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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누릴 때 전쟁 잊으면 반드시 위기 온다"
"평화 누릴 때 전쟁 잊으면 반드시 위기 온다"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3.06.02 2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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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호국보훈의 달 연속 인터뷰 / 장재환 육군 39사단장
▲ "북한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시간과 장소에서 여러 유형의 도발을 할 수 있어 우리 군은 만반의 대비태세를 견지하고 있다"고 말하는 장재환 39사단장.

 왜 이 시대에 국가 안보인가. 올해 6월 호국보훈의 달은 여느 해보다 남다르다. 북한의 도발은 현재진행형이고, 대외적인 안보 위기도 만만찮다. 일본 보수주의자들의 망언은 우리 국민들을 분노하게 한다. 이 분노의 원줄기는 나라 잃은 아픔이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전쟁은 게임에서만 존재한다. 하지만 `평화를 누리면서 전쟁을 잊으면 위기는 찾아온다`는 말을 새기기에는 요즘이 딱이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월 한 달 국가 안보를 새삼 되돌아보는 `연속 인터뷰`를 마련했다. 누구나 `안보 없이 내가 없다`는 실제적인 진리를 마음판에 새기면 좋겠다. 첫 자리에서 장재환(54) 육군 제39 보병 사단장의 이야기를 듣는다.

민ㆍ관ㆍ군ㆍ경 통합방위태세 확립 중요
입대 사병, 북한 실상 너무 몰라 아쉬워

"올 현충일 창원 충혼탑 참배는
민ㆍ군ㆍ관 함께 뜻 새길 예정"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사단에서 어떤 행사를 준비하고 있나.

 "올해는 6ㆍ25전쟁 정전 및 한미동맹 60주년이 되는 해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국방부는 참전용사 명예 선양 및 전통 계승과 안보관 확립 사업, UN 참전국 감사활동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사단에서도 민ㆍ관ㆍ군이 함께하는 의미있는 행사가 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오는 6일 창원 현충탑 참배를 민ㆍ관ㆍ군이 함께할 예정이다.

 6월 25일에는 부대개방 행사, 청소년 호국문예 행사를 연다. 산하 부대는 6ㆍ25 참전용사를 초청해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전쟁의 실상을 일깨우는 시간을 갖는다."

 △6ㆍ25전쟁 발발 63주년을 앞두고 청소년들의 안보의식 고취를 위해 39사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은.

 "입대 사병들은 북한의 실상을 너무 모른다. 입시 위주 공부로 역사ㆍ안보의식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신병교육 5주 동안 사단장인 내가 직접 2시간 정신교육을 한다. 정훈장교나 대대장은 산하 부대에서 장병들에게 집중 정신교육을 한다.

 2011년 도교육청과 협약을 맺고 초ㆍ중ㆍ고 학생을 대상으로 `나라사랑 교육`을 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올해는 `찾아가는 교육`과 `찾아오는 교육`을 하고 있다. 여군 장교는 여학교를 찾아가 안보교육를 하면 인기가 높다.

 시설에 찾아오는 `남해 보물섬 사관학교`는 올말까지 6회에 걸쳐 380여 명을 교육할 예정이다. 2박3일 병영생활을 체험하면서 전시된 군장비를 보고 안보교육을 받아 어린 아이들이 국가관을 갖추게 된다. 1억 예산을 들여 만든 `창녕 나라사랑 빛벌 체험학교`는 올말까지 5차례 430여 명이 거쳐간다. 이 체험학교는 다른 시ㆍ군에서 벤치마킹을 할 정도 교육내용이 좋다. 대학생ㆍ직장인들의 안보교육 요청이 있으면 기꺼이 찾아간다."

 △아직도 북한의 도발 위협이 여전한데, 젊은이들이 가져야 할 안보관은.

 "6ㆍ25전쟁 이후 북한을 2천950여 회의 크고 작은 도발을 해 왔고, 도발이 없었던 해는 5년 안팎에 불과하다. 지난 2010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과 최근 3차 핵실험, 3ㆍ20 사이버 테러, 개성공단 폐쇄 등을 통해 북한은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앞으로 북한의 도발 양상은 바뀌어 후방에서 누가 했는 지도 모를 테러 등을 감행할 수 있다. 북한은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도발해 올 것이다. 현재는 안보 위기 상황이다.

 2010년 북한의 큰 도발이 있었지만 젊은이들이 예상과 달리 입대를 기피하는 일이 없었다. 해외 영주권자들의 입대가 되레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주고 싶은 말은 천하수안 망전필위(天下雖安 忘戰必危)이다. `세상이 아무리 평안해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기가 온다`는 교훈이다. 지금의 평화를 계속해 누리려면 전쟁을 잊어선 안 된다."

 △민ㆍ관ㆍ군ㆍ경 통합방위태세를 위한 사단의 활동은.

 "북한의 예상하지 못한 도발이나 주체가 불분명한 테러에 대비하기 위해선 확고한 민ㆍ관ㆍ군ㆍ경 통합방위태세 확립이 중요하다.

 우리 사단ㆍ연대ㆍ대대 훈련은 지자체와 연결돼 있다. 홍준표 도지사가 통합방위회의 의장을 맡아 주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평상시 인적 네트워크를 점검한다. 위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역할 분담 매뉴얼을 점검한다. 특히 화상회의를 열어 통합방위 개념을 확고히 하려고 한다. 경남도는 어느 시ㆍ도보다 통합방위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다."

 △올해 6ㆍ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 결과와 의의는.

 "올해 경남 지역 6ㆍ25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은 지난 4월 8일 마산 종합운동장에서 개토식을 한 후 한 달간 진행됐다. 영결식은 지난 29일 창원 실내체육관에서 거행됐다. 이번 유해발굴 사업에서는 총 25구의 아군 전사자 유해를 발굴하고 147점의 유품을 수습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사단 장병 170여 명은 매일 험한 산을 오르며 유해가 손상되지 않도록 `정성스럽게` 호미와 손으로 작업을 했다. 이들은 전투식량과 주먹밥을 먹으며 단 1구의 유해라도 더 찾으려고 애를 썼다. 유해를 발굴하면 사단장과 장병들은 유해에 절을 하고 태극기를 덮어 앰뷸런스로 옮겨 임시보관소에 보관한다. 그 후 DNA 감식을 거쳐 현충원에 안장한다. 유해발굴 사업은 2002년부터 이어지면서 처음 예상보다 많은 `성과`를 올렸다. 유해발굴 사업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라 생각한다. 또한 살아있는 나라 사랑의 교육의 현장이 되고 있다. 많은 장병들과 유관기관 종사자, 학생들이 현장을 찾거나 임시 봉안소를 들른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은 반드시 국가가 책임을 진다는 믿음을 줄 수 있는 작업이기도 하다."

 △사단이 함안 군북으로 이전하면 부대에 어떤 변화가 오나.

 "사단은 2015년 이전을 목표로 기초공사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일부 이주 주민들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지만 모든 부대공사 과정은 주민과 사단이 `윈윈`하도록 할 것이다. 군 부대가 군북으로 가면 지역이 크게 변모할 것이다. 우선 부대원 자녀들이 학교에 다니게 되면 교육환경이 나아질 것이다. 면회객의 출입이 잦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지역 인구 증가는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사단은 현대화된 병영시설과 복지시설이 들어서기 때문에 장병들의 생활여건이 전반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군사훈련장 여건이 나아져 전투력이 향상될 것은 묻지 않아도 빤한 이치다."

 △사단장으로서 또한 개인으로서 늘 가슴에 담고 있는 군인관ㆍ국가관은.

 "육군사관학교에 1979년 입학해 임관한 지는 30년이 됐다. 오랜 군 생활을 하면서 직책을 수행하는 것은 국가로부터 큰 혜택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항상 `나의 생각이 국가와 군에 기여하고 있는가`를 마음에 새기고 있다. 또한 39사단이 경남도를 잘 방위해 도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도민을 위한 군대 나아가 국민을 위한 군대를 이끄는 데 남은 군 생활을 바치려 한다.

 최근 하시모토 망언이 우리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 망언은 결국 나라를 잃었기 때문에 겪는 아픔의 연장이다. 우리 대한민국은 피로 지킨 나라다. 군인으로서 후손들에게 강한 나라를 물려 주는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한 사단 장병들이 국가방위의 능력을 잘 갖추는 데 한층 힘을 쏟을 것이다.

 안중근 의사가 글로 남긴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은 군인의 본문이다`는 각오는 경남지역 안보를 책임진 사단장이자 군인의 한 사람으로 국가에 헌신하는 것이 가장 큰 본분이라는 생각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국가안보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

 "북한 측은 남한 적화통일 전략를 그대로 갖고 있기 때문에 감시의 끈을 늦추면 절대로 안 된다. 북한은 그동안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선을 제시해 남북대화 단절의 책임을 한국 측에 전가한 다음 긴장을 고조시키고 도발을 한 후 협상을 시도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대남 도발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단호한 응징이 필요하다.

 국가 및 군사 중요시설이 많은 경남에는 북한이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테러 가능성이 높은 만큼 39사단은 이런 북한의 도발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도민들은 북한체제의 본질과 대남 전략 실체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는 경구를 우리 도민들은 마음에 넣어 둬야 한다."

   장재환 사단장은 아내 이종례(51) 씨로부터 "남들에게 하는 반만 해달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강직한 군인정신을 가진 장 사단장은 빈틈없는 군 생활로 바가지를 긁혀도 그는 가정에서도 인기있는 `지휘관`이다. 장 사단장은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는 큰딸과 대학생 작은딸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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