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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소방관 올림픽 진주벌을 달군다
세계 소방관 올림픽 진주벌을 달군다
  • 박세진 기자
  • 승인 2013.09.12 2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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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구조스포츠대회 다음 달 1~6일 개최
10월 축제와 어우러져 ‘재미’ 배가
해외선수단 500명 참가… 경남 알릴 좋은 기회
대회 연계 학술행사도 열려 한국국제대 방제기술연 세미나

 세계 소방관들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소방구조스포츠대회가 10월 1일부터 6일까지 6일간 진주시 일원을 달군다.

 이 기간 진주에서는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남강유등축제와 개천예술제,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등 10월 축제가 흐드러져 대회의 흥을 더할 전망이다.

▲ 지난 2011년 6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1회 세계대학생소방구조스포츠대회 100m 장애물 달리기 종목에 출전한 한국 선수가 역주하고 있다.
 소방구조스포츠는 러시아에서 만들어졌다. 우리나라 소방방재청과 유사한 기능의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지난 2001년 소방관 체력단련용 훈련들을 스포츠와 접목해 소방구조스포츠를 만들었다.

 4층 사다리 오르기, 100m 장애물 달리기, 400m 장애물 릴레이, 화재 진압 4개 전 종목이 기록경기로 육상과 소방구조기술을 섞어 놓은 형태다.

 이번 한국 대회는 지난 2010년 12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소방구조스포츠연맹 컨퍼런스에서 최종 확정됐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소방구조스포츠를 꼼꼼히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 지난 2011년 9월 독일에서 열린 제7회 세계소방구조스포츠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대회의 백미인 4층 사다리 오르기 경기서 기량을 겨루고 있다.
 ◇ 소방구조스포츠의 역사

 소방구조스포츠 종주국은 러시아다.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지난 2001년 소방관들의 체력단련을 위해 실시하던 훈련들을 스포츠와 접목해 소방구조스포츠를 탄생시켰다.

 이 때 러시아를 의장국으로 국제소방구조스포츠연맹(ISFFR)이 출범했으며 현재 한국을 포함해 독일, 체코, 헝가리, 우크라이나, 터키, 몽골 등 29개국(정가맹국 20개국, 준가맹국 9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해 있다.

 러시아가 의장국인 만큼 옛 소련의 공화국들이 형성한 신체제의 국가 연합체인 CIS 국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국제연맹 회장은 러시아 국방부 장관 세르게이 쇼이구다.

 국제연맹은 매년 현직 소방관들의 대회인 세계소방구조스포츠대회 외에도 세계대학생대회, 세계청소년대회 등 세계선수권과 국제회의를 회원국을 돌며 개최하고 있다.

 또 소방구조스포츠 발전과 보급,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한국연맹(KSFFR)은 지난 2010년 8월 정식 가맹국 지위를 획득했고 그 달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제1회 청소년대회에 첫 선수단을 참가시켰다.

 이어 지난 2011년 6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2회 청소년대회 및 제1회 대학생대회, 같은 해 9월 독일 코트부스서 열린 제7회 세계소방구조스포츠대회에도 선수단을 파견했다.

 아직까지 국내 인식 부족과 선수 부재 등으로 인해 입상권 진입은 어렵지만 국내 저변을 다진다는 일념 하나로 매 대회에 열성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연맹 회원국들도 지난 2010년 12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별다른 이견 없이 지난 2012년 국제회의와 2013년 세계대회의 한국 개최를 지지했다.

▲ 국제소방구조스포츠연맹 회장인 세르게이 쇼이구(왼쪽) 러시아 국방장관과 정재규 한국연맹 회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한국 대회는 어떻게…

 진주에서 열리는 한국 대회는 9회째로 국제연맹 회원국 500여 명의 소방관들과 연맹 임원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전체 4개 종목 중 100m 장애물 달리기, 400m 장애물 릴레이, 화재 진압 종목은 진주종합경기장에서, 4층 사다리 오르기와 개막식은 진주교 아래 동방호텔 방면 고수부지 특설무대에서 마련된다.

 대회의 백미인 사다리 오르기와 개막식 장소를 진주 10월 축제가 한창일 남강변에 마련해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체 대회 일정은 1일차 각 국 선수단 입국에 이어 2일차 선수단 등록, 기자회견, 학술세미나 3일차 4층 사다리 오르기 및 개막식, 4일차 100m 장애물 달리기, 400m 장애물 릴레이, 5일차 화재 진압 및 폐막식, 6일차 선수단 출국 순이다.

 대회는 국제연맹이 주최하고 한국연맹이 주관하며 안전행정부, 소방방재청, 경남도, 진주시가 후원한다.

 이와 함께 대회와 연계한 학술행사도 열린다.

 한국국제대학교 방재기술연구센터(센터장 김유식 교수)는 오는 10월 2일 오후 1시 한국국제대에서 ‘세계소방구조스포츠 및 환경ㆍ재난ㆍ안전에 관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관련 분야 종사자 2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 지난 2011년 6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1회 세계대학생소방구조스포츠대회 폐막식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과 한국 선수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지난해 국제회의도 한국서 열려

 국제연맹 소속 회원국 대표들은 올해 한국 대회 점검 차원에서 이미 지난해 11월 16~19일 한국을 다녀갔다.

 당시 한국연맹은 제13회 국제소방구조스포츠 컨퍼런스를 사천시 LIG인재니움에서 치러냈다. 해외 방문단은 당시 대회가 열릴 진주종합경기장을 둘러보고 진주시의회를 찾아 교류했다.

 특히 80여 명의 각 국 방문단 중 러시아에서는 정부 비상사태부 내 파벨 플르토브 차관, 보리스 보로조프 내무국장, 카자흐스탄에서는 세이카제 오카소브 비상사태부 총책임자가 참석하는 등 각 국 유력 인사들의 관심도 컸다.

 ◇ 한국소방구조스포츠연맹은 지금

 지난 2010년 7월 소방방재청 허가를 얻어 설립된 사단법인 한국소방구조스포츠연맹.

 한국연맹 사무국은 코 앞으로 다가온 세계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대회 장소 점검에서부터 각 국 선수단이 묵을 숙소 준비상황까지 챙겨야 할 것들이 산더미다.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회원국의 운영주체는 모두 그 나라의 소방공무원 조직으로 구성돼 있어 국가적 장려 속에 소방구조스포츠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민간이 주축이다보니 한계도 적지 않아 체계적인 지원이 아쉬울 때가 많다.

 한국연맹은 사무국을 진주에 두고 있다. 사무국 임직원은 모두 13명으로 20~40대 청장년층이 주축이다.

 그래도 ‘세계 속에 한국을 알린다’는 열정과 자부심 만큼은 대단하다.

 사무국 관계자는 “연맹 설립부터 쉽지 않은 일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몇 차례의 해외선수단 파견과 세계대회 유치 이후 주변의 시선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 정재규 한국소방구조스포츠연맹 회장
[인 터 뷰] 정재규 한국소방구조스포츠연맹 회장

“스포츠는 재밌어야 하지 않겠어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 종목 기록경기
성공적 대회 마무리 국민적 관심 바라

 정재규 한국소방구조스포츠연맹 회장은 한마디로 소방구조스포츠에 미친(?) 사람이다.

 그는 “한국에선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국제연맹에 가입한 회원국 사이에선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스포츠”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동유럽, 중앙아시아 특히 러시아에서는 어릴 때부터 이 스포츠를 통해 소방과 구조기술을 익히고 소방관의 꿈을 키운다.

 이처럼 서양인들의 전유물이던 소방구조스포츠를 국내 도입하기까지 말 못할 시련도 많았다.

 그러나 그는 지난 2010년 8월 한국을 준 회원국에서 정식 회원국 지위로 올려 놓았다.

 한국연맹은 국제연맹 정가맹국이 된 이후 같은 해 8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제1회 세계청소년대회 참가를 시작으로 지난 2011년 6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2회 세계청소년대회 및 제1회 세계대학생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했다.

 국제연맹은 지난 2001년부터 현직 소방관들의 경기인 세계소방구조스포츠대회를 개최해오다 지난 2010년 처음 청소년대회를 신설했고 이듬해 대학생들의 대회를 처음으로 개최했다.

 그는 소방구조스포츠의 매력을 이렇게 말한다.

 “스포츠는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전 종목이 기록경기인 이 스포츠는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그리고 소방관은 고도의 정신력과 체력을 요구하는 직업입니다. 소방관이 되고 싶은 청소년이나 현직 소방관들의 체력 관리와 소방구조기술 습득에도 도움이 되는 스포츠입니다” 소방구조스포츠에 푹 빠진 그 자신도 스포츠맨 출신이다. 청소년 시절 태국 무예인 무에타이를 수련하다 러시아 국기인 삼보를 접하고 삼보선수로 전향, 러시아를 무수히 오갔다.

 삼보를 매개로 러시아 각계각층 인사들과 사귀게 됐고 그 인연이 소방구조스포츠로까지 이어졌다.

 그는 지난 2009년 러시아에서 처음 소방구조스포츠를 접하던 순간, “아, 바로 이거다”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청소년부터 현직 소방관까지 스포츠를 통해 체력단련은 물론 소방구조기술까지 익힐 수 있어 저변 확대는 시간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다른 회원국들처럼 정부 소방조직이 움직여줘야 쉽게 이뤄질 일들인데 민간이 나서서 하려니 힘이 들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동안의 고단함도 올해 세계대회 유치로 위로 받을 수 있었다. 지난 2011년 12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참가 회원국들은 만장일치로 지난 2012년 국제회의와 2013년 세계대회의 한국 개최를 지지했다.

 그는 “기초를 튼튼하게 다진다는 생각으로 한발씩 전진해 왔다”며 “이번 세계대회를 성공리에 마칠 수 있도록 국민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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