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9:22 (토)
진주의료원 폐업은 정당한가
진주의료원 폐업은 정당한가
  • 공윤권
  • 승인 2013.03.28 19: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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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 윤 권 경남도의원
 지난 2월 26일 경남도가 전격적으로 진주의료원 폐업을 발표한 이후 한 달 동안 끊임없는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폐업 발표 당시 경남도의 폐업 근거는 많은 부채와 매년 발생하는 적자였지만 그 논리가 약해지면서 최근에는 강성 노조가 원인이라는 식으로 책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진주의료원 폐업에 있어서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 절차에 있어서 민주적이기 보다는 일방통행식의 면을 보이고 있고 내용에 있어서도 폐업이라는 극단적인 처방을 하기에는 설득력이 약하지 않나 싶다.

 2월 26일 행정부지사와 담당국장이 진주의료원이 부채가 많아서 폐업을 결정하기로 했다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번 사태는 시작이 되었다.

 최소한 공공의료기관 폐업이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마지막까지 살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는 진한 고민의 흔적이 남아있어야 하지만 어디서도 그러한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었고 직원이나 환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 역시 찾기가 힘들었다.

 또한, 지방 공공의료기관의 폐업을 위해서는 ‘경남도 의료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개정한 후에 폐업이 진행되어야 함에도 경남도는 그러한 절차도 무시하고 먼저 폐업을 결정해놓고 도의회에 조례 개정을 상정하는 선후가 뒤바뀐 행정집행의 모습을 보였다.

 집행부와 도의회가 견제 관계이기는 하나 이러한 중요한 사안에 있어서는 해당 상임위에서 항상 먼저 논의가 되어왔고 중요한 의사결정의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경남도가 폐업의 내용으로 내세웠던 많은 부채와 강성 노조에 대해서는 과연 정당성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경남도에서는 270억 원에 이르는 부채와 매년 40~60억 원에 이르는 적자가 경남도 재정에 압박을 주고 있으며 폐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발표를 하였다.

 얼핏보면 부채가 많은 경남도가 구조조정을 하기 위해서 대범하게 적자가 많은 산하기관을 폐업키로 결정한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그 대상이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의료기관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그 근거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진주의료원의 부채는 규모가 비슷한 타 지역 의료기관의 평균부채 정도이고 순손실은 감가상각비와 퇴직급여 충당금을 제외하면 10~20억 원에 불과해 경남도 재정에 큰 피해를 주고 있지 않을 뿐 더러 폐업이라는 극단적인 처방을 내리기에는 너무나 덜 부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70억 원의 부채중에서 5년 전 병원 이전을 위해 지역개발기금을 차입한 것이 아직까지 93억 원이나 남아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부채규모는 적은 편이라 할 것이다.

 경남도에서 주장했던 강성노조의 모습도 찾을 수가 없다.

 그 동안 노조의 활동을 보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한 번도 임금을 인상한적이 없었으며 6개월동안 임금이 체불되는 고통을 당하기도 했다.

 간호사들의 평균 연봉 또한 3천100만 원으로 국내 간호사 평균 연봉 3천200만 원보다도 낮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강성노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용적으로나 절차적으로나 진주의료원이 갑작스럽게 폐업되어야만 할 이유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이 된다.

 서부 경남지역의 거점 공공의료기관으로서 한 해 20만 명의 시민들이 이용하고 230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는 진주의료원은 자존심 싸움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며 오직 서민들의 의료 복지를 위해서 정상화돼야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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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2013-03-29 10:13:57
공윤권의원님!
역시 도민을 대표할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