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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 단속 제대로 될까?
흡연자 단속 제대로 될까?
  • 경남매일
  • 승인 2013.09.23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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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태 홍 본사회장
 남령초는 일본에서 생산되는 식물인데 잎이 큰 것은 대략 21~24cm가 된다.

 가늘게 쓸어 대나무 통에 담거나 때로는 은이나 주석으로 통에 담아 불을 붙여 빨아들이는데 맛은 쓰고 맵다. 가래를 다스리고 소화를 돕는다고 하는데 오래 피우면 간의 기운을 손상시켜 눈을 흐리게 한다.

 이는 1616~17년 사이 바다를 건너 들어와 피우는 자가 있었으나 많지는 않았고 임술년(1622년) 이래로는 번번이 차와 술을 대신하기 때문에 `연다`라고 하고 혹은 `연주`라고도 했다. 심지어는 종자를 받아서 서로 교역까지 했다고 한다.

 위 글은 인조실록(1638년 8월 4일)에 실려 있는 담배에 관한 기록이다. 이를 볼 때 담배는 16세기 초 조선시대에서부터 우리들 곁에 가까이 있었다. 조선시대 임금 중 정조(제22대, 1752-1800)가 애연가로 알려져 있고 그에 따른 담배와 관련된 기록을 볼 수 있다. 정조문집의 혼재전서에 따르면 "어릴 적부터 기호품은 없었으나 오직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연구하며 탐닉하느라 마음과 몸에 피로가 쌓인지 수십 년에 책 속에서 생긴 병이 마침내 가슴 속에 항시 막혀 있어서 혹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그리고 즉위한 이래로는 책을 읽던 버릇이 일체 정무로까지 옮겨지면서 그 증세가 더욱 심해졌으므로 복용한 빈랑나무 열매와 쥐눈이 콩만도 근이나 포대로 계산할 정도였고 백방으로 약을 구해봤지만 오직 이 남령초에서만 힘을 얻게 됐다. 화기로 한담을 공격하니 가슴에 막혔던 것이 자연히 없어졌고 연기의 진액이 폐ㆍ장을 윤택하게 해 밤잠을 안온하게 잘 수 있었다"고 기록돼 전해지고 있다.

 이를 볼 때 정조는 지금 같으면 불면증을 남령초 즉 담배를 피우므로서 낫게 하고 다스린 것으로 보여진다. 이런데도 정조는 조선시절 임금의 평균 수명인 47세보다 더 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늘날 백해무익하다는 담배는 조선시대 당시 정조 임금에겐 약이었고 기호품이었으며 또한 필수품이었다. 각박한 현세에 살고 있는 우리들 중에서도 담배가 약이 되고 기호품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 수 없이 많다. 상사로부터 꾸지람을 들은 말단 직원, 가정사로 인한 고민이 생겨난 한 가족의 가장이 한 개비 담배로 울분을 삭이고 최선의 방법을 강구할 여유를 갖는다면 이 또한 필수품이 아니겠는가?

 한 마디로 말하면 쌓인 스트레스를 담배 한 개비로 풀 수 있다면 담배 또한 약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다. 개인보다는 다수를 중시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민주주의란 이름으로….

 민주주의의 근간은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말한다. 그렇다면 평등이란 무엇인가를 곱씹어 볼 만하다. 평등은 타인이나 또는 타의에 의해 강제로 통제 당하거나 억압받지 않는 자유로움을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흡연자들은 과연 그럴까? 정부당국은 2012년 12월 국민건강증진법과 함께 금연 법을 만들었다. 계도기간도 지났고 지금은 금연 장소인 다중이용시설에서 흡연을 할 경우 10만 원의 벌금을 물게 돼 있다. 장소제공자 즉, 술집ㆍPC방ㆍ음식점 업주들에게는 1회 적발 시 170만 원, 2회 330만 원, 3회 550만 원의 벌금을 물게 했다. 이 같은 강력한 제재조치와 함께 집중 단속이 예고되고 있는 시점이다.

 특이한 것은 흡연자에게 과태료나 범칙금이 아닌 벌금이란 형사처벌을 하는 것이다. 벌금은 전과기록에도 남는 범칙금과 과태료와는 판이하게 다른 중죄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흡연자들은 대한민국의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중의 하나인 안락하고, 만족스런 삶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인 행복추구권을 주장할 것 아닌가.

 비흡연자ㆍ흡연자 모두에게 이 법은 통용된다. 흡연자들의 설 자리는 확실히 줄어들고 있다. 심지어 미개인(?) 취급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도 흡연자들의 흡연은 줄어들고 있지 않다. 흡연자들은 담배제조 자체를 중단하든지 아니면 대마초처럼 향정신적 의약품으로 분류, 강력한 법집행을 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반대를 위한 반대 의사표시 일지도 모른다.

 이는 "처녀가 아이를 낳아도 할말이 있다"는 속담처럼 흡연자 단속에 따른 부작용 또한 평등 사회와 맞물려 만만찮은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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