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 김정자(1963~)
어머니의 푸른 들이
택배로 달려왔다
아침 햇살이
뜨겁게 따라오고
원두막 매미소리도
함께 묻어 따라왔다
콩이며 깨며
아! 어머니의 땀방울
보따리 보따리
묶어서 보내셨구나
바빠도 잘 챙겨 먹어라
목소리도 따라온다
약력
경북 안동 출생
2004년 <현대시조> 등단
참시조 대표. 고려학원 원장.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계신 어머니가 택배를 통해 농산물을 보내셨다. 콩과 깨 등 여러 가지 농산물을 정성스레 싸서 보내신 것을 놓고 시인은 어머니를 생각하고 있다. 뙤약볕 내리쬐는 아침부터 부지런히 일하셨을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르고 그러한 어머니의 고생을 알지 못한 채 철없이 뛰어놀았던 원두막도 떠오른다. 그리고 햇살 속에서 자지러지게 울어대던 매미소리도 쟁쟁하게 들려온다. 그 가운데 유독 짠한 마음으로 다가오는 건 어머니가 흘렸을 진한 땀방울과 그 땀방울 속에 담긴 사랑이다.
‘바빠도 잘 챙겨 먹어라.’ 눈물이 절로 고이게 하는 따뜻한 목소리다.
<천성수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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