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회와 창원시의회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도민은 마음이 아프다. 경남도의회 야당 도의원 모임인 민주개혁연대가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 처리에 반대하며 점거했던 도의회 본회의장 농성을 지난 25일 밤 풀었다. 본회의장 문을 묶은 쇠사슬과 노끈을 제거했다. 본회의장을 점거한 지 2주 만이다. 창원시의회는 지난 23일 창원시 통합청사 위치를 옛 창원시청으로 하는 조례안이 시의회에서 기습 처리되자 마산지역 의원들이 의장석을 점거하고 거칠게 항의, 난장판이 됐다. 이날 이에 앞서 마산시 분리 건의안도 의결됐다. 경남도의회와 창원시의회가 앞으로 계속 흔들릴 게 분명하다.
도의회는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의 강력한 불씨로 여야가 언제 다시 충돌할지 모른다. 폐업을 한 달 유보했지만 도의회 앞 광장은 언제 보건의료노조와 경찰이 맞설지, 본회의장은 언제 야당의 농성이 다시 이어질지 모른다. 강력한 폐업 뇌관은 언젠가 터질 기세다. 홍준표 지사가 폐업 카드를 거둘 생각을 않기 때문이다. 여하튼 도의회가 심하게 흔들려도 도민의 마음을 잘 녹여 합의점을 만들어 내기를 바라는 것은 실록의 계절에 눈발이 휘날리기를 기대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통합 창원시의 통합 뿌리가 크게 흔들렸다. 이제 겨우 통합의 뿌리가 땅속에서 힘을 내 뻗으려고 하는데 크게 타격을 입어 혹 ‘생명’이 떨어져 나갈까 걱정할 판이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마산 분리는 있을 수 없다”고 110만 시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목소리를 높였다. “시정 책임자로서 무한책임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꽤 긴 날 동안 옛 3개 지역을 정서적ㆍ화학적 통합을 시키지 못한 데 대해 시장으로서 책임이 작다고 할 수 없다.
통합 창원시의 세 식구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서로 고집을 누를 수도 없고 상대의 주장을 받아주기도 어렵다. 그러면 서로 갈 곳으로 가는게 낫다. 갈등은 원뿌리는 통합 시청사의 소재지 선정 문제에 있다. 창ㆍ마ㆍ진 3개 도시 대표들은 2010년 통합 당시 시 명칭은 창원시로 하되 신청사는 마산종합운동장과 진해 육군대학 부지를 공동 1순위로, 창원 39사단 이전부지를 2순위로 정했다. 하지만 세 지역의 해석은 다르다. 통합 당시의 합의는 후보지의 순위만 정했다는 것. 최종 확정은 통합 시의회로 넘겼다고 하는데, 세 지역 시의원들에게 물어보면 해석이 다 다르다.
도의회와 창원시의회를 흔드는 사안은 결코 작은 게 아니다. 도의회가 진주의료원 사태를 순리대로 풀어내면 지금 적자를 내고 있는 전국의 많은 공공의료원에게 경종을 울리고, 올바른 길을 열어주는 시금석이 된다. 창원시의회가 다루는 통합 후유증은 전국적인 관심사다. 전국의 여러 지자체가 통합을 계획하고 있는데, 다시 분리되거나 통합 잡음을 제거하지 못하면 창원시는 체면을 구기게 된다. 도의회와 창원시의회가 한창 아파하면서 전국적인 뉴스를 생산하고 또 앞으로 만들어 낼 모양새다. 숱한 흔들림 속에 제자리를 잡는 세상 이치 같이 양 의회가 흔들리면서 성숙해 간다면 도ㆍ시의회를 바라보는 도민은 위안을 삼을 수도 있겠다. “천 번을 흔들려도 도민의 뜻을 온전히 풀어낸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