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3 05:03 (일)
"통일학 전문가 양성해 하나의 조국을 준비합니다"
"통일학 전문가 양성해 하나의 조국을 준비합니다"
  • 동상원 인턴기자
  • 승인 2013.07.23 2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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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노트를 펼치며 | 김해 인제대학교 통일학부 진희관 교수
"통일학이란 학문적 공감확산과 통일을 대비하는 문화 만드는 것"
"북한 경제의 자본주의화는 역행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
"통일은 민족의 염원이자 새로운 경제적 블루오션"

올해 들어 제3차 핵실험, 장거리 로켓 발사, 개성공단 폐쇄 등 북한 관련 기사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북한은 우리와 맞닿아 있지만 정작 우리는 그들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 이에 김해 인제대학교 통일학부 진희관(48) 교수를 만나 그의 강의 주 내용인 북한의 상황과 통일에 대해 독자들을 대신해 질문하고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봤다.  편집자 주

 통일학은 생소한 학문이다. 이는 어떤 학문이며, 통일학의 최종 목적은 무엇인가?

▲ "우리 민족의 번영과 세계 강국으로의 부상을 위해서는 반드시 통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의에서 주장하는 인제대학교 통일학부 진희관 교수.
 "항상 고민하는 문제다. 간단히 말하자면 한반도 통일을 목적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해 나가는 학문인데 크게 몇 가지의 세부항목으로 나뉜다. 이는 남북간의 가장 큰 차이인 이념ㆍ사상적 연구, 현재 북한의 중심 사상인 주체사상과 선군사상에 대한 연구 그리고 북한 지역 자체에 대한 연구와 탈북자에 대한 연구, 재외 동포에 대한 연구가 있다. 또한 한반도 통일을 둘러싼 주변 4대 강국(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을 비롯한 주변국가의 문제가 통일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변수들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통일학의 목적은 통일에 대한 학문적 공감 확산과 통일을 대비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정권 교체마다 남ㆍ북의 관계가 미묘하게 변화한다. 과거 진보 정권 집권시기와 현재 보수정권의 집권 시기에 남ㆍ북 관계의 차이점이 있는가?

 "실제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과거 진보정권 10년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 시기에는 남북관계를 신 기능주의적으로 접근했다. 여기서 신 기능주의적 접근이란 남북의 교류를 활성화시키며 북한을 변화시키는 것을 뜻하는데, 이에 반해 이명박 정부의 북한 정책은 반 기능주의적 접근이었다. 즉, 북한과 대립하며 그들을 고립시킴으로써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정책 방향이었던 셈이다. 두 정권 집권 이후인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과거 10년의 진보 정권의 집권 시기에는 북한을 변화 시켰느냐 혹은 변화 시키지 못했느냐의 논쟁이 남아있지만 이명박 정부의 경우 북한이 아무런 변화가 없다라는 사실에 대부분이 동의한다. 이는 북한의 변화라는 측면에서는 진보가 보수보다 좋은 결실을 맺었다는 것을 뜻한다고 본다."

 북한을 흔히 `동반자` 또는 `적`으로 부르는데, 자신의 생각은?

 "교과서적인 대답일지도 모르지만 동반자이자 적이라고 생각한다. 군사 안보적으로는 당장 군사적으로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주적으로 불러야 함이 옳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는 한반도를 통일 지대로 만들기 위해 통일 문제 함께 풀어나가야 하는 동반자다. 즉, 현재는 북한과의 화해ㆍ협력과 안보의 두 가지의 수레바퀴를 균형감 있게 펼쳐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휴전 중인 분단국이다. 즉, 언제든 전쟁이 발발 할 수 있다는 말인데 이런 상황에서 안보는 어떻게 지키는 것이 좋으며, 과거 정권들의 안보관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안보는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소리 내어 대비하는 것이 아니다. MB정부 5년 동안은 안보에 대한 소리만 내고 사실 안보는 매우 취약했다. 예를 들자면 연평도 포격 때 제대로 된 반격조차 하지 못했고,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폭침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어느 누구도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다. 이러한 점에서부터 안보문제에 엄청나게 큰 구멍이 뚫렸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와 상반되게 지난 참여정부 5년 동안은 군사적 충돌이 매우 적었다. 물론 국민의 정부 초기에는 2회의 서해교전이 일어났지만, 이후 참여정부가 결정한 해상운송 협정 이후 해상에서의 군사적 충돌이 없었다. 안보의 강조와 교류협력 차단으로 북한에 강수를 두던 이명박 정부는 도리어 지난 10년간의 정권들보다 안보 부분에서 대단히 취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볼 수 있다."

 학생들에게 남ㆍ북 관계는 상당히 막연하고 민감한 사안이다. 이를 학생들에게 교육하는 방법이 있는가?

▲ 진희관 교수가 `남북교류협력사업 변화의 의미와 실효성 제고를 위한 과제`란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막연하다는 것은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고, 민감하다는 것은 남ㆍ북 이념상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객관성과 사실적인 정보를 얼마나 정확하게 학생들에게 전달하느냐와 정확한 사실을 이해하기 쉽게 데이터화해 학생들에게 알리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왜곡된 사실 혹은 자신만의 잣대로 해석되거나, 잘못 해석된 사실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지식의 정립이 미흡한 학생들에게는 상당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나는 북한의 원전들을 제대로 해석해 학생들에게 전달한다. 결코 재가공된 것들을 학생에게 전달하지 않는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면 학생들 입장에서도 이념이나 진보ㆍ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학문은 사실성과 객관성의 문제라는 것을 알고 점점 마음을 열어가는 것이다. 대학원 과정의 경우 군 고위 관료들과도 간혹 접촉을 하는데, 그들도 자신들의 지식과 다른 북한의 객관적 사실을 접하면 처음에는 당혹스러움을 보인다. 하지만 결국 논리적인 사실에 수긍하며 수업에 참여한다."

 학자의 입장에서 남한과 북한의 미래를 예견해 보자면?

 "중장기적으로 북한은 자본주의화될 것이다. 이는 북한이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변화의 속도가 느려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뿐 그들은 서서히 자본주의화 되고 있다. 또한 현재 북한 내부에서의 화폐교환 즉 자본주의의 확장이 매우 빨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물론 아직도 국가 계획경제와 국가적 소유가 강하나 결국 시간의 문제일 뿐 결과적으로 북한은 자본주의화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만약 북한이 자본주의화 된다면 이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남한이 될 것이고, 이러한 변화에 시기적절하게 편승한다면 통일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북한이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택하게 된다면 북한이 주장하는 연방제의 정치형태는 필요 없게 된다. 만약 경제ㆍ사회적으로 사회주의인 북한이 경제적인 부분만이라도 남한과 같은 형태를 취한다면 유럽공동체 EU의 전신인 EC처럼 경제 공동체를 꾸릴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변화가 통일을 앞당기는 주요한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북한과의 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현재 경색된 남ㆍ북의 관계를 풀어낼 방법이 있는가?

 "현재로서는 매우 난망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우선 박근혜 정부의 통일철학의 유무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정부가 통일에 대한 의지가 있으면 북한과의 어떤 상황도 타개 가능하지만 의지가 없다면 불가능하다. 현재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약 5개월의 시간이 흘렀는데, 지난 5개월 동안 박근혜 정부로서는 북한과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 있다. 북한은 대통령 선거 1주일 전 장거리 로켓 발사를 했고,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기 2주일 전인 2월 12일 제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이에 남한은 예정되었던 한ㆍ미 합동군사훈련인 키리졸브훈련을 강행했다. 이런 사건들을 보면 박근혜 정부의 경우 손 한번 못쓰고 관계가 악화된 최악의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또 얼마 전 개성공단 재개 회담과는 별도로 금강산 관광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했는데, 정부에서는 `이산가족 상봉은 받아들인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 재개는 거부한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이 제안한 제안문의 요지는 금강산 재개가 주목적이며 이산가족은 부록의 느낌이다. 사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을 썩 달가워하지는 않는다. 이산가족 상봉으로 북한국민이 잘사는 나라인 남한의 국민과 접촉하게 되는데 이것은 북한 사회체제 유지에 결코 좋은 영향은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까지 북한은 항상 여러 협상 중 남한의 양보안을 받아들여 이산가족 상봉에 응해왔지 이산가족 상봉만을 단독으로 실행한 경우는 없었다. 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현 정부가 북한의 제한을 거절한 것은 그들의 심중을 몰랐다기보다는 정부의 북한과의 관계 개선 의지가 약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직까지 신뢰프로세스의 마스터 플랜이 없다. 8월 말이면 나온다고 했던 플랜이 아직까지는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또 다른 정책인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도 10월 쯤 나온다고 말하고 있지만 현제까지는 둘 중 어떤 것도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아 정책에 대한 속단은 이르다. 다만 통상적인 의미의 신뢰란 어려운 와중에도 상대방과의 양보를 통해 쌓아 나갈 수 있는데, 아직까지 남과 북 어느 쪽도 양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현재의 모습과 같이 우리가 원하는 것만 하고자한다면 상대에 대한 신뢰가 쌓이지 않는다. 만약 마스터 플랜이 나온 후에도 양보 없는 대화를 전제로 대북정책을 이어나간다면 정책의 실패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과거 보수 정권이었던 이명박 정부 때도 자신만의 대북정책인 `비핵ㆍ개방 3000`이 있었다. 이 정책은 성공한 것인가? 실패한 것인가?

 "비핵ㆍ개방 3000은 북핵 상황 진전에 따라 단계적으로 경제, 교육, 재정, 인프라, 생활향상 등 5대 분야 프로젝트를 추진해 10년 내에 북한주민 1인당 국민소득이 3천 달러 수준에 이르도록 돕겠다는 대북정책인데, 현재의 시점에서 본다면 비핵ㆍ개방 3000은 실패한 정책이다.

이 정책이 발표되었을 초기에 사람들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도움을 주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냐`라는 문제 제기를 했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이명박 정부는 북한과의 대립ㆍ고립으로 북한의 변화를 촉진하는 `전략적 인내`라는 미국의 대북 정책 방식을 그대로 따랐을 뿐 능동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지는 않았다. 결국 이 기간 동안 북한의 핵기술이나 장거리 로켓 기술만 발전했을 뿐 어떠한 변화도 이끌어내지 못하고 상황을 악화시켰을 뿐이며, 비핵ㆍ개방 3000 초기에 제기됐던 문제들이 현실화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미 50년 이상 분단돼 지내온 남한과 북한이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민족의 미래 번영을 위해서는 공동의 문제인 분단을 걷어내야 한다. 현재 남한의 성장률은 2%대의 정체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성장한 국가들이 가지는 고질적인 문제점인데 여기서 경제 위기와 청년 실업문제 또한 야기된다. 그렇다면 정체상태에 접어든 대한민국이 발전하기 위한 블루오션을 찾아야 하는데, 이 점에서 북한은 어마어마한 시장이다. 북한은 대략적인 계산으로도 약 7천조에 해당하는 지하자원이 매장되어 있다. 이러한 지하자원 강국을 적대적으로 돌린다면 앞으로 엄청난 안보비용이 들어가는 비경제적인 상황이 되지만, 이들과 우호적이라면 안보비용 감소와 동시에 블루오션 개발로 인한 경제적 이득 파생이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분단국이기 때문에 통일되어야 한다는 당위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통일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가 되는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은 반도국이지만 남한은 사실상 섬나라와 같다. 만약 북한과의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북한을 통한 육로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며 북한의 지하자원뿐만 아니라 태평양 국가들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로서의 대한민국의 새로운 부흥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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