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0:38 (금)
大丈夫(대장부)
大丈夫(대장부)
  • 송종복
  • 승인 2013.07.02 2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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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의 한자와 역사 이야기
大 : 대 - 크다, 丈 : 장 - 어른, 夫 : 부 - 지아비
장부(丈夫)는 남자를 뜻하고, 대장부는 남자다운 `위대한 남자`라는 뜻.
알아주든 말든 바른길 가는 `대장부` 많아야

 조선 세조(世祖)때 남이(南怡)장군은 시조로써 대장부를 과시했다. 즉 백두산의 돌은 칼을 갈아 다 없애고, 두만강의 물은 말을 먹여 다 없애리, 남아 이십에 나라를 편안하게 못하면, 후세에 누가 대장부라 불려주랴고 했다.

 대장부에 대해 맹자가 말하기를 `대장부란 천하의 넓은 곳에 거처하고, 천하의 바른 자리에 서며, 천하의 대의를 행해 나의 뜻이 이 세상에 받아들여지는 기회를 얻으면 민중과 함께 나의 뜻을 완수하고, 나의 뜻이 이 세상에 쓰여 지지 못하면 나 홀로 나의 도를 즐기며 살리라. 부귀도 나를 방탕하게 못할 것이오, 빈천도 나의 절개를 변하게 못할 것이오, 어떤 위협과 협박도 나의 지조를 꺾지 못할 것이니 이런 사람이 대장부`라고 했다.

 유교 경전(經典) 4서중에 `맹자` 책의 등문공편에 의하면 맹자(孟子)와 경춘(景春)이 대담하는 장면에, 경춘(景春)이 맹자에게 물었다. `공손연(公孫衍)과 장의(張儀)는 참으로 대장부가 아니라 할 수 있겠는가? 그들이 한번 성 `화`을 내면 제후들이 행여나 싶어 겁을 먹고, 그들이 조용히 있으면 온 천하가 다 조용하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맹자가 말하기를 `그들을 어떻게 대장부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대는 예(禮)를 배우지 않았던가? 장부가 갓을 처음 쓰게 될 때는 아버지가 교훈을 주고, 여자가 시집을 갈 때 떠나보내면서 어머니는 훈계를 한다. 너의 집에 가거든 공경하고 조심해 남편에게 어기는 일이 없게 해라. 남편에게 순종하는 것으로 정당한 것을 삼는 것은 아내가 하는 길이다`라고 했다. 이 말은 공손연(公孫衍)과 장의(張儀)가 집권층의 비위에 맞게, 갖은 아부와 교묘한 말재주로 상대방의 마음을 낚아채어 자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마치 교활한 첩이나 영리한 아내가 남편에게 하는 그런 수법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통렬히 비난한 것이다.

 세상 살기 힘들어 `둥글게 둥글게` 살아가는 것이 미덕이며 관행이라고 하는 요즘 세상.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둥글게 둥글게`라는 미명 아래 온갖 부패와 비리가 난잡하게 널부러져 있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 입맛이 그저 쓰기만 하다. 너무 곧으면 부러진다며 조금은 둥글게 살아갈 필요가 있다는 말을 종종 들었던 적이 있는데, 그 말에 공감하면서도 때로는 정말로 `둥글게` 사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의문을 품어본다.

 요즘은 대장부의 기질이 되지 못해서 스스로 먼저 포기해 버리는 그런 옹졸한 졸장부가 많은 게 아닌가 싶다. 묵묵히 불의와 항거하고 정의를 위해 싸우며 소외된 편에 서 있는 용기 있는 대장부가 없을까. 자책도 듣고 질책도 듣고 해, 누가 알아주든 말든 독야청청 한 그루의 낙낙장송처럼 푸름을 발하는 대장부의 군상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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