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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 등 사전등록`은 장애인 아이 인권보호 장치
`지문 등 사전등록`은 장애인 아이 인권보호 장치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3.07.29 2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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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장애인이 길 잃으면 대책 아예 없어
바깥 생활 할 수 있게 `등록제` 활용해야
▲ 지난 4월 17일 제33회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아 창원 반송파출소 지역내 주간 장애인 보호시설인 `미소`의 한 장애인이 지문을 등록하고 있다.
 `지적 장애인들도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합니다.` 지적 장애인 자녀를 둔 가정은 행여 아이가 바깥에서 실종될 것을 염려해 가급적 집 안에 머물기를 바란다. 아이가 실종되면 가족의 고통은 상상을 넘는다. 아이를 잃어버렸을 때 최대한 빨리 찾기를 바란다면 `지문 등 사전 등록제`를 활용하면 된다.

 지문 등록제는 실종 사건이 발생했을 때 등록된 지문자료를 활용해 길 잃은 아동을 보호자에게 인계해 주는 제도다. 지난해 7월 부터 시행된 사전 지문등록제는 지적 장애인 부모들에게는 정말 필요한 제도다. 지적 장애인이 길을 잃을 때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그저 너른 들판에 던져진 말 못하고 힘없는 `진짜 아이`일 뿐이다. 이때 아이의 지문이 등록돼 있다면 주위의 사람이 가까운 경찰서로 데려가면 불행을 막을 수 있다.

▲ 주간장애인 보호시설인 `미소`의 장애인들이 지난 3월 29일 창원중부경찰서 반송파출소를 방문해 사전등록을 했다.
 실종아동법 개정안이 지난 6월에 시행돼 적용대상이 확대됐다. 실종아동법 제2조에서 아동의 범위를 14세 미만에서 18세 미만으로 바꿨다. 보호대상에 지적ㆍ자폐성ㆍ정신 장애인에 치매 환자를 추가했다.

 중증 지적장애인은 나이가 들어도 4~5세 지능으로 생활한다. 일상생활을 도우미 없이 해 나갈 수 없고 의사표현도 할 수 없다. 장애인들을 사회적 약자라 하지만 실제 중증 지적장애인은 사회적 약자가 뭔지도 모른다. 태어나서 현재까지 생활하는 대로 계속 생활할 뿐, 장애인 아이들은 생활의 의미를 알지 못해 얼굴에 웃음을 그릴 수밖에 없다.

 장애인 아이가 실종되면 가정은 그 순간 무너진다. 아이들 찾아 전국을 헤매다 보면 부모는 건강과 재산을 다 잃고 마지막에는 희망마저 잃어버린고 삶을 포기하게 된다. 아이를 지키지 못한 가정은 자책감으로 파탄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 지난 5월 31일 창원중부경찰서 반송파출소 기민주 경사가 `4대 사회악으로부터 장애인이 안전한 창원시`를 만들기 위한 특강을 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4세 미만 잃어버린 아이와 장애인이 1만 8천259명에 이른다. 이 중에 아직 못 찾은 아이가 2%인 376명이나 된다. 올 들어서도 지난 4월까지 2천641명의 아동이 실종됐고, 이 가운데 104명은 아직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2005년 실종 아동법 시행 이후 실종아동 발견율은 높아지고 있지만 장기 실종아동 부모에 대한 사회적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실종 아동 가정은 정부로부터 거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 아이를 잃은 고통을 고스란히 가정이 짊어져야 한다. 실종 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 4월 현재 803명(비장애아동 353명, 장애 아동 450명)의 실종 아동 가정 중 정부에서 활동비와 의료비를 조금이라도 지원받는 가정은 230가구에 그쳤다. 230가구를 관리하는 사회복지사는 단 3명. 사회복지사 1명이 80가구를 맡고 있는 셈이다.

 실종 아동찾기협회 관계자는 "실종 아동가족지원법 자체가 없어 보건복지부 위탁으로 운영되는 실종 아동전문기관에서 선정한 가구에 전단과 현수막, 의료비 200만 원을 지원하는 것이 전부다"며 "예산 부족과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그나마 지원받지 못하는 가정이 많아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지문 등 사전 등록제`란 장애인 아이 실종 땐 가정 파탄은 불보 듯
아이 지문 등 미리 등록 실종 때 신속하게 찾아 홍보 안돼 `효과` 못 봐

 지난 2012년 7월에 일어난 `통영 초등학생 실종 사건`은 경남도민들에게 큰 슬픔을 줬다. 실종 일주일 후 인근 야산에서 발견된 10세 아이는 이웃 40대 성범죄전과자에게 희생됐다. 아이들이 실종되면 가족의 고통은 엄청나다. 특히 지적 장애인 자녀가 사라졌다면 그 고통은 이루다 말할 수 없다. 자녀가 자력으로 집에 돌아오기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아이 실종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 `실종아동 지문 등 사전등록제`를 2012년 7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아동 등이 실종됐을 때를 대비해 지문과 사진, 보호자 인적사항 등을 등록해 놓는 것이다. 그렇게 하게 되면 실종됐을 때 등록된 자료를 통해 아이를 찾을 수 있다.

▲ 반송파출소에서 장애인 아이의 지문을 등록받고 있다.
 이런 `아동 등 지문 사전등록제`가 잘 운영되고 있을까. 이 제도가 시행된 지 일 년이 지났지만 등록률은 극히 낮다. 더 필요한 장애인들의 등록률은 4~5%에 불과하다. 대체로 장애인을 두고 있는 가정은 생활고 때문에 맞벌이 부부가 많아 아이를 데리고 경찰서, 파출소, 지구대에 가서 등록할 틈을 못 낸다. 이들 부모 대부분은 지문 등 등록을 일과시간뿐 아니라 늦은 밤시간에도 받는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심지어 실종을 대비해 지문 등을 등록하는 제도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장애인 부모가 많다.

▲ 장애인들이 지난 4월 경남지방경찰청 견학 후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창원중부경찰서 반송파출소 기민주 경사가 실종 아동을 방지하기 위해 부모 상담을 했을 때 10명 중 9명 부모는 "사전등록제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실제 이 사전등록제는 거의 홍보가 돼 있지 않다고 보면 맞다. 일반 아이들은 학교, 어린이집 등 기관에서 단체로 등록을 해줄 수 있지만 장애인 아이는 부모나 법정 대리인의 동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등록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장애인 아동에게 더 필요한 사전등록제인데도 도움을 못 받고 있다. 심지어 많은 사회복지사도 "이런 법률이 시행되고 있는지 몰랐다"고 말한다.

[인터뷰] `지문 사전 등록제` 홍보 힘쓰는 기민주 경사

▲ 기민주 경사
"장애인 아이들은 무조건 등록시켜야"
사회생활 위한 최소한의 장치 부모 협조 안돼… 생각 봐꿔야

 - `지문 등 사전등록제`를 더 알려지기를 바라는데.

 "범죄를 미연에 예방해야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죠. 특히 장애인들이 범죄의 대상이 된다면 그만큼 서글픈 일이 없어요. 장애인들이 실종되면 빨리 찾아야 하는 데, 중증 장애인은 전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사전에 지문 등이 사전 등록돼 있으면 발견한 사람들이 경찰서에 데려만 와도 부모한테 인계할 수 있어요."

 - 장애인 부모들의 협조가 필요하겠는데요.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맞벌이가 많아요. 실제 생활이 힘들어 장애인 아이들 잘 돌보기가 힘들지요. 그렇지만 장애인 아이들을 집에만 둔다는 것은 아이들을 방치하는 게 되지요. 부모들이 장애인 아이를 경찰서에 데려오는 것 자체도 꺼리는 것 같아요. 부모들의 의식이 변해야 합니다. 장애인을 사전등록해 놓으면 얼마든지 아이가 바깥 활동을 해도 걱정이 덜할 겁니다."

 - 장애인 아이를 무조건 사전등록시켜야 한다고 했는데.

 "장애아동은 습관적으로 집을 나가기도 해요. 집을 나가면 경찰에 가출 신고 해서 아이를 찾을 수 있지만 아이의 정보가 없다면 위험해요. 그렇지만 사전등록이 돼 있다면 장애인 아이들을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사전등록제는 장애인 아이를 음지에서 나와 정상적으로 생활하게 만듭니다. 사회보호시설에서도 적극 홍보에 나서야 합니다. 장애인 아이를 무조건 사전등록시켜야 하는 데 이게 쉽지 않아요. 부모들이 자녀가 장애인이란 것이 알려지기를 꺼리는 경우도 많아요."

 - 사전 등록되지 않으면 실종 아동 찾기 힘들다는데.

 "사실 사전등록은 장애인 아이가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만드는 최소한의 장치죠. 가령 아이가 실종됐는데 신고가 돼 있지 않으면 아이는 영원히 찾을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장애인 아이는 길을 잃으면 방향조차 못 잡거나 아무런 자신의 정보를 누구한테 알려줄 수도 없어요. 그래서 사전등록은 장애인 아이의 인권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장치인 것을 명심해야 하지요. 부모들이 적극 사전등록에 나서야 합니다."

 - 부모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해야겠네요.

 "창원중부경찰서 반송파출소(소장 강순용)는 지난 3ㆍ4월 장애인 대상 범죄와 실종사고를 미리 방지하고 장애인들이 안정감을 갖고 생활할 수 있도록 사전등록행사를 가졌어요. 참석한 장애인 부모는 딸의 장애를 숨기고 싶었는데, 경찰이 적극적으로 중증장애인 보호활동을 해줘 감사하다고 말했어요. 부모들을 설득해서라도 전국적으로 사전등록제가 확대 시행돼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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