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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등축제 중단을 촉구하며…
서울등축제 중단을 촉구하며…
  • 박태홍
  • 승인 2013.06.04 0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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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본사 회장
 지금 이 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기본도, 원칙도, 상식도, 법리도 없는 듯하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서울특별시의 그릇된 정책 입안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세계화 시대에 세계로 눈길을 돌려야 할 서울특별시가 지방도시에서 가꾸고 다듬어 온 문화행사를 송두리째 뺏어가려 하고 있는 것이다.

 진주시는 문화의 도시답게 개천예술제의 부문인 유등행사를 별도로 떼어 내와 남강 유등축제를 만들었다. 그리고 다듬고 가꿔 온 지 10여 년.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문화예술인들의 결집된 노력으로 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되는 결실을 이뤄낸 진주인만의 자부심이며 자랑거리다. 그리고 진주시의 지적 재산이다.

 그런데 서울특별시가 오는 11월 서울등축제를 개최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런데도 이를 말리려는 기관이나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진주 사람들만 이럴 수 있나? 를 외치며 분개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말 그대로 특별시다. 우리나라 인구의 20%가 서울에서 살고 있다. 이런 관계로 서울시장의 자리는 막강하다. 중앙 정부의 지휘를 받지 않고도 독자적으로 예산 편성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일부 세금 조달 등 징수도 행사할 수 있는 절대적 권한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일까? 진주시가 서울등축제 반대를 피력해도 박원순 서울시장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출범한 서울등축제 대응 진주시 비상대책위원회가 서울 등축제 중단 운동을 여러모로 전개하고 있는데도 묵묵부답이다. 논문 한 편만을 표절해도 공직자로서 자격이 상실되고 상표 하나만을 도용해도 형사처벌을 받는 이 나라에서 버젓이 문화행사를 베껴가고 있는데도 이를 저지하는 사람이 없으니 심각한 문제 아닌가? 현실이 이러하니 죽으나 사나 진주인들만이 이를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훗날 법리적 대응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진주인들은 팔을 걷어붙이고 서울등축제 중단을 전국에 고하기로 했다. 그리고 서울등축제 대응 진주시 비상대책위와 별도로 20여 개 사회단체가 일사불란한 서울등축제 중단 운동을 펼쳐 나가기로 했다. 박원순 시장의 면담을 릴레이 형식으로 하는 등 구체적인 중단 운동 계획도 마련했다고 한다. 이 같은 소모적인 논쟁의 불씨를 남긴 건 서울특별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제대로 된 시장이라면 그리고 자타가 공인하는 저작권법의 권위자라고 자부한다면 법률적 검토를 인용해서라도 서울등축제 해당 부서에 중단 지시를 내려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박 시장은 시민운동가로 자처하고 있다. 또 그렇게 행세해 왔다. 2011년 치러진 서울특별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범야권 단일후보로 시장이 된 사람이다. 2013년 서울시의 예산 규모가 20조 6천여만 원이고 인구수는 1천만 명을 넘어섰다.

 역대 서울특별시장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부분 국가와 민족을 위해 뚜렷한 족적을 남기신 사람들이다. 윤보선, 허 정, 장기영, 윤치영, 김현옥, 구자춘, 양택식, 정상천, 고 건, 박세직, 최병렬, 조 순, 이명박, 오세훈 등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뇌리에 각인돼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서울특별시란 중앙정부와 버금가는 행정 규모와 예산 등이 뒷받침되는데다 앞서 언급했듯이 권한 또는 절대적이기 때문이리라. 이 때문에 오세훈 전 시장 특별시장도 자기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전면 무상급식을 반대하다 물러난 것이다. 오세훈 시장은 약속을 중시하는 정치인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른 재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은 어렵잖게 시장 자리를 꿰찬 것이다.

 이토록 서울시와 진주시만의 갈등의 불씨를 안기고 있는 수장,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은 어떤 사람인가? 1956년 창녕에서 태어났으니 57세의 경남 태생 사법고시 출신 변호사다. 잠시 검사로 재직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사회활동은 대한변협인권위원, 참여연대 사무처장, 아름다운재단총괄상임이사 등 지금 현세에 논란이 되고 있는 을의 위치에서 일한 경험이 많은 사람이다. 그 때문에 살아오는 동안 대기업 사외이사 론스타 후원금 수수, 배우자의 인테리어 회사 의혹, 아들의 병역 재건 판정, 딸의 법대전과 호적 쪼개기 형제 병역 기피, 학력 등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게다가 자타가 공인하는 시민운동가 저작권법의 권위자라면 현시점에서 볼 때 을의 위치에 있는 진주시의 분노한 시민 정서를 짐작했어야 한다. 그러면 서울등축제 중단을 고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잠재워야 한다. 이는 진주시의 지적 재산 남강 유등축제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저작권법을 다루는 변호사 박원순의 소임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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