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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못 하는 아이… “혹 난독증”
공부 못 하는 아이… “혹 난독증”
  • 한상지
  • 승인 2013.04.11 2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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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지 라온언어심리치료센터 원장
 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가 산만하면 혹시 ADHD가 아닐까 걱정을 한다. ADHD는 주의산만, 과잉행동, 충동성이 또래 아이들보다 현저하게 심하고 이들 증상으로 인해 학교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때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을 많이 보인다고 해서 모두 ADHD라고는 할 수는 없다. ADHD는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나타나는 것으로 만약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산만함이 심하지 않았는데 학교에 진학한 후 더욱 심해진 것 같다면 난독증(Dyslexia)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난독증이란 학습 장애의 일종으로서 정상적인 지능을 가진 아동이나 성인이 지적능력에 비해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행동 등에서 유창성(정확성과 속도)과 질적인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학습부진을 겪게 되며, 주의집중력이 낮은 경우가 많다. 학습에 어려움이 겪을 때 난독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16~19%의 학생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독증의 종류는 ‘난독증 환자의 수만큼 많다’고 할 정도로 다양하다. 문자를 읽지 못하는 경우, 읽어도 뜻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 순서가 뒤바뀌어 보이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제대로 읽어도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거나 의미 파악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어떤 경우 ‘사탕’을 ‘과자’로 바꿔 읽기도 한다. 유형도 여러 가지이고, 같은 유형이라고 해도 증세의 정도가 사람마다 다 다르다.

 사람의 뇌는 좌뇌와 우뇌로 나뉘어 있는데 난독증은 대개 언어를 처리하는 좌뇌의 신경학적 기능 이상을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뇌의 협응 장애로 인해 시지각과 청지각의 조화의 제한으로 읽고 이해하는 과제가 어렵고, 손과 눈의 조화의 제한으로 쓰기 장애가 동반될 수 있다. 또한 읽기와 관련된 두뇌 영역의 활성화가 떨어지고 오히려 다른 부위가 활성화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난독증의 경우 부모나 친척 가운데 초등학교 때 유사한 장애를 겪은 경우가 있을 확률이 50% 정도로 유전적 요인이 관여할 것으로도 추정된다.

 난독증을 가진 경우 모든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이들 중에는 남다른 통찰력을 가진 경우가 많다. 뇌의 일정 부분에 결함이 있는 대신, 다른 부위가 강화된다는 이론이다. 문자로 된 텍스트가 아니라 그림이나 구조 등으로 직관적 사고를 하기 때문에 건축이나 디자인, 음악이나 체육에서 소질을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부통령이었던 록펠러는 심한 난독증이었고, 에디슨도 쓰기장애를 보였으며, 아인슈타인도 3살 때 까지 말을 하지 못했다. 아동이 가진 학습적 결함을 정확하게 진단해 도움을 주면 타고난 재능을 발휘하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난독증의 증상으로는 다음의 매우 다양한 증상 중 일부 혹은 여러 가지가 동시에 나타나므로 해당되는 사항이 있다면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발음이 부정확하거나 말소리가 작거나 너무 크거나 어물거린다’, ‘여러 번 설명해야 알아듣는다’,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어설프다’, ‘한글을 배우는 것이 늦다’, ‘책을 읽을 때 잘 틀리거나 늦거나 리듬감이 부족하다’, ‘책을 읽고 나서 내용이해력이 부족하다’, ‘글을 쓰거나 읽을 때 유사한 단어를 혼동한다’,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서툴다’, ‘알림장을 잘 못 해오거나 받아쓰기 베껴 쓰기가 서툴다’, ‘좌우가 헷갈리거나 방향감각이 떨어진다’, ‘ㄱ, ㄴ / 6, 9 등의 대칭되는 글자가 헷갈린다’, ‘가지, 가기와 같이 모양이 비슷한 글자가 잘 헷갈린다’, ‘통 글자로 읽기를 배웠다’, ‘글자나 숫자를 거꾸로 쓰는 경우가 있었다’, ‘연필잡기 단추 잠그기 리본매기 젓가락잡기 줄넘기 등 세세한 동작이 서툴다’ 등 이러한 난독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시지각 훈련, 청지각 훈련, 감각운동통합치료, 뉴로 피드백(neuro-feedback) 훈련, 독서훈련 등 다양한 훈련이 필요하다.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 뇌신경학적인 약점을 보완해주는 한편 자신의 특성에 맞는 학습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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