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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반찬은 어무이 손맛∼ 그래, 고향 맛이야"
"밑반찬은 어무이 손맛∼ 그래, 고향 맛이야"
  • 최경인 기자
  • 승인 2013.04.10 0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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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산수식품 홍순명 대표
밑반찬 명품 만들기 33년… 직원 12명 도와
        `깻잎 김치 장인`… 이마트 등 유명 매장에 납품
                식재료는 함양 천연 채소 이용 `최고 맛` 비결

 해마다 찾아오는 봄은 어머니를 더욱 그립게 하는 계절이다. 산에도 들도 봄나물이 가득해 나른한 봄날, 입맛은 당기지만 정작 손수 해먹으니 제 맛이 나지 않는다. 갓 지은 밥과 특별히 들어가지도 않은 양념으로 조물조물 만들어낸 집 반찬은 그래서 항상 그립기만 한 맛이다.

▲ 밑반찬 만들기 33년, 긴 세월을 한결같이 어머니 손맛을 전해온 산수식품의 홍순명(74) 여사
 밥상머리에 앉아 어머니가 들려주시는 맛있는 이야기와 손맛으로 간을 맞춘 맛있는 집 밥이 생각난다면, 지금 바로 이곳으로 향해도 좋다.

 홍 여사가 오늘 만들 밑반찬에 들어갈 양념을 만들기 위해 장을 뜨고 있다.

 매일 뜨는 장이지만 정성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음식의 기본은 전통방식을 고집하는 것도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장맛.

 홍여사는 다시 한 번 장맛을 강조한다.

 우리의 식탁은 과연 안전할까? 어디서 어떤 과정을 거쳐 누구를 통해 우리의 밥상까지 왔을까? 하루 세끼 밥을 먹지만 내 건강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식탁을 혹시 무방비상태로 노출시킨 건 아닌지 고민해볼 때가 있다. 그런 고민이 시작되면 세상에 먹을 음식이 없고 사 먹을 반찬이 없어 불안하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지리산 청정지역에서 생산된 재료로 만든 밑반찬이라고 하면 일단 눈길을 끌만하다. 민밭찬 만들기 33년, 긴 세월을 한결같이 어머니 손맛을 전해온 산수식품의 홍순명(74) 여사를 만났다.

 함양군 백연리 전 함양군수댁. 60~70세는 족히 돼 보이는 할머니들이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은걸 봐서 수십 년간 손발을 맞춰온 것이 분명하다. 할머니들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활력넘치는 작업장이다. 이곳에서 일하시는 할머니들은 대부분 20년에서 30년을 함께해 왔다. 직원이라는 말보다 한식구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 이마트 등 유명 매장에 납품되는 산수식품 제품들.
 함양군에서 깻잎 김치의 장인으로 불리고 있는 홍순명(74) 여사. `산수식품`이라는 간판을 걸고 이 자리에서 33년간 밑반찬을 만들어 오고 있다. 주력 상품이라면 뭐니뭐니 해도 깻잎김치. 이곳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유통업체를 통해 이마트를 비롯한 유명 매장에 납품된다. 산수식품이라는 이름을 걸고 납품되는 제품은 깻잎 김치를 비롯한 콩잎, 무말랭이, 고들빼기, 갓김치 등. 특히 깻잎 김치는 자타가 인정하는 전국 최고의 맛이다. 전국의 식객들로부터 주문이 쇄도하고 있으니 인기 짱이다.

 산수식품이 한창 번창할 때보다는 직원 수가 줄어 현재 12명이 밑반찬을 만들고 있다. 12명의 직원 중 산수식품의 역사를 같이 이끌어 온 어르신도 있다. 30여 년을 한 길만 걸어 온 분이니 이 분야에서는 장인이라 불릴만 하다.

 30여 년간 밑반찬만으로 경쟁력을 잃지 않은 비결은 무엇일까? 홍 여사는 먼저 최고의 맛을 내는 비결은 최고 품질의 식재료라고 밝혔다. 홍 여사는 "우리 산수식품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의 원료는 함양에서 생산되는 채소들이다. 또 될 수 있는 한 양념에 들어가는 여러 식자재는 직접 재배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채소들은 가능한 계약재배로 제품들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산수식품이 만들어내는 명품 밑반찬들.
 그리고 또 하나 산수식품의 맛의 비결을 하나 더 공개했다. 홍 여사는 "우리제품의 맛을 살리는 비결 중 또 다른 하나는 바로 멸치 젓갈에 있다"고 했다. 산수식품의 멸치젓갈은 남해안에서 생산되는 생멸치로 만든다. 커다란 솥에 담아 장작불로 부글부글 끓인 뒤 거기서 나온 국물에 들깨, 마늘, 고춧가루 등 갖은 양념을 넣는다. 그리고 모든 음식은 정성스럽게 만든다. 깻잎의 경우 한 뭉텅이를 양념장에 푹 담그지 않고 깻잎 한 장 한 장을 양념에 바른다. 양념을 골고루 배도록 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그만큼 정성을 들여야 좋은 음식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여기에다 지리산 정기까지 담았으니 어찌 최고의 약선음식이 아니겠는가?

 봄 소식은 향긋한 밥상으로부터 온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한 밥 위에 짭짤 쌉싸름한 깻잎김치를 얹고 큰 밥숟갈로 가득 채워 입안가득 봄을 담아 넣어보면 어떨까. 무기력증과 춘곤증으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는 간단하고 손쉬운 방법이 될 것이다.

주소 함양군 함양읍 백연리 361번지    전화번호 962-7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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