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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야성은 25년간 진행 중이죠”
“우리 야성은 25년간 진행 중이죠”
  • 연합뉴스
  • 승인 2013.04.1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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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앨범 ‘그르르릉’ 발표
“김현식 존재는 감사함이자 안타까움”
▲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은 2인조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왼쪽부터 김종진ㆍ전태관)
1982년 12월 24일 당시 뮤지션들의 사랑방인 방배동 카페 ‘시나브로’. 가수 문관철이 운영하는 이곳에서 김광민, 정원영 등 뮤지션들의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렸다.

 이 자리엔 ‘막내급’인 동년배 둘이 끼어 있었다. ‘날티’ 나는 고려대생 김종진(51ㆍ보컬ㆍ기타)과 ‘교회 오빠’ 같은 서강대생 전태관(51ㆍ드럼)이었다. 이곳에서 처음 본 둘은 그땐 구하기 어려운 퓨전 재즈 앨범을 돌려 들으며 빠르게 친해졌다. 동갑내기인데다가 음악 취향이 같아 잘 통했다.

 이 우연한 만남이 올해로 데뷔 25주년을 맞은 2인조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시작점이다.

 국사 선생이 꿈이던 김종진과 대기업에 입사하려던 전태관은 진로를 선회, 1986년 고(故) 김현식의 백밴드로 프로 뮤지션의 길로 들어섰다. 이어 봄여름가을겨울을 결성해 1988년 1집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를 냈고 강산이 두 번 반 변하는 동안 같은 자리를 지켰다.

 이를 기념해 둘은 이달 말께 봄여름가을겨울 데뷔 25주년 기념 앨범 ‘그르르릉!’(GRRRNG!)을 발표한다. 또 다음달 11~12일에는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총 2천석 규모의 기념 공연을 펼친다.

 25주년 앨범은 지난해 발매된 영국 록밴드 롤링스톤스의 결성 50주년 기념 앨범 ‘그르르르!’(GRRR!)를 재치있게 패러디했다. 두 멤버는 “우리의 25년씩을 더하면 50주년 아닌가”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앨범에는 신곡 한 곡과 대표곡들이 석 장의 CD에 담긴다. 대표곡은 90% 가량 선곡한 상태로 지금껏 발표한 앨범에서 라이브 실황 버전과 스튜디오 녹음 버전을 망라해 골랐다.

 음악과 부대낀 이들의 삶도 돌아보니 참 다사다난했다.

 음악 초창기 만난 김현식이란 존재는 이들에게 ‘감사함’이자 ‘안타까움’으로 정리된다.

 전태관은 “첫 걸음마 때부터 현식이 형 같은 뮤지션과 만났으니 그게 제일 감사하다”며 “그래서 우린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김종진도 “현식이 형이 일찍 세상을 떠난 게 가장 속상한 일”이라며 “형이 대마초로 망가질 때 더 잔인하게 말리지 못한 게 후회된다”고 돌아봤다.

 그리고는 동고동락한 서로를 토닥이듯 훈훈한 덕담을 했다.

 “둘이었기에 여기까지 왔어요. 내년이면 10년째인 ‘와인 콘서트’도 한해 쉬고 싶을 때면 서로 독려했죠. 이 친구는 제게 숙명이자 운명이에요.”(전태관)

 “음악으로 이윤 추구보다 행복 추구를 했어요. 우린 정말 가치관이 잘 맞아요.”(김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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