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만화경(人生漫畵鏡)
인생만화경(人生漫畵鏡)
  • 최경탄
  • 승인 2014.01.22 20: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억의 삼천포 시절(56)
 하루는 내가 슬며시 병원 안을 들여다봤더니 의사 선생님은 어디서 구했는지 뱀을 핀셋으로 집고 껍질을 벗기고 있었다. 뱀의 껍질을 다 벗긴 원장님은 껍질과 살 사이에 납작하고 투명한 콩알만한 벌레들을 떼고 있었다. 그것은 뱀의 기생충 같았다.

 그다음에는 끝까지 보지 않았지만 껍질을 벗긴 뱀을 칼로 회를 떠서 날것으로 잡수실 것 같았다. 나는 이 원장 선생님은 의사로서는 너무나 품위 없는 행동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선생님은 매우 아픈 환자에게는 아편주사를 놓아 준다는 소문도 있었다. 소문으로는 아편은 약 중에 최고의 약이라 했다. 의사들은 환자들이 도저히 다른 약으로 고칠 수 없을 때 마지막으로 쓰는 약이라 했다.

 그런데 아편으로 병을 고친 환자는 다시 병이 들면 아편주사가 아니면 치료할 수가 없어 다시 아편주사를 맞게 되고 그러다 보면 중독자가 되어버린다고 했다.

 그 보건병원에 하루는 희한한 구경거리가 생겼다. 나는 어디를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데, 이 보건병원에 앞에 사람들이 10명 남짓 모여 있었다. 호기심에 나도 그쪽으로 가보았다.

 구경꾼들은 “누군가가 리어카에 어떤 여인을 태우고 와서는 여인을 이곳에 버리고 도망갔다”라고 말했다. 보건병원은 전에는 삼천포시에서 지원받는 무료 치료소라서 돈이 없는 환자들이 아직도 무료 치료소인 줄 알고 공짜로 치료를 받으러 왔는데 이 여인을 데려다 버린 사람도 그렇게 공짜로 치료해 줄줄 알고 병원 앞에 여인을 내다 버린 것이다.

 버려진 여인은 20대의 젊은 여인이고 머리는 삭발을 하고 옷은 회색으로 절간의 중들이 입는 옷이었다. 모습을 보니 여인은 비구니 같았다. 이곳까지 올 적에는 리어카를 타고 왔는지 옆에 있는 리어카에는 낡은 이불이 깔려 있었다. 여자는 곧 아이를 낳을 것 같이 배가 남산만큼 불룩했다. 그리고 서서 눈을 지그시 감고 두 손을 앞으로 뻗쳐 열 손가락을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여자가 미쳐서 헛짓을 하고 있다고 보는데 나는 교회에서 풍금을 타는 것을 봐왔기 때문에 그 모습이 풍금이나 피아노를 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러다 눈을 뜨고 허공을 바라보며 두 손을 들고 마구 흔들면서 크게 웃어댔다.

 여승이 임신까지 하고… 왜 그럴까? 주위의 한 아주머니가 이 여승을 내다 버린 사람이 자기에게 이 여인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다면서 옆 사람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나도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여승에 대한 과거, 살아온 삶을 대강 알 수 있었다

 36. 생애 최고의 날

 이 여승은 삼천포의 위 동네 사천군 어느 군 내에 수백석하는 큰 부자 집안집 외동 딸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는 딸을 사랑하고 호강을 시켰다 한다. 딸 아이는 얼굴도 예쁘고 영특해 부모에게만 귀여움을 받는게 아니라 온 동네의 귀염둥이었다.

 자라면서 부모는 딸 아이에게 피아노를 가르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