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6:22 (목)
장군차 맛ㆍ효능 전국을 매료시키다
장군차 맛ㆍ효능 전국을 매료시키다
  • 박세진 기자
  • 승인 2013.08.18 2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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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지원 질 높여 실속 다져야
 김해 장군(將軍)차가 요즘 상종가다.
 최근 방송에서 장군차가 혈관계 질환에 효험이 있다고 소개된 이후 전국에서 구매가 폭주, 품귀 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올 봄에 만든 1차 제다 물량은 거의 품절됐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건강에 열광하는 요즘 세태라고 치부하기에는 장군차의 생김새는 물론 국내 도입 배경이 예사롭지 않다.
 장군차 찻잎은 하동의 야생차나 일본에서 들어온 찻잎 크기에 비해 몇 곱절은 크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사연도 드라마틱하다.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이 김해 금관가야의 시조 김수로왕에게 시집오면서 현지의 대엽종 차 씨를 가져와 심은 것이 차츰 국내 기후에 맞게 적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 전국을 열광케 만든 장군차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편집자 주

▲ 김해시 대동면 주동리 차밭에서 올 가을에 쓸 찻잎을 수확하고 있다.
문의ㆍ구매 폭주… 품귀 현상
올 여름 전 만든 첫물차 동나
차 역사도 국내외 가장 앞서
“규모화 대신 6차 산업 육성”

 장군차가 최근 방송을 탔다. MBC 생방송 오늘아침과 MBN 천기누설에서 취재해 방영했다.

 한림면 용덕리 차밭에서 장군차영농조합 전 조합장인 김영근씨와 그의 지인이 출연했다.

 방송에서 김씨는 10년간 꾸준히 장군차를 장복했더니 특별한 약물치료 없이 심했던 당뇨병이 정상으로 되돌아 왔다고 했다.

 역시 당뇨와 혈압으로 고생했던 그의 지인도 그의 권유로 장군차를 꾸준히 마신 결과 매우 호전됐다는 내용이 방영됐다.

 이후 전국 각지에서 장군차에 대한 문의와 주문이 쇄도, 여름이 되기 전 만든 첫물차가 거의 품절 상태다.

▲ 다조(茶祖) 허황옥상 뒤로 장군차나무가 자라고 있다.
 ◇ 인기 만큼 효능있나

 장군차의 효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인제대 김정인 교수의 2007년 논문인 ‘고혈압 및 고지혈증 개선 효과를 지닌 장군차 함유 코팅 쌀의 개발 및 효능 규명’ 최종 보고서를 보면 이렇다.

 김 교수는 “실험군에는 장군차 코팅쌀, 대조군에는 청결미를 매일 100g씩 2개월간 섭취토록 한 결과 혈압과 혈청 콜레스테롤 농도, 동맥경화 지수, 혈청 지질과산화물 농도가 유의적으로 감소했다. 따라서 장군차 코팅 쌀은 고혈압과 고지혈증 개선 효과가 우수하고 항산화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사료된다”고 보고했다.

 또 홍정화 교수(인제대)는 2002년 논문 ‘장군차의 맛과 향에 대한 성분분석’에서 “카페인 함량은 장군차가 다른 품종에 비해 가장 낮았으며 탄닌과 가용성 고형분 함량은 다른 품종에 비해 모두 높았다”고 보고했다.

▲ 장군차를 가공해 만든 제품들.
 ◇ 장군차의 유래

 서기 48년 허황옥 공주에 의해 인도에서 건너온 것으로 알려진 장군차는 이후 우리나라 사료 곳곳에 등장하며 차 역사 면에서 일본은 물론 국내 어떤 곳보다 앞선 것으로 나오지만 홍보와 연구 부족으로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

 삼국유사 가락국기편을 보면 김수로왕의 15대손인 신라 법민왕이 신유년(661년)에 조칙을 내려 끊어졌던 가락 왕묘의 제향을 다시 잇도록 했는데 이때 제물로 차가 올라갔다는 기록이 있다.

 여기에 근거하면 삼국사기에서 AD828년 김대렴이 중국서 가져와 지리산 일대에 식재했다는 기록보다 167년이나 앞서며 세계차문화사에 기록된 일본의 AD805년보다도 144년이나 앞선다.

 장군차란 이름도 여러 사료에 등장한다. 김해지 토산 조에 ‘黃茶(황차)가 金剛谷(금강곡)에서 나며 일명 將軍茶(장군차)’라는 기록이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불우조에는 ‘태종(1401~1418) 때 영의정 하륜이 金剛社(금강사)의 小軒(소헌)이 제일이라 社에 山茶樹(산다수)가 있는데 충렬왕(1274~1281)이 여기서 수레를 멈추고 將軍茶란 이름을 내려주니’라는 기록이 있다.

 ◇ 산업화 과정

 일제강점기에도 특유의 누런 빛 때문에 ‘가야황차’로 불리며 명성이 높았으나 한 때 명맥이 끊어져 잊혀졌다가 지난 1994년 군락지가 발견된 이후 1999년 김해시에서 묘목 보급에 나서면서 산업화가 시작됐다.

 현재 대동면, 생림면, 한림면, 무척산 등 65ha 재배면적에서 연간 5t 정도의 생엽이 생산되며 농가 수익은 연 4억 원 정도다.

 차는 심은 후 최소 5년이 지나야 제다용 찻잎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생산량은 적은 편이다.

 그러나 그동안 장군차 고급화를 위해 제다모형을 연구해오면서 장군차만의 독특한 제다법을 개발, 실용화했고 그 결과 지난해 국제명차품평대회 ‘금상’, 올해 명차 선발대회 ‘대상’ 등 국내외 품평대회서 매년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처럼 장군차는 국내외서 우수성을 인정받는 것은 물론 독특한 역사성을 담고 있어 김해를 알리는데 더할 나이 없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김맹곤 시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장군차의 모든 것을 알릴 수 있는 홍보관 건립을 지시한 바 있다.

 삼계동 일원에 조성되고 있는 분성산 생태숲이 환경, 접근성 측면에서 뛰어나 이곳에 홍보관을 건립하는 것이 검토되고 있다.

 시는 주변에 차밭을 조성하고 제다체험장 등을 설치해 장군차와 김해를 알릴 수 있는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그동안 시는 장군차 산업화를 위해 묘목 보급사업을 꾸진히 추진해 왔으며 제다기술 연마를 위한 주기적인 교육, 친환경 재배 유도, 선도농가 육성, 마케팅 지원, 시범찻집과 장군차 시범학교 운영 등을 해오고 있다.

▲ 학생들이 차 수확작업을 체험하고 있다.
 ◇ 교육현장과 접목… 6차 산업으로 육성

 특히 올해 시작한 장군차 시범학교는 큰 인기다.

 시농업기술센터는 장군차 시범학교로 선정된 합성초등학교, 김해여중학교, 진영여중학교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을 대상으로 차 예절 교육과 찻잎 채취, 차나무 심기, 제다 실습 등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 반응이 좋자 확대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장군차를 급식용 음료로 제공하는 시범학교 운영과 희망 학교에 장군차 묘목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임지택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하동이나 보성처럼 전 지역이 주산지를 이루는 규모화는 어렵겠지만 작지만 강한 농업 구축을 위해 명품화 사업을 지속 추진하면서 생산, 가공, 관광 인프라가 가미된 6차 산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매는 김해시 쇼핑몰 가야뜰(www.gayaddeul.com)을 참조하거나 김해장군차영농조합(321-1252)으로 문의하면 된다.

▲ 김영희 장군차영농조합장
[인터뷰] 김영희 장군차영농조합장

“한결같은 차 맛 지켜야지요”
소득 적어 재배 기피 대량생산 못해
김해시 지원 질 높여 실속 다져야

 한여름 뙤약볕이 위세를 부리던 지난 13일 김영희 장군차영농조합장을 대동면 주동리 그의 차밭에서 만났다.

 아직 이런 곳이 있나 할 정도의 산 속 비포장길을 달려 도착한 그곳에서 그는 올 가을 지역의 각종 행사에 댈 차를 만들기 위해 갓 올라온 여린 새 순을 몇몇의 일꾼들과 함께 채취하고 있었다.

 올여름이 시작되기 전 만든 첫물차가 이미 동나다시피해 땡볕 아래의 고된 수고로움을 마다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장군차는 주로 발효차로 가공하기 때문에 냉차로 만들어도 차 고유의 떫은 맛을 내는 탄닌 성분이 덜해 마시기가 훨씬 수월하다며 시원한 냉차를 권했다.

 “발효차 기술을 제대로 정립시킨 곳이 김해예요. 6~7년 전 장군차 육성과정에서 전문가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으며 일정한 맛을 내는 온도, 습도 등을 정립했죠. 이 때문에 국제적으로 상도 받을 수 있었어요.”

 김해시는 10년 넘게 장군차 묘목을 무상으로 보급하는 등 장군차를 육성하고 있다.

 그러나 산딸기 등 지역 내 다른 작목에 비해 소득이 적고 저가의 중국산 차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면서 농사를 짓겠다는 사람이 적어 아직 대량 생산의 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묘목을 받아간 50여 농가 중 조합에 소속해 제대로 차를 생산하는 농민은 23명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 다른 작목에 비해 제품화까지 손이 많이 가는 것도 대량 생산을 요원하게 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래서 소비에 비해 늘 물량이 달리는 편이다. 그렇지만 올해 같은 품귀는 그도 처음이라고 했다.

 이처럼 차 생산량이 빈약하다보니 음료 등 다양한 상품화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시에서 지원의 질을 올려 실속을 다져야 할 시기라고 했다.

 “찻잎은 계속 따줘야 제품화할 수 있는 새 순이 올라옵니다. 그 만큼 관리를 해야 한다는 뜻인데 비싼 인건비 탓에 만들수록 손해인 구조여서 보통 첫물차 이후에는 생산하는 농가가 드뭅니다.”

 이는 차의 질에 비해 평가절하됐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가격정책에도 원인이 있어 보였다.

 장군차 제품들은 지역 내 17개 시범찻집과 시청 매점, 봉하마을, 롯데아울렛 김해점 등지서 구입할 수 있는데 8만 원대 녹차도 있지만 주력 제품이 3만 원이다.

 그러나 그는 무턱대고 가격부터 올릴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조합원들과 함께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그는 한결 같은 차 맛 만큼은 확실히 지켜가고 싶다고 했다.

 “아직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조합장으로서 변함 없는 차 맛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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