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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飯事(다반사)
茶飯事(다반사)
  • 송종복
  • 승인 2013.05.14 2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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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은 부정ㆍ비리를 ‘다반사’로 저지른다
▲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 수석부회장
茶 : 차 - 다, 飯 : 밥 - 반, 事 : 일 - 사
‘차 마시고 밥 먹는다는 뜻’으로 늘 있어서 이상하거나 신통할 것이 없는 일.

 항다반(恒茶飯) 또는 항다반사(恒茶飯事)라고도 한다. 본래 불교용어로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일을 의미한다. 극히 일반적이고도 당연한 일로서 불교 중에서도 선종(禪宗)에서 유래됐다. 참선 수행을 하는 데는 유별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고, 차를 마시고 밥을 먹듯이 일상생활이 곧 선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상징한다.

 중국 당나라 조주어록(趙州語錄)에 의하면 조주선사(趙州禪師: 778-897)는 차(茶)를 매우 잘 마셨기 때문에 찾아오는 사람에게는 으레 차를 권했다. 하루는 어떤 사람이 절에 찾아오자 조주선사가 그에게 물었다. ‘댁은 이 절에 몇 번이나 오셨는지요?’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러십니까? 그러면 차나 한 잔(盞) 드시지요,’

 그 사람이 차를 마시고 떠난 뒤에, 또 한 사람이 절을 찾아오자 조주선사가 역시 그 사람에게 물었다. ‘댁은 이 절에 몇 번이나 오셨습니까?’ ‘예, 저는 여러 번 왔었습니다.’ ‘그러십니까? 차나 한 잔(盞) 드시지요.’ 그러자 옆에서 차를 나르던 시봉스님이 조주선사에게 물었다. ‘스님, 이 절에 처음으로 온 사람이나 여러 번 온 사람에게 모두 차(茶)를 권하시니 어찌된 까닭입니까?’ 이 말을 들은 조주선사가 말했다. ‘아하! 내가 그렇게 말했었나? 그럼 자네도 차나 한 잔(盞) 들게’ 한 말에서 늘 하는 뜻으로 다반사(茶飯事)라 했다.

 요즘 다반사(茶飯事)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정치인들은 정치인(政治人)대로, 행정가는 행정가(行政家)대로, 교육자는 교육자(敎育者)대로, 이 ‘人ㆍ家ㆍ者’들의 돌림 자(字)들은 매사에 있어서 처음 군림(君臨) 할 때는 그런대로 의욕적이고 실천적으로 계획을 세웠다가도 날이 가고 달이 가면 내가 언제 그런 얘기가 있었던가 하는 것이 바로 조주선사의 다반사가 아닐까? 그러다가 차기 선거기회가 오면 또 온갖 현혹지사를 들먹이곤 한다. 이와 같은 다반사를 다반지사로 알고 민초들도 의례히 또 다반사는 다반사이구나 하는 통수를 바로 잡는 ‘人, 家, 者’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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