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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탐험가 도용복 ‘땅끝을 가다’ - 인도 뭄바이
오지탐험가 도용복 ‘땅끝을 가다’ - 인도 뭄바이
  • 도용복
  • 승인 2014.01.02 2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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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 격차 큰 최고 경제도시
▲ 아라비아 해로 통하는 인도 최대의 국제 무역항답게 아폴로 부두에 자리한 인도문이 바로 뭄바이의 상징으로 꼽힌다. 인도문 주변에는 항상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아라비아 해로 통하는 국제 무역항 … 시민ㆍ관광객 몰려

 ‘미국에 할리우드가 있다면 인도에는 볼리우드가 있다’는 말이 있다. 볼리우드는 인도의 뭄바이를 말하는 것이다. 옛날에는 뭄바이를 봄베이라고 불렀다. 그래서 할리우드와 비교해서 볼리우드라고 부른다. 인도가 영국의 지배를 받을 당시에는 영어식으로 봄베이라고 불렸다가 1955년에 뭄바이라는 인도식 본래 이름을 되찾았다.

 수도인 델리가 문화, 정치의 중심이라면 뭄바이는 인도 최대의 경제도시이다. 할리우드 못지않게 영화 산업이 발달한 것도 이렇게 경제적인 자본이 풍부해서 가능했다. 하지만 인구가 많은 만큼 빈부 격차도 심하다.

 인도 반도 서해안에 자리한 뭄바이는 아라비아 해로 통하는 인도 최대의 국제 무역항이다. 뭄바이를 상징하는 인도문은 1911년에 영국왕이 인도를 방문한 기념으로 세웠다.

 당시 유럽 사람들에게 인도는 신비한 향료와 막대한 자원, 수많은 노동력을 가진 거대한 시장이었다. 그런 인도로 통하는 관문이 바로 뭄바이였다.

▲ 인도문 옆에 위치한 뭄바이의 자랑 ‘타지마할 호텔’ 전경.
 ◇미국에 할리우드, 인도엔 볼리우드

 현재 인도문 주변은 공원으로 조성돼서 뭄바이 시민들이 자주 찾는다. 관광객도 한 번은 꼭 들렀다 가는 장소다.

 인도문 옆에는 뭄바이가 자랑하는 최고급 호텔이 있다. 본 건물이 완공된 건 지난 1903년인데 ‘타타’라는 이 지방 자본가가 당시에 유럽 여행을 갔다가 인도인이라는 이유로 호텔 출입을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었다고 한다. 그래서 고국에 돌아와 오기로 지은 것이 바로 이 ‘타지마할 호텔’이다.

 뭄바이 택시는 까만 몸체에 노란 지붕을 하고 있다. 교통신호를 지키는 차량은 보기 쉽지 않다. 승객을 많이 태울 수 있는 이층버스는 가만히 보면 버스 두 대를 나란히 이어 붙인 형상이다. 구형 버스라 좀 낡긴 했어도 뭄바이의 명물이다. 이층 버스에서 택시, 달구지까지 바퀴 달린 모든 것이 뭄바이 시내를 달린다.

 거리의 사람들 중에는 부랑인도 있지만, 더워서 집 밖으로 나온 경우도 많다. 우리 눈에는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지만, 뭄바이 사람들에겐 자연스럽다. 떠돌이 개들까지 태평하게 누워서 잠을 잔다. 말린 생선을 손질하는 모습도 보인다.

 일자리를 찾아서 몰려든 노동자가 많은 만큼 뭄바이의 빈부격차가 큰 것도 어쩌면 당연한지 모른다. 그래도 사람들의 표정은 밝다. 마을 한가운데는 힌두교 사원도 있다. 바닷가 마을답게 그물을 손질하는 어부도 빠질 수 없다. 이들의 생활은 분명 누추했으나 모두 진지한 자세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 인도의 가장 큰 빨래터 ‘도비 가트’.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상이지만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정신없이 복잡한 것 같은 인도가 어떻게 규칙적으로 돌아가는지 보여주는 예가 된다.
 ◇간디 비폭력 운동의 산실

 간디는 인도인들의 영원한 정신적 지주다. 뭄바이에 있는 간디 기념관은 마하트마 간디가 지난 1917년부터 1934년까지 운동본부로 사용하던 집이다.

 한쪽에는 간디의 생애를 인형으로 재현한 공간이 있다. 이곳에서 활동하면서 간디는 비폭력 운동의 기반을 확립했다.

 간디가 민중과 함께 하면서 실 짜는 법을 배운 곳도, 병들어 처음으로 양젖을 마신 곳도 바로 이곳이라고 한다. 간디는 카스트 제도의 비인간적인 측면도 반대했는데, 결국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그 이듬해 극우 세력에 의해 암살됐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법적으로 철폐됐지만, 사회에서는 지금도 존재한다. 뭄바이에는 ‘도비 가트’라고 하는 인도에서 가장 큰 빨래터가 있다. ‘도비’란 빨래하는 사람들을 말하는데 인도에서는 빨래를 하는 사람을 신분이 낮은 사람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인도식 계급에 의하면 최하층민 이른바 불가촉천민을 일컫는데, 남자들의 빨래터인 ‘도비 가트’의 진풍경을 보면, 인도라는 사회가 가진 문화적인 특징을 알 수 있다. 비누칠만 하는 사람, 헹구기만 하는 사람, 널기만 하는 사람 등 저마다 맡은 역할이 다르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상이지만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정신없이 복잡한 것 같은 인도가 어떻게 규칙적으로 돌아가는지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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