피라미드보다 일찍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고조섬도 몰타 본섬과 마찬가지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한 고대 로마 제국도 한때 이 섬을 다스렸다. 그래서 섬 안에는 물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만든 다리로 로마의 대표적인 유적인 수도교도 남아있다. 고조 섬은 어느 곳을 가든지 그림 같은 전경이 펼쳐지는데 빅토리아 요새는 지구의 가장 높은 곳에 지어진 성곽으로 고조섬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성곽 내부에는 성당, 시장, 주택이 옹기종기 들어서 있다. 빅토리아 요새 주변은 고요한 시골 풍경과 좁은 골목길이 잘 어우러진다.

 고조섬에 있는 세계문화유산인 쥬간티아 신전은 몰타에서 가장 큰 신전이며 이집트 최초의 피라미드보다 일찍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BC 3천600~3천여 년 전에 만들어진 선사시대 거석 신전으로 거대한 바위는 무게가 수t에 이르고 바깥벽에 세워진 바위는 6m나 된다. 돌기둥을 수직으로도 세우고 수평으로도 쌓아서 여러 개의 방과 통로를 만들었는데, 그 먼 옛날에 어떻게 수십t이나 하는 바위를 쌓아서 거대한 신전을 만들었을까 하는 궁금증은 지금도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다.

 수도인 발레타 시가 있는 몰타 본섬이 도회적이라면, 고조섬은 훨씬 더 야성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하얗게 파도가 부서지는 고조섬의 해안 풍광은 역동적이면서도, 세월을 뛰어넘는 초연한 매력을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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