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8:53 (토)
“트렌드 변화 앞서 체형 맞는 디자인ㆍ색상 권유합니다”
“트렌드 변화 앞서 체형 맞는 디자인ㆍ색상 권유합니다”
  • 원종하
  • 승인 2013.04.11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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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정장 디오밸리 박윤기 대표(김해시 부원동)

기성복 대세속… ‘유행은 돌고 돈다’ 역발상 창업
제단사 따로 둬 분업화 통해 생산 높이는 시스템 갖춰
전국 매장 8곳ㆍ부산 점포 개설 계획… “앞으로 더 성장”

 

 김해시 부원동에 위치한 디오밸리는 요즘에 찾아보기 힘든 맞춤 정장을 하는 곳이다. 이곳의 대표 박윤기(40) 씨는 어릴 때부터 멋 내기를 좋아했고 늘 형님의 옷을 물려받는 것이 싫었다. 청소년시기에는 방황도 많이 했지만 건강상의 힘든 일을 이겨낸 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겠다는 마음 하나로 가게를 창업했다.

이후 기성복에 밀려 사라진 맞춤복 시장의 가능성을 믿고 줄자 하나만 잡고 무작정 맞춤복 시장에 뛰어들었다. 손님과 종업의 관계를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임을 강조하며 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가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에게도 남들이 모르는 삶의 모서리가 있었다. 몸이 아픈 딸을 위해 더욱 열심히 살겠다는 박윤기 대표, 아침에 출근해 가게 문을 열고 오늘은 어떤 고객이 올까 설레는 마음으로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을 입는 순간이 가장 기쁘다는 그의 이야기에 지금부터 빠져보자.

 

▲ 트렌드 변화에 앞서 고객의 체혀에 맞는 디자인과 색상을 선택하도록 하는 맞춤정장 디오밸리 박윤기 대표.

 

 - 정장 ‘옷’을 가지고 창업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릴 적 둘째로 태어나 항상 형의 옷을 물려받고 살았다. 그것이 무척 불만이었고 자연스레 나만의 것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학창시절 교복을 입는 세대가 아니었기에 학교를 갈 때 항상 옷에 신경을 쓰고 다녔다. 한 마디로 멋을 내는 폼생폼사였다. 지금의 노홍철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게 될 것이다. 그렇듯 자유분방하게 어린 시절을 보냈고 경제적으로 독립을 해야 하는 시기가 찾아왔다. 고민도 됐지만 자연스럽게 내가 좋아하는 옷을 가지고 창업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그 것이 오늘에 까지 오게 된 것이다.”

 - 과거 맞춤복 시장이 활발했지만 기성복의 등장과 함께 많이 사라진 상태이다. 그런데 다시 맞춤복을 가지고 창업을 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말씀하신대로 기성복이 없던 시절 맞춤복 시장이 활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기성복의 등장과 함께 맞춤복시대는 끝이 났다. 이유는 간단하다. 맞춤복은 직접 제작을 해야 하니 고가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AS가 불가능 하다. 또 맞춤복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큰 장인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손님의 의견을 무시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옷을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이러한 맞춤복의 단점들을 기성복은 모두 커버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기성복의 등장과 함께 맞춤복은 사라져갔다. 그런데 최근의 추세를 살펴보면 기성복의 시장이 맞춤복 시장의 전철을 똑같이 밟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다시 맞춤복을 찾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다. 역발상인 것이다. 유행은 돌고 도는 것처럼 그래서 맞춤복을 가지고 창업을 했다. 히트를 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 큰 확신을 가지고 있는 만큼 성취감과 보람도 클 것 같은데.

 “그렇다. 성취감도 있고 만족감도 있다. 그런데 경영이라는 것이 여러 가지 어려움도 함께 따라오는 것 같다. 우선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맞춤복을 하다 보니 찾아오는 손님들이 가격에 대한 큰 부담을 느낀다. 또 수도권에 비해 정장을 입고 일하는 사람의 수가 적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들은 분명 넘어야할 산이다.

 또래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무난하게 대학교에 진학해 공부를 할 생각을 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몸이 많이 안 좋았다. 완치의 확률이 20%도 되지 않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큰 좌절감을 느꼈고 잘못된 마음을 먹기도 했다. 어린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큰 시련이었는데 기적적으로 몸이 좋아졌다. 그렇게 큰 시련을 겪고 나니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출신 지역인 마산에서 친구와 함께 조그마한 옷 가게를 연 것이다.”

 - 맞춤정장은 유행을 만드는 직종인데 어떤 준비를 했나?

 “처음에는 마산에서 친구와 옷을 파는 가게를 했다. 시간이 지나다 보니 동업 한 친구와 마찰이 생겨 결국 정리하게 되었다. 그리고 혼자만의 힘으로 옷가게를 열게 되었다. 기성복이 아닌 맞춤복을 가지고 뛰어든 것인데 시작할 당시 정말 줄자 하나만 들고 시작한 것이다. 기술 없이 시작하다보니 실수도 많았다. 그때마다 고객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했고 처음에 화를 내던 손님들도 진심을 알아주고 다시 찾아오는 단골손님이 됐다. 시행착오를 했던 이것이 손님을 대하는 노하우가 됐고 조금씩 성장해나갔다. 이제는 고객을 보는 순간 이것이 맞겠구나 하는 감이 온다.”

 - 옷이라 유행에 민감하고 또 맞춤은 고객의 요구가 다양 할 수도 있는데 어떤 관점에서 수용을 하는지?

 “트렌드의 변화를 알아내는 것은 누가 가르쳐 준다고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많이 만져보고 많이 볼 수밖에 없다. 이는 경험이다. 이러한 경험이 손님들 보다 많을 수밖에 없으니 손님들보다 트렌드 변화에 앞설 수 있는 것이다. 이제는 고객이 들어오는 순간 보인다. 그러면 대화를 통해 맞는 스타일을 권해주기도 하고 체형에 맞는 디자인이나 색상을 권해 선택하도록 한다. 김해에서 4년 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굉장히 보수적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스타일에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옷을 맞추지 않는다. 손님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조언을 해줘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국은 다른 곳에 갔다가 오기도 하는데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다른 도시에 비해 비율이 높은 것 같다.

 그러나 김해는 큰 상권인 부산으로 옮겨가는 교두보로서의 역할을 하기에 참 중요한 곳이고 조만간 부산에도 우리 점포가 오픈할 계획이다.”

  - 23살에 창업을 했으니 올해로 약 17년 정도 옷가게를 운영해왔다. 다른 가게와 비교할 수 있는 나만의 장점이 있는가?

 “건방진 소리일지는 모르지만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 것을 읽을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맞춰주거나 예의를 바르게 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친절하게만 대하는 것은 장점이 될 수 없다. 이것이 다른 가게와 차별화 되는 나만의 성공 비결이라 생각한다. 고객과 싸워서라도 고객에게 맞는 옷을 맞춰주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 처음에는 실랑이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진심을 알게 되고 단골고객이 많이 생겼다. 지금은 바로 알아서 해주라고 주문한다.”

 - 혹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는가?

 “좋은 기억은 아닌데 초창기에 김해에서 꽤 유명인사 한 분이 찾아왔다. 옷을 고르는 스타일부터 가격 흥정까지 너무 막무가내였다. 원하는 가격에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이 돼 다른 가게로 가시라고 했다. 저도 손님에 따라 대하는 태도가 다른데 응대 할 수가 없었다. 함께 왔던 사람이 약간 화를 낼 정도로 손님을 대했다. 손님을 돌려보내고 며칠이 지나 함께 왔던 사람이 다시 찾아와 부족한 금액만큼 채워 줄 테니 옷을 달라고 했다. 이는 옷과 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판단을 해 다시 돌려보냈다. 그러자 손님이 직접 찾아와 원하는 금액을 주고 옷을 사갔다. 지금은 좋은 고객의 관계가 돼 내가 먼저 금액을 절충해준다.”

 - 본인의 차별화된 경영전략은 무엇인가?

 “맞춤복 시장이 살기 위해서 가격은 낮춰야 하고 제품은 좋아야 한다. 참 어려운 문제인데 대량주문으로 통해 원단의 가격을 낮추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래서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가맹점으로 운영을 하는데 규모의 경영을 할 수 있어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제단을 하는 곳을 따로 둬 분업화를 통해 짧은 시간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전국에 우리 디오밸리를 8군데에 두고 있다. 조만간 부산에 하나가 더 열 계획이고 계속해 성장해 나갈 것이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다.

 “청년기에는 삶의 목표 없이 방황하면서 또 잠시 한눈도 팔면서 인생을 살아온 것 같다. 하지만 결혼하고 가장이 되면서 정신을 차리고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 아이가 세 명인데 둘째아이의 건강이 좋지 않아 늘 미안하고 미래가 걱정이다. 그러나 내 삶의 희망이 되고 있다. 이 아이를 위해 더 많이 일해야 하고 지금보다 더욱 열심히 살아야 한다. 늘 가족의 건강과 행복이 일차적인 목표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 가게에 오는 고객에게는 그 사람의 정신을 나의 정성이 담긴 옷을 통해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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