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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촉석루 국보 재지정 해야
진주촉석루 국보 재지정 해야
  • 박태홍
  • 승인 2013.12.09 2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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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태 홍 본사 회장
 경남 진주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참 많다. 박재호 씨가 작사ㆍ작곡하고 남일해 씨가 불러 전국을 강타한 "진주라 천리길을 내어이 왔던고"로 이어지는 대중가요를 비롯한 유무형의 지적재산들과 더불어 진주만이 가질 수 있는 풍광명미한 것들이다.

 시내를 가로질러 천년의 세월을 넘어 유유히 흘러가는 남강. 그 강물을 몸으로 막아 물줄기를 남으로 흐르게 한 기암괴석의 뒤벼리와 새벼리, 그리고 형평사 운동의 주역이었던 백정들과 농민 항쟁을 몸으로 이야기하며 실천적 행동에 옮겼던 민초들까지… 이뿐만이 아니다.

 왜장의 목을 껴안고 강물 속으로 뛰어들어 산화한 의기 논개. 그리고 홍수를 미연에 방지하고 식수원까지 공급해주는 남강댐과 진양호. 그 물이 좋아 염색가공이 뛰어나 한국 실크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진주실크. 몇백 년을 서민과 함께한 비빔밥과 냉면 진주유등과 소싸움은 진주만의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 외에도 의곡사ㆍ호국사ㆍ쌍충사적비ㆍ영남포정사 등 많은 유적들이 성내 외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조선 시대 임진왜란의 역사를 송두리째 담고 있는 진주성과 촉석루, 서장대 고색창연한 모습으로 우리들과 함께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랄 수 있는 것은 촉석루. 12세기 고려 공민왕 28년 진주목사 김지대가 세운 진주촉석루는 영남제일의 누각으로 손꼽히고 있다.

 창건 이후 모두 일곱 차례에 걸쳐 중건과 보수를 해오면서 6ㆍ25 사변 이전까지만 해도 국보 제 276호로 지정, 문화재로서 가치를 크게 인정받았었다. 그러나 6ㆍ25때 불타 없어진 것을 진주 시민들의 단체인 진주고적보존회가 성금을 모금하고 관의 지원을 받아 지금의 모습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그때가 1960년 11월. 그 당시만 해도 이승만 대통령이 방문할 정도로 진주촉석루의 복원사업을 나라에서도 큰 의미를 두기도 했다. 그러나 문화재 관리법이 뭔지 진주촉석루는 복원 시 원형이 훼손됐다는 이유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껏 문화재 등급 중 제일 낮은 지역문화재자료로 지정, 관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때부터 진주 시민들을 비롯한 각 사회단체에서는 진주촉석루의 국보 재지정은 정부 당국에 요구해왔지만 관철되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진주의 자랑거리 중 촉석루는 단연 으뜸이다. 그리고 진주의 상징이기도 하다. 진주민의 감정과 정서를 일찍부터 일깨워온 자긍심의 문화재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일까?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진주 을)이 촉석루의 국보지정 또는 문화재 등급을 상향 조정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지난달 25일 국회 교육 사회 문화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김 의원은 촉석루의 국보 재지정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김 의원은 "진주촉석루는 평양의 부벽루 밀양의 영남루와 함께 한국의 3개 누각으로 손 꼽히는 유적인데 복원당시의 원형 훼손으로 인해 국보재지정이나 승급이 되지 않고 있다"며 재조정을 요구했다. 그리고 문화재에 따른 국민들의 정서와 자긍심 역사성 상징성을 차례로 역설하며 "고속도로를 1km 건설하는데 380억 원이 투자되는데 비해 국보였던 진주촉석루를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데 드는 비용은 55억 원밖에 들지 않았다"며 진주촉석루의 원형 복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답변에 나선 조현재 문화부 차관은 "촉석루의 국보재지정에 대해 문화계와 학계에서도 많이 연구하고 건의가 있다"며 "경남도에서 국가지정 문화재 지정을 요청해오면 문화재 보호법과 절차에 따라 지정여부를 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을 받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촉석루의 원형복원에 따른 재건축은 문화재 보호법에 저촉돼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진주의 문화계 관계자들이나 시 당국에서는 "문화재를 법의 논리에 짜맞춰서는 안 된다"며 "촉석루가 지닌 상징성과 진주성 내의 대표유적을 국보로 재지정하거나 등급을 상향 조정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렇게 해야 할 이유는 촉석루와 함께 위치하고 있는 임진란의 유적지 진주성이 가볼 만한 한국관광지 1위로 선정되기도 했고 실제로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는 현실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

 지금부터는 진주 시민의 애정 어린 관심과 결집된 힘. 그리고 열렬한 성원만이 진주의 상징인 촉석루의 격을 상향시키는 좋은 결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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