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2:40 (토)
남해군의 착한식당
남해군의 착한식당
  • 박성렬 기자
  • 승인 2013.08.04 2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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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성 렬 사회부 국장
“차린 것은 없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맛있게 드세요. 모자라는 반찬은 얼마든지 더 드리겠어요.”

 보물섬 남해군에 있는 ‘착한식당’ 주인장. 70세 촌로의 무더운 여름철 시원한 손님맞이가 생각난다.

 올여름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28일 평소에 알고 지내던 서울에 살고 있는 친구와 지인들 5명이 남해군의 바다가 그리워 남해 촌놈이 살고 있는 천혜의 땅 보물섬 남해군에 놀러왔다.

 오랜만에 만난 탓인지 다들 너무나 반가워 숙소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지난 날들의 이야기 꽃을 피웠다. 밤이 지새는 줄도 모르고….

 다음날 아침 늦게 일어난 일행은 아침도 못 먹은 상태로 아침 겸 점심을 먹기 위해 남해군의 이름난 식당을 자동차에 장착된 네비게이션을 이용해 찾았다.

 그런데 하필 가는 날이 장날인지 점심시간이 아직 조금 이르다고 생각하고 마음 놓고 인터넷에서 익힌 이름난 식당에 도착해 보니 언제 왔는지 벌써부터 손님들이 줄을 지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일행 6명도 손님들의 대열에 서서 약 20여 분 정도 기다리다 간신히 식당에 들어섰다.

 식당 안은 전쟁터를 연상케 할 만큼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는데 안면이 있는 주인의 안내에 일행은 조그마한 테이블 1개에 간신히 앉았다.

 우리가 앉은 테이블은 먼저 온 손님들이 먹고 난 음식들을 치우지 않아 매우 지저분했다. 우리 일행 중 한명이 큰소리로 소리쳤다. “주인장 테이블 빨리 좀 치워주시고 물 좀 주세요” 잠시 후 “예”하고 대답을 하더니 종업원은 오지 않았다. 이상해서 다시 한 번 소리쳤다.

 “테이블 좀 빨리 치워 주시고 물 좀 주십시오”라고 말했더니 한참 후 나타난 여 종업원이 행주로 테이블을 닦으면서 “물은 셀프입니다”라고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불친절한 태도에 너무 화가 나서 우리 일행은 그 식당을 그냥 박차고 나왔다.

 전국 유명 관광지라는 보물섬 남해에 이런 일이 일어나도 되는지 화가 났지만 함께온 일행들의 시선이 너무 부끄러워 필자는 도리어 식당을 이해하라며 위로했다. “다들 참으시라고, 너무나 바쁘니까 그렇다고 이해하시라고” 화가 많이 났지만 꾹 참을 수 밖에 없었다.

 남해군에는 500여 개의 음식점이 있는데 “대부분의 음식점은 군의 정기적인 교육으로 인해 친절한데 하필이면 불친절하고 손님 많은 식당에서 일어난 일에 정말 송구하다”며 “일부분의 음식점이 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며 애써 일행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자동차 2대를 나눠 타고 우리 일행은 조금 이동하다 조용한 바닷가의 작은 식당에 도착했다.

 주인장 촌로는 나이가 70세 정도 돼 보였는데 식당에 들어서자 마자 “어서 오시다”, “앉으시다”하며 냉장고에 있던 찬 물과 물수건을 가져다 놓고는 주문을 받자 주문한 음식이 곧바로 나왔다. 일행들은 너무나 배가 고팠던 탓인지 아무 소리 없이 밥을 1~2공기 눈 깜짝할 사이에 먹더니 “여기 고구마 줄기 무침과 호박잎 삶은 쌈 좀 더 달라”고 말하자 주인장 촌로는 “얼마든지 드시라”면서 처음보다 더 많이 주시는 게 아닌가. 우리가 이야기하는 ‘착한식당’이라는 생각이 절로 났다.

 인터넷이나 입소문을 통해 손님이 찾아오는 식당 주인들은 마음과 생각을 초심으로 바꿔 손님들을 더욱 더 친절하게 대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꿀떡같다. 이와 함께 여름철을 맞아 불량식품과 비브리오 패혈증 예방 등으로 수고하는 남해군의 위생관계자들에게 나무람과 꾸짖음보다 안전한 여름나기에 아무런 문제 없게 만전을 기하도록 힘을 줘야 할 것이다. 그래야 보물섬 남해군의 관광이 더 발전하지 않겠는가.

 인터넷 등에 조금씩 알려지면서 여름철에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서빙하는 종업원들의 불친절로 욕먹으면서 돈 몇 푼 더 벌어들이는 이름난 식당보다 돈을 조금 적게 벌어도 어머님 손맛 같이 포근한 내고향 보물섬 남해군에 ‘착한식당’이 더 많이 생겨나 많은 손님들이 입소문으로 찾아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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