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0:34 (금)
‘쩐’의 노래
‘쩐’의 노래
  • 정창훈
  • 승인 2013.05.12 2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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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훈 김해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박근혜 정부에서 복지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마련은 정권의 생사가 걸린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개인도 돈만 있으면 여유롭게 살 수 있는데 문제는 돈이 없어서 힘들게 살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국가도 돈만 있으면 국민을 여유롭게 살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데 돈이 없어서 맘 같이 안 되는 것이다. 특별하게 재원을 만드는 묘수를 생각해낸 것이 지하경제를 양성화해서 세입을 늘리고 세출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자는 것으로 지하경제에서 돈을 버는 사람을 관리하자는 것이다. 일반 시민들이 지하경제를 주도하지는 않는다. 할 만한 사람들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돈이란 무엇인가.

 어떤 이는 ‘상대방을 읽는 통찰의 언어’, ‘모든 악의 시작’, ‘행복의 시작’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러한 돈의 속성은 첫째, 돈은 욕망에 따라 흐른다.

 돈은 인간의 욕망에 따라 움직이고 이동한다. 우리 마음이 가는대로 돈도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돈은 현실과 이상세계를 오고 가며 우리의 영혼과 육신을 더럽히기도 하고 아름답게도 하는 일종의 허상이다.

 둘째, 돈은 평등하지 않다.

 헌법 제11조에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해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라고 명시돼 있으나 이는 성문화된 법률에 따라 평등할 뿐이고 태어나고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서로 평등할 수 없다. 지금도 ‘탄생과 죽음’ 그것은 누구에게나 평등하지만 돈은 어떤 이에게는 축복과 목숨의 연장을 가져다주고 어떤 이에게는 삶의 단축시키게 할 것이다.

 셋째, 돈은 인간의 윤리를 이해하지 못한다.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다고 해서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노력하는 자는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이는 돈의 흐름과 인간의 윤리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넷째, 돈은 혼자 가만히 있지 못한다.

 돈은 뭉치기를 좋아해서 잘게 쪼개어 흩어 놓아도 하나 둘 일어서서 다시 엉켜 붙어 하나의 둥근 덩어리를 이루는 강한 표면장력이 있다. 이렇게 푼돈은 푼돈대로 목돈은 목돈대로 자기 분수 이상으로 몸을 굴리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다섯째, 돈은 외로움을 많이 탄다.

 돈은 가는 곳마다 모두가 반갑게 맞이해준다. 은행을 찾아가는 고객에게도 돈하고 함께 가는 고객은 돈 따라 대접을 받는다. 하지만 실제로 자신의 몸집을 키워주거나 불려주는 곳은 아무데도 없다. 운이 좋아 몸집을 키우는 경우도 있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폐인이 되기도 한다. 심지어는 평생 모은 돈을 주식으로 잃고 억울해서 자살을 하는 경우도 있다. 돈이 머물다 떠난 자리는 더욱 쓸쓸하고 외롭다.

 여섯째, 돈한테 의심이 많다.

 우리는 종종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거짓말을 한다고 말하지만 돈은 들을 줄은 알지만 말할 줄 몰라서 거짓말을 할 수가 없다. 항상 인간이 거짓말을 하고 돈에게 뒤집어 씌우고 있다. 돈은 사람이 쓰고 거짓말은 돈이 뒤집어 쓴다.

 일곱째, 돈은 자생력이 강하다.

 저축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돈의 자생력이라는 용어가 필요한 이유다. 버는 대로 흥청망청 쓰다보면 갖고 싶은 물건은 쌓이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녹이 쓸어 못쓰게 되고 필요할 때는 돈이 없어 돈으로부터 버림을 받게 된다.

 쩐이 생기는 대로 저축하는 생활이 돼야 노후를 안락하고 편안하게 보낼 수 있다. 돈은 모이기만 하면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외로워서 보금자리를 스스로 만든다. 인생은 돈과 함께 노래하다가 돈과 함께 생을 마감한다. 서글프지만 즐겁고 재미있는 돈의 노래를 불러야 한다. 돈이 인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는 시민들을 위해 쓰여야 할 소중한 예산이 엉뚱한 곳으로 빠져나가는 관례가 중지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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