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9:22 (금)
"없어 보이는 캐릭터 좋아요"
"없어 보이는 캐릭터 좋아요"
  • 연합뉴스
  • 승인 2013.02.1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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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국 '인간의 조건' '개그콘서트'서 활약
세련되고 도시적인 사람들이 넘치는 브라운관에 잘 나가는 시골 사람이 한 명 등장했다.

주인공은 개그맨 양상국(30).

KBS '개그콘서트-네 가지'에서 통통 튀는 경상도 사투리로 '촌티 나는 남자 싫어하지 말라'고 외치던 그가 요즘 '촌놈' 캐릭터로 시청자의 사랑을 실감하고 있다.

여기에는 KBS '인간의 조건'이 한몫했다. 지난달 26일 첫선을 보인 이 프로그램에서 그는 '인간 양상국'의 모습을 드러내며 '개그콘서트' 무대와는 다른 매력으로 시선을 끈다.

지난 8일 전화로 만난 양상국은 "사람들이 '인간의 조건'에서 모습을 보고 의외로 괜찮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실제 성격도 '인간의 조건'에 나온 모습과 비슷하다는 그는 "'촌놈'인 줄로만 알았는데 부지런하고 똑똑해 보이는 모습들이 방송에 나오다 보니 사람들이 호감을 많이 보이는 것 같다"고 쑥스러운 듯 말했다.

'인간의 조건'은 '개그콘서트' 개그맨 6명이 문명의 이기 없이 생활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양상국을 비롯한 출연진은 촬영을 위해 한 달에 일주일 동안 합숙을 한다.

개그맨 선후배들과 같이 사는 게 불편할 법도 하지만 양상국은 "편하고 좋은 사람들이다 보니 일 끝나고 숙소에서 봐도 반갑다"며 웃었다.

지난 2일 방송에서는 양상국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지렁이를 사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음식물 쓰레기 없이 살기에 도전한 나머지 출연진이 음식물 쓰레기 자체를 줄이는 데 급급한 반면 양상국은 음식물 쓰레기를 직접 처리하는 아이디어를 낸 것. 이러한 모습은 시청자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양상국은 "어디서 주워들어서 지렁이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뜻밖에 이슈가 많이 돼서 놀랐다"고 밝혔다.

 

 

 

화제의 배경에는 양상국의 '촌놈' 캐릭터가 있었다.

양상국은 '네 가지'에 앞서 '서울메이트'에서도 걸죽한 사투리 개그를 선보였다. 데뷔 초 선보인 '닥터 피쉬'의 열혈팬 캐릭터도 스타를 보고자 시골에서 갓 상경한 듯한 인상을 풍겼다.

양상국은 "촌놈 캐릭터가 좋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개그맨이 사람들을 웃게 해야 하는데 보통 사람보다 잘났다고 여겨지면 불편할 수 있잖아요. 저는 없어 보이는 캐릭터를 많이 해서 부담이 적은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저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것도 좋아요. 기대치가 높으면 실제로 보고 실망할 수도 있는데 저는 실제로 만나면 '키 크고 괜찮다'는 얘기를 많이 듣거든요.(웃음)"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양상국은 뒤늦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경우다.

2008년 '닥터 피쉬'가 끝나고 '뭘 할지 몰라' 10개월간 무작정 쉰 적도 있었단다.

그 사이 그의 동기들은 서서히 주목받기 시작했다. 현재 '개그콘서트'의 주축인 김준현, 허경환, 김원효, 박지선 등이 그의 '막강 동기'들이다.

양상국은 "동기들이 잘 돼 CF를 많이 찍는 걸 보면 부럽기도 했지만 요즘은 나도 따라가는 추세라 괜찮다"며 웃었다.

 

 

 

최근 인기를 실감하냐고 묻자 "전에는 일 끝나도 할 게 없어 집에 갔는데 요즘에는 스케줄이 많이 잡히다 보니 피치 못하게 약속을 못 지키는 일들이 생기더라"며 한 숨을 내쉬었다.

물론 즐거운 변화도 있다.

"사무실에서 태도가 달라졌어요.(웃음) 원래는 준현이 형이 1주자, 원효 형이 2주자였고 저는 3주자였거든요. 근데 요즘에는 '이제 에이스는 상국이다' 이런 말도 해주더라고요.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니 고맙죠."

그의 활약을 가장 크게 기뻐하던 이들은 역시나 그의 가족이었다. 그러나 그의 가족에게 최근 안 좋은 일이 생겼다.

아버지가 암 수술을 받은 것. 양상국은 최근 출연한 KBS '해피 투게더'에서 아버지 걱정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양상국은 "아버지가 2주 전 수술을 받고 이틀 전 퇴원했다"며 "부모님이 이제 편하게 살 연세에 이런 일이 생겨 마음이 아프지만 내가 좋은 활동을 보여주는 게 아버지를 위하는 길인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주목받는 개그맨이 된 지금 그에게는 또 다른 목표가 있다. 바로 장사꾼이 되는 것.

"어려서부터 길에서 장사가 하고 싶었어요. 개그맨은 꿈이었다면 장사꾼은 중학교 때부터 저의 목표였어요. 노점에서 물건 하나하나 팔면서 성공하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어요."

물론 개그맨으로서 이루고 싶은 꿈도 있다.

"MC를 하고 싶어요. 박명수 선배님 같은 2인자가 되고 싶습니다. 제가 진행을 잘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꿈꾸는 1인자는 자신 없어요. 그렇지만 옆에서 치고 나오는 건 자신 있습니다. 또, 1인자가 있으면 2인자도 있어야 하잖아요. 틈새시장을 파고들려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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