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20:41 (금)
寒食(한식)
寒食(한식)
  • 송종복
  • 승인 2013.04.02 17:2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개자추 같은 인물 없어 한식되면 더 ‘한심’
▲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 수석부회장
寒: 찰(추운) 한, 食: 밥(식사하다) 식.
① 차가운 밥. ② 불을 지피지 말고 찬밥을 먹는다.

 개자추(介子推)는 중국 춘추시대 진(晋)나라 문공(文公) 때 사람이다. 문공이 망명생활 19년을 거듭하며 배고픔에 떨고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개자추가 자기 허벅지 살을 베어 끊여 문공의 목숨을 회생시켰다. 이처럼 자기를 희생하며 시중한 개자추는 문공의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가는 신하였다.

 그 후 문공이 왕위에 등극한 후 그의 신하들을 각각 중용했으나 개자추를 생각하지 못했다. 자기를 희생하며 문공을 도운 개자추는 문공의 무심함에 자기의 충절을 몰라준다며 홀로 있는 어머니를 모시고 면산(綿山)에 은거하고 말았다.

 뒤늦게 후회한 문공이 개자추를 찾기 위해 뭇 수소문을 하니, 면산에서 은거함을 알고 그를 찾아 등용하려했으나 끝내 찾지 못했다. 이때 신하 가운데 진언하기를 “만약 찾지 못한다면 면산에 불을 지르면 나오지 않겠습니까”라고 하여 불을 붙였다.

 온 산이 불에 타자 개자추는 자기 어머니를 등에 업은 채로 타 죽었다. 이를 전해들은 문공은 크게 슬퍼하며 “내가 내 친우를 죽였구나”고 탄식했다. 문공은 백인(伯仁)이 유아이사(由我而死)라, “뉘를 한(恨)하며 뉘를 원(怨)하리요” 라며 개자추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매년 이날이 되면 모든 나라에서 “불을 사용하지 말고, 밥도 찬밥을 먹으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고사는 전한다.

 한식은 동지(冬至)로부터 105일째가 되는 날이다. 이날은 성묘를 하고, 식목을 하거나 헐은 분묘에 떼를 다시 입히는 개사초(改沙草)를 하는데, 이 유래가 당(唐)나라에서 전래돼 신라와, 고려시대에는 대표적 명절로 숭상됐고, 조선시대에는 그 민속적 권위가 더욱 중시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최근의 실태를 보면 개자추 같은 신하는 어디 갔으며, 또한 진의 문공 같은 성현은 어디 갔는지 찾고 싶다. 한식(寒食)생각보다 한심(寒心)한 생각이 절로 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소월랑 2015-08-05 17:33:30
'백인이 유아이사'라는 말은 진문공과 개자추가 살았던 시대보다 약 950년 후대에 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