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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빼-못 빼” 동남전시장 갈등 계속
“방 빼-못 빼” 동남전시장 갈등 계속
  • 연합뉴스
  • 승인 2013.09.2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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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업체 임대차계약 해지 통보 받아 9개월째 그대로
산업단지공단 동남권본부, 임차업체 상대 명도소송
▲ 산업근대화 상징인 경남 창원시 대원동 한국산업단지공단 동남전시장 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국가산단 전시장 기능 1호였던 이곳은 LG전자 연구센터로 변신을 준비한다. / 연합뉴스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동남전시장 소유자인 한국산업단지공단 동남권본부와 이 건물에 입주한 임차 업체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한국산단 동남권본부는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에 따라 전시장을 매각하려고 지난해 12월말에 이 건물을 빌려 쓰고 있는 8개 업체에 임대차계약 해지를 통보했지만, 아직 한곳도 나가지 않은 상태다.

 이 전시장의 관리동 지하, 1~2층, 본관 2~3층, 동관 1층에 식당과 사무실 등을 8개 업체가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동남권본부가 이 업체들에 빌려준 전체 면적은 1천830㎡다.

 국가산단의 전시장 기능을 하는 첫 번째 건물로 1980년에 준공된 동남전시장은 2005년 인근에 창원컨벤션센터가 문을 열면서 기능을 상실했다.

 이에 동남권본부는 전시장을 식당ㆍ사무실 등으로 임대해오고 있다.

 동남권본부는 전시장을 매각하려고 올 들어 입주업체들에 3차례나 비워 달라고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자 법적 대응에 나섰다.

 지난 27일 한국산단 동남권본부는 8개 임차업체를 상대로 창원지법에 명도소송을 냈다.

 명도소송은 임대차 계약관계가 종료돼 임차인이 더는 부동산에 점유할 수 있는 권리가 없어졌음에도 부동산을 비워주지 않을 때 임대인이 제기하는 소송이다.

 이처럼 한국산단 동남권본부가 소송까지 나선 것은 이 전시장의 조속한 매각과 새 단장을 위해서다.

 이 전시장은 LG전자가 관심이 있다.

 LG전자는 이 전시장을 사들여 복합연구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창원시,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지난 8월 28일 ‘LG연구복합단지’ 투자협약을 체결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임차업체들이 나가지 않고 버티는 바람에 매매계약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시장은 그동안 두 차례나 매각을 추진했으나 유찰됐다.

 이 전시장은 부지 50%가 공공용지시설로 묶여 있는데다 고도제한에 걸려 5층 이상 건물을 지을 수 없어 매수자를 찾기 어려웠다.

 LG전자는 이 부지에 대한 창원시의 도시계획 변경이 이뤄지고 임대업체가 전시장을 비워줘야 실제 매매계약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임차 업체들은 자진해서 나가지 않을 태세다.

 5년간 임차계약을 체결한 한 식당업체 관계자는 “1억 원이나 권리금을 줬고 10년 정도는 식당을 운영하기 위해 투자를 했는데 어떻게 그냥 식당을 접을 수 있겠느냐”며 반발했다.

 다른 업체들도 그동안 전시장이 수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번 유찰된 만큼 실제 매각 결과를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산단 동남권본부의 한 관계자는 “임차업체 가운데 식당 1곳을 제외한 나머지는 계약 기간이 지난 만큼 원만한 매각추진을 위해 명도소송 결과를 토대로 모두 내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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