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남부면은 거제시내에서 가장 오지에 속한 지역이다.
사연의 주인공은 동남부농협에서 배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권정민(29ㆍ거제시 남부면 저구리) 씨다.
5일 젊은 청년이 폐품을 팔아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선물을 드렸다는 소식을 접하고 연락을 하자 한사코 "하고 싶어서 한 것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그가 폐품을 수집하게 된 것은 "배달 일을 하다 보니 종이박스, 비닐제품 등 버리기 아까운 고물을 자신이 처리하게 됐고 용돈이라도 벌 생각으로 모아 두게 됐다. 이 일은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보람된 일에 사용할 수도 있겠다는 각오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렇게 생각이 바뀌면서 주말에는 자신이 살고 있는 관광지 주변에서 환경정화도 하고 고물수집도 하는 바쁜 시간을 갖게 됐다는 것. 그렇지만 막상 시작하고 보니 주말을 이용해야 하고, 남의 시선도 있고 해서 망설여진 것도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마침내 1년여 간 모은 고물을 판 돈이 100여만 원이나 됐다. 다른 사람들은 고작 100만 원이지만 권씨에게는 땀이 고스란히 베인 결실이다.
권씨는 이 돈으로 쌀과 라면 등 생필품을 구입했다. 그리고 지역내 12개 마을경로당을 돌며 골고루 나눠드렸다. 보잘 것 없는 물품이지만 "어르신들이 농협 총각이 선물을 가져왔다"며 "너무나 반가워하는 모습에 부끄럽기까지 했다"며 쑥스러워했다.
"이제는 해병대 정신으로 당당하게 폐품수집을 해서 외롭게 경로당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어르신들을 돕는 일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한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