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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꿈 놓지 못하는 이경규
영화 꿈 놓지 못하는 이경규
  • 연합뉴스
  • 승인 2013.04.22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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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줄면 영화 공부 제대로 할 것"
`전국 노래자랑` 5월 개봉 "가장 닮고 싶은 사람
클린트 이스트우드거장 감독된 과정 존경"

▲ 영화 꿈 놓지 못하는 이경규
 국내 방송계에서 개그맨이자 진행자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경규(사진ㆍ53). 그에겐 아직도 꿈이 있다. 대학 시절 영화학도로서 꾸던 푸른 꿈의 빛깔이 30년이 지났어도 바래지 않은 듯했다.

 늘 마음속에 `영화`라는 끈을 붙잡고 살아온 그는 30대 초반에 `복수혈전`(1992)을 연출했고 40대에 `복면달호`(2007)를 제작했다. 그리고 다시 5년간의 준비 끝에 새 영화 `전국노래자랑`을 내놨다.

 그에게 영화에 대한 꿈을 왜 그렇게 놓지 못하는지 물었다.

 "성격상 뭐든 끝까지 하는 게 있어요. 영화는 운명인 것 같아요. 개그맨으로 성공하면 반드시 영화를 제작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처음에 너무 경험 없이 뛰어들었고 망했어도 젊었을 때라 경제적 고통이 심하지 않았죠. 그런데 2002년 월드컵 때 다시 발동이 걸렸어요. 그래서 영화사를 설립했죠. `인앤인픽쳐스`라고. 한자에는 사람인(人)도 있지만 참을인(忍)도 있어요. 2003년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영화를 두 개 했는데 그래도 인내하면서 계속 살아있어요. 이건 영원히 가져가고 싶어요."

 그는 사람 냄새 나는 아날로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고른 소재가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이다.

 첫 영화 `복수혈전`을 연출한 뒤 `복면달호`부터 제작으로 방향을 튼 그는 이번 영화 역시 시나리오 기획과 제작자 역할에만 몰두했다. 연출은 신인 이종필 감독을 기용했고 촬영 현장에는 일절 개입하지 않았다고 했다.

 왜 직접 연출을 하지 않았는지 물었다.

 "내가 하면 안 돼요. 공부를 많이 한 감독이 많은데, 공부를 많이 하지 않고 감각으로 하기에는 요즘 시대가 많이 달라졌어요. 앞으로 좀 더 공부해서 해야죠. 몇 년 더 있다가 조감독으로 붙어서 제대로 한 번 해보려고요."

 그때가 언제가 될까.

 "지금은 내가 방송을 더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길게 할 수 있겠어요?(웃음) 지금은 4-5개 하지만 1-2개 정도로 줄어드는 때가 오겠죠. 그래서 시간 여유가 많아질 때 영화 공부를 제대로 하고 싶습니다."

 그가 닮고 싶은 사람은 할리우드의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다. B급 서부영화의 액션배우로 시작해 한 편 한 편씩 영화를 만들면서 세계적인 거장 감독이 된 과정이 존경스럽다고 했다.

 언젠간 `그랜 토리노`처럼 여운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게 그의 마지막 꿈이라고 했다.

 "대학 때는 영화 한 편을 보고 나면 극장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감동을 하여서 그 필(feel)에서 나오기 어려운 영화들 말예요. 그런데 요즘은 그런 영화가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아쉬워요. 뭐가 됐건 간에 그런 여운 있는 영화를 한번 만들고 싶어요. 막연하게 머릿속에 가진 거지만, 언젠간 현실화하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영화 `전국노래자랑`은 오는 5월 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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