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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자 자발적 참여로 운영되는 가게 만들고 싶어요”
“봉사자 자발적 참여로 운영되는 가게 만들고 싶어요”
  • 원종하
  • 승인 2013.06.12 2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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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게 김해점 김정수 팀장
자원봉사자 62명 ‘고마운 손길’ 감사 기증 문화 아직 정착 안 돼 아쉬워
40ㆍ50대 여성 구매 방문 가장 많아 “기증은 더 필요한 사람과 나누는 것”

▲ “기부를 받아 직원 없이 자원봉사자들만으로 운영되는 매장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김해 아름다운가게 김정수 팀장.
 한때 김해의 가장 번화가였던 서상동. 이제는 과거의 명물거리를 신시가지에 다 내어주었지만 사람의 따스한 마음은 그대로 간직한 곳이 있다. 옛 극장 앞을 지나 골목을 돌면 아름다운 가게의 푯말이 보인다. 아름다운가게는 시민들에게 물건을 기증받아 되 살림터에서 물건을 분류하고 상품별로 등급을 매겨 가격을 정한 후 판매되는 매장이다. 이렇게 벌어들인 수입은 손길이 필요한 곳에 기부한다. 이곳의 팀장이자 매장을 운영하는 김정수(34) 팀장은 늘 기쁜 마음으로 우리가 필요로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더 필요로 하는 물건을 기증해 보다 나은 삶을 만들어가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는데 자부심을 느끼며, 이러한 매장이 점점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아직도 기부문화가 정착이 돼 있지 않아 아쉬움도 많지만 성숙한 시민의식과 함께 성장해가는 것이니 많은 시간이 필요함을 알고 있었다. 앞으로의 목표를 통해 더 많은 분들이 매장을 찾기를 바랐으며 자원봉사자들에게 끊임없는 감사의 마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 팀장의 아름다운 마음을 통해 성장해 가는 아름다운 가게의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어떻게 아름다운 가게의 팀장을 맡게 됐나?

 “대학교에서 전공을 사회복지로 했다. 그러니 자연스레 사회복지와 관련된 일들을 많이 했다. 국제NGO에서 4년간 근무를 했고 복지관에서 1년간 근무를 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가까이 있는 직업을 계속해서 하고 싶었고 그러면서도 환경문제를 다루는 곳에서 일을 하고 싶었다.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곳이 아름다운가게라고 판단이 돼 망설임 없이 선택했고 김해에 팀장으로 온지 2년이 됐다.”

 - 전국적으로 아름다운가게는 언제 시작했는가?

 “이미 많은 사람이 알다시피 아름다운가게의 최초 설립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지난 2002년 안국동에 설립을 했으며 박원순 시장이 이사장직을 내려놓은 뒤 아름다운 재단과 분리돼 독립 운영하게 됐다. 초창기에는 매장의 개념보다는 바자회처럼 운영을 했는데 예상보다 인기를 크게 끌었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도 재활용품을 기부를 받은 뒤 판매해도 인기를 끌 수 있다는 희망을 봤고 계속해서 성장해갔다. 현재 전국 127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그 중에서 김해는 2009년에 설립된 84호점이다.”

 - 현재 김해 아름다운가게 매장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매장에 많은 분들이 일을 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직원은 팀장인 저와 간사 한 분을 두어 두 분이 전부다. 그 외에 모든 분들은 자원봉사자 분들인데 정기자원봉사자가 현재 62명이다. 이 분들은 1주일에 하루 4시간씩 돌아가며 자원봉사를 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 자원봉사자 신청은 어떻게 받는가?

 “절반 정도는 인맥을 통해 찾아오시며 또 나머지 절반 정도는 각종 광고를 통해 찾아오신다. 이렇게 오신 분들은 간단한 면접을 진행하는데 스스로 일을 찾아내고 오랜 기간 함께 할 수 있는 분들을 찾아내기 위해서이다. 지금 있는 62명의 자원봉사자들 중 상당수가 오픈 때부터 함께 하고 있다. 김해는 참 많은 분들이 참여하려고 한다. 그것은 그만큼 김해시민들이 어떤 자극만 주어지면 열심히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참 고마운 분들이다.”

 - 물건은 어떻게 기증 받아오는가?

 “한 달에 평균 250명 정도의 분들이 기증을 해준다. 종류별로 보면 1만 2천점 정도 된다. 매장으로 직접 물건을 들고 오시는 직접 기증자들이 많고 그 다음으로 저희가 방문해 기증을 받는 방법이 있다. 마지막으로 택배로 보내는 방법이 있는데 이곳 김해에서는 택배로 보내는 분들은 많지 않고 직접 기증하시는 분들이 많다. 홍보는 김해시보를 통해서 하고 있고 지역 축제나 행사시 직접 부스운영을 통해 하고 있으며 지역 축제 때 시민들과 함께 하려고 한다.”

 - 기증 받아오는 물건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다양하다. 의류ㆍ신발ㆍ가방ㆍ책ㆍ유아용품ㆍ그릇ㆍ조그마한 가전제품 등이 주 기증받는 품목들이다. 기증하시는 분들과 매장을 방문해 물건을 구매하시는 분 모두 40ㆍ50대 어머니가 가장 많다.”

 - 아무래도 잘 나가는 물건이 있고 그렇지 않은 물건들이 있을 것이다. 부족한 물건들은 어떻게 구비하나?

 “예측이 불가능하고 또 우리가 계획을 세우기에도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런데 몇 년씩 운영을 해보면 각 매장마다 특징이 있다. 모자란 물건과 남는 물건은 우리 매장 주변 인근 지역의 7개 매장들과 물건을 순환해가면서 판매를 한다. 우리 김해 매장 같은 경우는 주변에 구제 가게가 많아서 그런지 의류가 잘 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기증 받는 물건 중에서는 의류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남는 의류를 창원과 같은 인근 지역의 매장으로 보낸다. 반면 생활 잡화는 외국인에게 인기도 있고 우리 김해 매장이 기증 받는 물건 보다 나가는 물건이 많아 주변 매장에서 물건을 받아온다.”

 - 지금까지 매장을 운영하며 얻은 경영 철학이 있는가?

 “아직 2년 밖에 되지 않아 철학을 논하기는 힘들다. 다만 우리 매장은 직원이 2명 있지만 이 두 명의 직원이 없어도 자원 봉사자들이 자발적인 경영을 통해 잘 운영되는 그런 가게를 만들고 싶다. 서울에서는 한 군데가 그렇게 운영되고 있다. 태동자체가 봉사자들로 운영이 될 수 있는 가치를 지향하고 있기에 그런 날이 와서 스스로 운영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자발적 참여와 환경문제가 대한 인식을 확산하고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 그렇다면 가장 기뻤던 기억은 언제인가?

 “봉사적인 삶 자체가 매일 매일 기뻐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아직 직원은 불과 2명이지만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매장이 너무나도 잘 운영되고 있다. 일을 스스로 찾아내고 밝게 활동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이러한 자원 봉사자 분들이 나에겐 큰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 반대로 힘들었던 적은 있는가?

 “힘들기보다는 아직 기증 문화가 덜 잡혀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지 않지만 소수의 사람들이 물건을 기증할 때 쓰레기를 처리하듯이 마구잡이로 주는 경우가 있다. 우리의 최종 모적은 리사이클이다. 즉 물건이 재생되도록 해 판매를 해야 하다 보니 상태에 따라 물건을 가려가며 기증을 받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도 불편해 하시는 분들도 있다. 이럴 땐 힘든 부분이 있다.”

 -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가?

 “지난 5년 동안 우리 매장은 약 2억 정도의 매출을 좋은 곳에 기부하는 등 잘 사용하고 있다. 복지관이나 차 상위 계층 생활비 지원, 의료비 지원, 주거환경 개선 등에 지원하고 있다. 이렇듯 기증 받은 물건들을 잘 가려 필요하신 분들에게 판매를 해 수입을 올려 좋은 곳에 사용되니 이러한 우리 아름다운가게의 의미를 알고 기증할 때 조금 더 좋은 마음으로 해준다면 더 큰 의미가 있는 기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내게 필요 없어서 주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지만 더 필요한 삶들을 위해 물건을 기증한다는 생각을 해줬으면 한다.”

 - 아름다운가게를 운영하기 위해선 운영비가 필요할 것이다. 어떻게 조달하나?

 “아름다운가게는 기업이 후원해서 운영되는 경우가 있고 시민들이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운영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우리 김해는 아름다운가게의 운영비를 받아 사용하고 있다. 이 부분이 많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 달라.

 “우리 매장이 시장에 있다 보니 잘 노출되지 않아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다.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불만을 토로하시는 분들도 종종 있다. 이것이 풀어야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노출이 잘 되는 내외동 도로변으로 이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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