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13:17 (화)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 박태홍
  • 승인 2013.07.01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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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칼럼 본사 회장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예술 문화ㆍ연예계에서 많이 쓰이는 글귀다. 이 말은 고대 그리스 의학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히포크라테스가 남긴 명언 중의 하나다.

 사람의 일생은 짧으나 뛰어난 예술 작품은 작자가 죽은 뒤에도 오래 남는다는 의미가 담긴 데서 비유된 것 일게다.

 일각에서는 번역의 오류로 인해 의술이 예술로 바뀌었다는 설도 있지만 여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지금껏 Art 즉 예술로 통용되고 있다. 이 명언에 합당하는 사람들은 동ㆍ서양을 통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들은 가고 없지만 이들이 남긴 작품들은 지금도 우리들 주변 가까이에 있다.

 그들이 부른 노래를 들을 수 있고 그린 그림을 볼 수 있으며 소설 등을 읽을 수 있다.

 이들이 세상에 끼친 공헌이야말로 인간사에 길이 빛나고 먼 미래까지 이어질 것은 자명한 일로 보여진다.

 모차르트ㆍ베토벤의 교향곡이 지금도 교향악단에 의해 연주되고 있고 피카소나 고갱의 그림을 그림책에서라도 볼 수 있다. 또 일본의 국보급 작가 이노우에사스시의 작품과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를 우리들은 지금도 쉽게 접하고 있는 것이다. 왜 느닷없이 세계적인 인물들을 소개하고 그리워하는가? 필자는 그럴 수밖에 없는 빌미를 엊그제 찾았던 것이다.

 진주를 고향으로 하고 있는 고 남인수(본명 강문수, 1918~1962) 씨의 51주년 제례식이 지난 6월 2일 진주시 초장동 견불사에서 있었기 때문이다.

 견불사의 새롭게 지어진 절터가 고 남인수가 어린시절 뛰어놀던 놀이터라 혼령이 편안하게 잠들라는 주지스님의 배려가 제례 식을 올린 이유였다 한다.

 이날 주지 스님을 비롯한 불자들과 진주 강씨 문중의 어른들 또 고 남인수를 추모하는 일반인들 100여 명이 참석,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한다.

 이날 제례는 조촐했지만 경건하고 엄숙하게 치러졌다.

 고 남인수는 지금까지도 가요황제로 불리워 지고 있다. 살아 생전 1천여 곡의 가요를 불러 부르는 가요마다 히트를 했으니 그 미성의 음색은 여인네들의 가슴을 파고드는 뭔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불후의 명곡 `운다고 내사랑이, 오리오마는`으로 시작되는 애수의 소야곡을 비롯, 가거라 38선ㆍ감격시대ㆍ이별의 부산정거장ㆍ무너진 사랑탑ㆍ꼬집힌 풋사랑ㆍ산유화 등 열거할 수가 없을 정도로 많은 명곡을 남기고 4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갔어도 그가 부른 노래는 아직도 우리들의 가슴에 남아있다.

 게다가 고 남인수의 옛노래ㆍ무너진 사랑탑ㆍ애수의 소야곡ㆍ산유화 등은 컬러링에도 많이 애용되고 있어 우리들 주변을 떠날 수 없는 명곡들임이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그가 더 그린운 것은 진주시 초장동 새미골을 오가며 어린시절을 보낸 연유도 있겠지만 지난 22일 한국연예계의 가왕으로 칭송되는 조용필의 공연이 진주에서 있었다.

 가요황제의 고향에서 현시점의 가왕이 공연을 가졌으니 이를 구경한 관람객들이 고 남인수를 심사하는 마음이 더욱 애절했으리라 싶다.

 고 남인수의 전성기는 6ㆍ25 전쟁 전후였다. 근데 일제강점기 말기에 백련설ㆍ박향림과 함께 부른 혈서지원ㆍ그대와 나라는 태평양 전쟁을 지원하는 친일가요를 취입했다는 이유로 2008년 민족문제연구소로부터 친일인명사전수록 예정자로 명단에 오르기도 했지만 해방 이후 타계하기 전까지 한국연예인협회 부이사장ㆍ대한가수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한국가요계 발전에 큰 발자취를 남기기도 했다.

 진주에 있는 고 남인수의 생가는 문화재로도 지정돼 있다. 이외에도 진주에는 가요계의 큰별이 많다. 작곡가 김서정(본명 김명환) 나그네 설움의 이재호ㆍ목포의 눈물인 손목인ㆍ영화음악의 대가 정민섭ㆍ한국가요를 처음으로 세계에 진출시킨 이봉조 씨 등 모두가 진주태생들이다. 이를 미뤄볼때 진주는 문화의 도시와 더불어 한국가요계의 요람으로 손색이 없는 도시다.

 지금도 늦지 않다.

 우리들은 선대들이 쌓은 금자탑을 발굴, 재정비해 우리들의 것, 진주의 것으로 만들어 후세에 전해야 할 소임을 안고 살아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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