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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이동근 힐링스토리 - 김석원 교육복지사
여행작가 이동근 힐링스토리 - 김석원 교육복지사
  • 이동근
  • 승인 2013.11.03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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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가난한 마음 안고 살지 않길 바라죠”
▲ 부산 주례초등학교 1학년 4반 교실. 담임 선생님과 반 학생들은 김석원 교육복지사의 자상함을 매우 좋아한다.
경쟁보다는 협력 존중하게 만들고
공부 아닌 마음상처 치유 우선해야
10년 종사… 학생인권 바른 정착 바라

 따뜻한 가을 햇살이 비추는 월요일 오전. 가벼운 발걸음으로 가파른 언덕을 올라 그를 만날 수 있는 그 장소에 닿았다.

 오랜만에 찾은 초등학교 안의 풍경은 정적인 세상 밖의 풍경과는 달리, 활기찬 아이들의 배움에 대한 맑은 눈망울로 생기가 넘쳤다.

 세상의 단편에 깃들어 살아가며, 자신의 몫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의 작은 재능이 모여 세상을 비추며, 꿈을 먹고 사는 아이들이 성장해 지금의 풍경 밖으로 걸어나가 그들이 꿈꾸는 세상을 현실로 만들어 낼 것이다.

 그 능동적이며 생기 넘치는 장소에서 나의 지난날도 돌아보게 됐다. 오늘 이곳에서 만난 분은 ‘교육복지사’라는 직업으로 아이들과 더불어 평생을 이 직업으로 살아가려 하는 한 가정의 평범한 가장이자 아이들을 사랑하는 평범한 한 남자를 만났다.

 그는 자신이 특별한 것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다고 했다. 그 특별함이란 특별한 재능을 뜻함은 아니다. 그가 가진 자부심, 아이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을 항상 고민하며 살아간다는 점 만 가지고서도 자신이 하는 일, 그리고 그 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으니 말이다.

 세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어떤 질문도 준비하지 않았다.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그를 더 알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지만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더 많이 들어주는 것이 옳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아이들의 마음을 열게 하는 것은 아이들의 입장에서 눈높이를 함께해야 한다고 한다.
 그는 내게 진심이 담긴 눈빛과 확고한 말투로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물질적인 가난보다 가난한 마음을 안고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숱한 방황을 하던 자신의 지난날 남들과는 달랐던 고립되고 가난했던 마음을 끊고자 지난 1998년 학생상담연구소에 문을 두드린 후, 그 인연으로 대구광역시 노인종합사회복지관에서 정규직인 사회복지사로 첫걸음을 시작했다. 하루에 2천여 명의 어르신들이 찾는 곳이며 힘든 하루하루였지만 자신을 향해 웃어주는 어르신들의 미소가 모든 것을 잊게 했다고 한다.

 3년의 시간이 흐르고 부산으로 흘러오게 된 그는 노인 일자리 박람회 총괄팀장, 구청에서 사례관리사, 지역자활센터를 거쳐 그리고 그는 다시 이전의 학교에서의 계약종료로 지금은 부산 주례초등학교 교육복지사로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마흔의 문턱 앞에서 170여 만 원의 월급으로 살아가는 계약직이라는 현실이지만, 그 꿈을 접지 못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주는 작은 미소와 변화들이 그 이상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바라고 있다. 아이들이 결코 자신에게 찾아온 일들이 자신의 탓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길 말이다.

 그가 털어놓는 상처받은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과거엔 아이들이 유기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은 가정의 해체로 인해 맡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불행히도 이것이 요즘 시대의 현실인 듯하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아이들에게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부담스럽기도 하다. 아이가 원한 환경이 아니라 어른들이 그렇게 만든 것인데… 많은 아이들은 자신이 잘못해서 부모님이 헤어졌다고 가슴앓이를 한다. 어른들은 시간이 지나면 그 상처가 아문다고 생각하기에 당연히 우리 아이들도 그럴 것이라고 어른들 마음대로 생각하고 결정해 버린다. 어른들은 왜 자신도 감당하기 힘든 일을 아이들이 견뎌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마음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지만, 공부도 해야 하고 친구들과도 즐겁게 보내야 한다.

 울고 싶은데, 웃어야 하고 시설에서 생활하지만 학교에서는 부모님 얘기를 참 많이 한다.

 자신은 따돌림으로 외톨이가 되기 싫고, 내 상처를 보여 주기 싫지만, 누군가 특별한 시선으로 특별한 관심을 주는 것이 싫은 것은 아니다. 받아보지 못한 그런 감정에 익숙하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공부가 우선이 되기보단 마음의 상처가 아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선이 돼야 한다. 마음의 상처가 아문 아이들에겐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흥미를 유발 시켜야 한다. 머리로는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은 있지만 마음에 커다란 짐이 쌓여있으면 무엇하나 집중할 수 없는 건 아이나 어른이나 똑같은 문제이다.

 지금의 학교 역시, 과거와 달리 그 기능과 역할 등이 달라져 있다.

 ‘학습’과 ‘인성’이 중심이었다면, 요즘은 ‘돌봄’과 ‘문화체험’ 활동의 기능이 가해졌다고 볼 수 있다.

 학교의 수업을 마치면 각종 학원이나 아동센터로 학생들이 이동을 하였다.

 지금은 학교 내에서 꽤나 다양하고 많은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서 그 선택권의 다양성이 있다.

 본교에서는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저소득층 가정, 한 부모, 조부모, 맞벌이 가정의 자녀들에게 돌봄교실에서 방과 후부터 오후 5시까지(토요일은 09시~13시, 방학에는 09~15시) 운영하고, 방과 후 스케줄 관리(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참여 스케줄관리, 숙제 지도 등), 기본 생활예절지도, 안전위생교육, 간식지도, 인성교육 등을 한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다른 학교에서는 온종일 돌봄교실을 운영 하는데 이의 경우는 등교 전에 식사와 학습 준비, 저녁 시간에는 숙제지도,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저녁 식사까지 제공해 운영하고 있다.

▲ 돌봄교실의 오미정 선생님과 아이들이 하교 후 학교에서 공부도 하고 즐거운 놀이도 함께한다.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중심으로 하되 가족 사랑과 보살핌에 대한 결핍을 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 운영하고 있으며, 학습 지원, 다양한 문화체험활동으로 시각을 펼칠 수 있도록 하고 심리, 정서적으로 힘들 때 전문상담가들을 연계해 미술치료, 개별상담 등으로 이 또한 지원하고 있다. 교육복지사가 전화상담, 가정방문이나 학부모, 교사, 학생들과의 면담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신체적인 건강상의 문제나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서 학생이 미소를 잃지 않게 지역 자원을 연계하거나 지원하기도 한다.

 모든 학교에 교육복지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적인 특성과 전교생 대비 저소득층 인원이 많은 경우에는 교육복지사가 배치돼 학생, 학부모, 교사들을 요구를 파악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기획, 운영 및 관리를 하고 있다.

 학생들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가정에서 접하는 아이의 모습이 전부라고 말할 수 없듯이 학교에서 접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 또한 전부라고 말할 수 없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인터넷게임 중독을 걱정하였는데, 지금 우리는 스마트 폰과 스마트 폰 게임 중독에 관한 걱정을 하고 있다. 빠르고 손쉽게 접할 수 있다는 이유에 더욱 걱정이 증가하는 것처럼 세상은 항상 빠르게 변하고 변할 때 마다 우리의 걱정도 늘어만 갈 것이다.

 사회복지분야에 종사한 지 올해로 10년이 된다.

 10년이란 시간 중에 약 5년을 초등학교에서 교육복지사로 근무하고 있고, 한해 한 해가 갈수록 많은 것들을 느끼고 깨닫고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아주 당연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점에서야 학생인권(學生人權) 이라는 단어가 정착해 가고 있다. 불행히도 그 정착해 감의 불협화음은 있다. 인권이라는 정의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인간답게 살 권리 또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인간답게 살 권리라고 칭한다.

 학생인권은 학생이 학교교육과정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생의 존엄과 가치 및 자유와 권리를 보장한다는 본 의미를 두고 있다. 학교의 구성원은 학생, 학부모, 교사이다. 학생인권이 있다면, 학부모인권, 교사인권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앞서 말하는 자유와 권리에서 현시점은 자유와 권리는 알고 있으나 그에 따른 그 책임이라는 것은 없다. 지금은 학생인권으로 같은 학생들의 인권이 존중되지 못하고 교사의 인권도 존중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요즘은 부모보다 학부모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부모가 없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도움을 요청하면 최대한 할 수 있도록 지원은 해 주지만 정작 본인이 하도록 해 주어야 하는데, 그 기다림에 서툴다.

 3살 정도가 된 아이가 놀다가 넘어졌을 때 바로 일으켜 주는 사람과 일어날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과 괜찮아하며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다면 과연 당신은 어떠한 사람일까?

 누구나 부모라면 자신의 자녀가 잘 자라길 바란다. 학교가 모든 것을 해 줘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최소한 인성교육은 부모가 해야 할 당연한 몫이다.

 학교는 자녀가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부모들에게 자녀를 이해하고 돌봄을 할 수 있도록 그 기회를 부여한다면 좋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교육복지에서 운영하고 지원해 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부끄럽다는 생각과 당연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음 한다. 이 모든 것은 당신이 그리고 부모님들이 힘들게 일하고 낸 세금으로 일구어진 것이다. 지금 받은 자그마한 것들을 잊지 않고 성인이 되었을 때 나눔을 실천하면 되는 것이다. 특기를 가진 사람은 그 특기를 나누면 되는 일이다.

 “그가 말하는 이야기들처럼 요즘 시대는 가슴으로 느끼는 일보다 눈으로 보고 시각적인 판단에 의존하는 것들이 많아졌다. 시대가 달라지면 어른들의 시선도 그만큼 달라져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즐기고 누릴 수 있는 것도 많아졌지만 그들의 행복을 수치로 표현한다면 과연 얼마나 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경쟁’이라는 말 대신 ‘협력’이라는 단어를 더 좋아하게 된다면 좋겠다. 그는 학교뿐만 아니라 보육원 시설 등에서도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돌잔치 사진과 영상작업 등을 해주며 재능기부를 실천하고 있었다.

 이 분을 통해 진정한 나눔의 의미를 배울 수 있었으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 몇 시간의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깨닫게 해준 김석원 교육복지사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사진촬영에 적극적으로 임해준 1학년 4반 학생들과 주례초등학교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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