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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건방 춤`, 스트레칭 동작서 착안"
"`시건방 춤`, 스트레칭 동작서 착안"
  • 연합뉴스
  • 승인 2013.04.15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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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건방 춤` 남성안무팀 `야마`의 전흥복 단장
`야마` 전홍복ㆍ`핫칙스` 배윤정 단장 공동 작품
안무 저작권 인식 부각시키는 좋은 선례될 듯

 `월드스타` 싸이(본명 박재상ㆍ36)가 신곡 `젠틀맨`에 사용한 안무인 `시건방 춤`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됐다.

 지난 13일 유튜브에 `젠틀맨`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자 하루만에 조회수 2천만 건을 돌파했고 미국 빌보드가 이 춤이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2009년 히트곡 `아브라카다브라`의 안무라고 소개하면서 `시건방 춤`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고조됐다.

 `시건방 춤`은 브라운아이드걸스가 `아브라카다브라`로 활동할 당시 국내에서 크게 히트한 춤이다. 또 이미 해외 K팝 팬들이 커버댄스 경연대회에서 수차례 선보였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있다.

 이 춤은 남성 안무팀 `야마`의 전홍복 단장과 여성 안무팀 `핫칙스`의 배윤정 단장이 함께 만들었다. 두 팀은 지난 2007년부터 `야마앤핫칙스`라는 팀명으로 공동 작업하며 `시건방 춤`을 비롯해 카라의 히트곡 `미스터`의 `엉덩이 춤`, 티아라의 히트곡 `보핍 보핍`(Bo Peep Bo Peep)의 `고양이 춤` 등을 히트시켰다.

 싸이는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와 함께 `젠틀맨`의 안무를 오랜 시간 고심하던 끝에 이 춤을 리메이크하기로 했고 안무를 만든 원작자에게 저작료를 지불하고 사용하기로 했다.

 지난 14일 인터뷰 한 전홍복 단장은 "싸이 씨 측에서 우리에게 안무를 사용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다"며 "처음에는 고민했지만 싸이 씨가 안무 사용료를 지급하고 원작자를 공개하겠다는 뜻을 밝혀 수락했다. 또 싸이 씨를 통해 브라운아이드걸스가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건방 춤`은 도도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엉덩이를 좌우로 흔드는 춤이다. 전 단장은 이 안무는 댄서들이 본격적으로 춤 연습을 하기 전 몸을 풀기 위한 스트레칭 동작에서 응용해 만든 춤이라고 소개했다.

 전 단장은 싸이가 저작료를 내고 춤을 리메이크하면서 안무 저작권에 대한 인식을 부각시키는 좋은 선례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안무는 음악처럼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아 춤이 세계적으로 히트하더라도 부가 수익이 없기 때문이다. 댄서들의 환경이 열악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보통 한곡의 안무를 짜는 비용은 300만~500만 원 선이에요. 댄서들이 모여 연습하는 비용도 특별히 받지 못해요. 회당 방송 출연료도 10년 만인 지난해 5만 원에서 7만 원으로 올랐고요. 방송 출연료는 방송사가 주다가 IMF 외환위기 이후부터 기획사가 주는 쪽으로 바뀌었죠. 제가 1998년부터 댄서 생활을 시작했는데 15년이 흘러도 바뀐 게 별반 없어요."

 전 단장은 K팝이 세계적인 열풍을 이끄는 동력에는 춤이 절반을 차지하지만 댄서들의 상황은 가수, 작곡가들과 달리 개선된 부분이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그로인해 지난해에는 유명 안무팀의 안무가들이 모인 방송댄스협회가 설립됐다. 방송 출연료 인상, 저작권료 징수 등 안무가의 권익 향상을 위한 사업을 벌이기 위해서다.

 전 단장은 "싸이 씨로부터 안무 사용료를 받는 것보다 창작자의 저작권을 인정받았다는 측면에서 더욱 의미있다"며 "`젠틀맨` 이후에도 한국 안무팀들의 경쟁력 있는 안무가 세계에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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