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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소비자 상생하는 유통구조 개선책 되길
생산-소비자 상생하는 유통구조 개선책 되길
  • 연합뉴스
  • 승인 2013.05.27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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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도매시장에서 정가ㆍ수의매매를 늘리고 직거래를 활성화하며 수급관리를 체계화한 것이 핵심이다. 지금은 경매 위주인 도매시장 거래에서 정가ㆍ수의매매의 비중을 2016년까지 20%로 높여 가격의 급등락을 막고, 농산물의 산지-소비지 간 직거래 비중도 확 끌어올려 유통비용을 줄여보겠다는 것이다. 농협 같은 생산자단체의 유통계열화도 추진한다. 요컨대 전통적 유통 시스템에 대해선 인위적 구조조정 대신 효율성 제고에 치중하고, 직거래와 생산자단체를 키워 농산물 유통경로 간에 경쟁체제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를 구성해 이해관계자 간 소통과 합의도 강화하겠다고 한다.

 이번 대책은 핵심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다. 밥상물가의 불안을 막고, 생산자는 더 받고 소비자는 덜 내는 상생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농산물은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가격 등락 폭이 커진데다 5~6단계에 이르는 복잡한 유통구조 때문에 유통비용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품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소매가격의 40~45%가 유통비용이라고 한다. 한때 김장 무의 유통비용이 소매가격의 80%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지적을 낳은 적도 있다. 생산자는 제값을 못 받고 소비자는 비싸게 사는 게 농산물 유통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셈이다. 이 때문에 유통구조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농산물 값이 뛸 때마다 도마에 오르던 단골 메뉴다.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유통구조 개선 태스크포스’를 가동했고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3월 농협하나로클럽을 방문해 “이번 정부에서 유통구조 개선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개선책에 따라 직거래와 생산자단체의 유통 비중이 지난해 16%에서 2016년 30%로 늘어나면서 10~15%의 유통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배추ㆍ무ㆍ고추의 전월 대비 가격변동률도 종전의 절반인 10% 안팎으로 축소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정부 분석처럼 이번 대책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아쉬운 점도 있다. 긴 호흡으로 구조 개선에 무게를 둬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만한 내용이 적다. 아울러 기존 대책과의 차별성도 떨어져 보인다. 정가ㆍ수의매매 확대방안은 이미 지난 정부에서 다뤄졌고, 직거래 활성화도 농산물 가격 급등 때마다 등장했던 내용이다. 도매법인의 사업범위를 저장ㆍ가공ㆍ물류로 넓혀주는 내용을 담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신선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이왕 멀리 내다본 정책을 내놓은 만큼 유통현장에 뿌리내리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매년 1조 원 안팎을 들인 유통구조 개선사업의 체감효과가 미진했다는 점을 유념하고 시행과정에서 부작용이나 보완점이 있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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