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와 인력 등 인프라 풍부 ‘경남 메카’
재주와 인력 등 인프라 풍부 ‘경남 메카’
  • 박세진 기자
  • 승인 2014.01.19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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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문화 재발견 ① 공예
▲ 지난해 대한민국공예품대전에서 중소기업청장상을 수상한 장용호 씨의 ‘향원익청’.
도공예품대전 14회 연속 최우수상
지자체 차원 지원도 자리매김 한 몫
활성화 우선 과제는 판매공간 확대

 문화(文化). 사전적 의미로는 인간에게만 있는 생각과 행동 방식 중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배우고 전달받은 모든 것을 뜻한다. 의식주,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등 모든 것을 아우르는 매우 포괄적인 개념이다. 본지는 이러한 광범위한 의미의 문화 가운데 예술문화에 국한해 김해의 현주소를 알아보려 한다. 이를 위해 ‘김해문화 재발견’을 주제로 해 공예를 시작으로 미술(회화), 공연, 서예, 도예 5개 분야별로 다뤄 나갈 계획이다. <편집자 주>

 공예는 미술 여러 분야 중에서도 가장 광범위한 분야라 할 수 있다.

 목공예, 섬유공예, 석공예, 가죽공예, 유리공예 등 다양한 소재만큼이나 장르도 다양하며 최근 들어서는 비누나 짚 등 주변에 흔한 소재들도 각광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공예의 정의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실용성이다. 물론 미(美)적 개념이 더해져야 한다.

 쓰임새가 용이한 예술작품을 통틀어 공예품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경제성과도 직결돼 공예산업으로도 불린다. 대다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문화부서가 아닌 경제부서에서 이 분야 행정 업무를 맡도록 하고 있다.

 김해는 경남 18개 시ㆍ군 중 공예 강 지자체다. 지난해까지 경남도공예품대전에서 14회 연속으로 최우수기관상을 수상했다.

 도내 최고 공예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해시는 지난해 6월 열린 제43회 경남도공예품대전에서 대상 등 총 26개 작품이 입상, 2000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최우수기관상을 수상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68개 작품을 내보내 허건태 씨의 ‘장군차를 담은 매화’가 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은상 3개, 동상 3개, 장려 2개, 특별상 2개, 입선 12개 등 26개 작품이 입상했다.

▲ 지난해 제43회 경남도공예품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허건태 씨의 ‘장군차를 품은 매화’. 이어 열린 대한민국공예품대전에서는 장려상을 수상했다.
 경남도공예품대전은 전통공예 기능을 계승 발전시키고 우수 공예품의 상품화와 판로 개척을 위해 목ㆍ칠공예, 도자공예, 금속공예, 섬유공예, 종이공예, 기타공예 등 총 6개 부문으로 매년 열린다.

 이처럼 김해가 독보적인 공예도시가 된 이유는 무엇보다 타 도시에 비해 공예 분야 종사가가 많은 데 있다.

 공예의 한 범주에 들어가는 도자산업이 분청사기를 필두로 워낙 강세여서 공예산업 전반이 후광효과를 보는 셈이다. 도자협회에 가입된 회원 업체가 100여 개인 반면 공예협회 회원 업체는 40여 개로 상대적으로 적다. 공예협회 회원 수만 따지면 인근 창원시보다도 적다.

 이와 함께 지자체 차원의 지원도 최고 공예도시로의 자리매김에 많은 도움이 하고 있다.

 김해시는 대표 축제인 가야문화축전 때 경남도공예품대전의 지역 예선인 김해시공예품대전을 열어 공예인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또 입상자에 한해 개인당 200만 원 가량의 공예품 개발 장려비를 지원하고 시 지정 업체 자격을 부여한다.

 이렇게 지역 예선을 개최하는 도내 지자체는 김해와 진주가 유일하다.

▲ 지난해 대한민국공예품대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박용수 씨의 도예작 ‘매화꽃이 피었습니다’.
 김해시공예품대전은 지난해까지 9회 대회가 열렸다. 학고방 대표이자 김해공예협회장인 장용호 씨의 ‘향원익청’이 대상을, 도연도예 손현진 씨의 ‘혼례’, 산정갤러리 박부영 씨의 ‘빛을 담아’가 금상을 차지했다.

 또 24명의 입상작은 며칠간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에 전시됐다.

 대상인 옻칠 향꽂이 ‘향원익청’은 지난해 6월 경남도공예품대전에서 전국대회 출전자격을 획득, 같은 해 8월 대한민국공예품대전에서 중소기업청장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도자분야에서 박용수(미다운도예 대표ㆍ김해도예협회 이사장) 씨의 ‘매화꽃이 피었습니다’, 이한길(길천도예원 대표) 씨의 ‘연세상’과 금속분야 허건태(다이아나 부부 보석감정원 대표) 씨의 ‘장군차를 품은 매화’가 각각 장려상을 수상했다.

 ‘향원익청’은 다양한 모양의 향꽂이 작품이다. 국산 원목을 잘 말린 후 전통 서각기법인 양각으로 문양을 그려내고 옻칠로 마감했다.

 중기청장상 수상 특전으로 장씨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민국 우수공예품’이라는 인증마크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공예 활성화를 위해 김해에서는 매년 봄철이면 6월과 8월에 각각 열릴 도단위 대회와 전국단위 대회에 대비한 예선전이 열린다. 예선전 입상작가들에게는 지원금을 줘 창작의욕을 높인다.

 여기에 도예협회 차원의 회원전이 1년에 1차례 마련된다.

▲ 지난해 대한민국공예품대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이한길 씨의 도예작 ‘연세상’.
 그러나 무엇보다 도예가 활성화되려면 판로 확보가 우선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김해에는 전용 판매공간이 확보돼 있지 않다. 진주와 밀양에 있는 공예품 전시관이 김해에는 없다. 다만, 협회 차원에서 롯데아울렛, 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에 판매처를 두고 있는 정도다.

 공예인들은 공예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전용 판매공간 설치를 꼽는다.

 하지만 공예인들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어서 행정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신세계가 김해여객터미널을 건립하면서 시에 기부체납키로 한 터미널 내 공간도 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 공예인은 “공예 활성화를 위해 공예품 개발 지원금보다는 판매전시장이 더 시급하다”며 “판매공간이 많이 마련돼야 공예인들이 살고 공예가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장용호 공예협회장의 목공예 작품들.


[인터뷰]“도예ㆍ공예협회 통합 돌파구 열어야”

장용호 김해공예협회장

 현재 김해공예협회장은 장용호(사진ㆍ51) 학고방 대표가 맡고 있다. 장 협회장은 한국미술협회 산하 전통공예분과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장 협회장은 공예의 전망이 어두워 걱정이라고 했다. “각 대학의 공예과가 폐강 위기입니다. 다른 예술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전업으로 하면 먹고 살기 힘든 게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 추세대로 간다면 전통 공예는 물론 공예산업 전반이 많이 위축될 것이라 내다봤다.

 그렇지만 공예 분야에 더 많은 지원을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일도 쉽지 않다고 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쏟아 부어도 표가 많이 나지 않는 분야여서 목청을 높이기에 민망한 점도 있고 그만큼 정치ㆍ행정가들의 관심이 덜 한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그는 양분된 도예협회와 공예협회가 하나로 뭉쳐야 할 때라는 생각이다. “도예협회가 먼저 만들어졌고 협회도 더 크지만 도예가 공예의 한 범주에 속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예협회로 통합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시급한 것은 전시와 판매가 가능한 전용공간 마련이라고 했다.

 그는 “공예 분야가 활성화되려면 판매 공간이 많이 마련돼야 한다”며 “분청 도자기축제가 도자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공예에도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진주가 고향인 장 협회장은 원래 목재에 글자를 새기는 서각이 전공이다. 공예는 27년 전인 1986년 취미로 시작해 업으로 삼은 것은 18년 정도 됐다.

 찾는 이가 너무 없어 서각을 그만두고 공예로 전향했다는 그이지만 과거 익힌 서각 덕을 적잖게 보고 있다.

 공예에 전통 서각기법을 접목해 만든 향꽂이 ‘향원익청’은 지난해 대한민국공예대전에서 6위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청장상을 그에 안겼다.

 또 지난해 말 제17회 대한민국통일미술대전에서는 커피분쇄기로 2위인 국회의장상을 수상했다.

 이러한 작품을 하나 완성하기 위해서는 꽤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때문에 그는 공예를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런 가치를 잘 몰라 그를 안타깝게 한다.

 공예협회는 연간 4개 정도의 큰 행사 외에도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교류하고 봉사활동을 한다. 예인들인 만큼 주로 재능기부형 봉사다. 이런 활동 덕에 지난 연말 김해시는 공예협회에 자원봉사상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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