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1:08 (금)
대 이어 자연산 고집… "회 맛만 따져주세요"
대 이어 자연산 고집… "회 맛만 따져주세요"
  • 박세진 기자
  • 승인 2013.01.28 20: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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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멋집을 찾아서/ 김해 해변횟집

음식 숫자 적어 상차림 단촐
정직한 맛 느끼게 하는 `배려`

 자부심이 넘쳤다. 진정성에서 비롯된 자부심이었다.
 김해 해변횟집 업주 손진석(40) 씨는 가게 소개를 부탁하자 "거짓말 안 하는 거, 진실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싶다"는 말부터 했다.
 그리고 "믿지 못하는 분에게는 회를 팔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거침 없다.
 아닌게 아니라 가게 벽면에 `100% 자연산, 믿지 못하는 분은 정중히 거절합니다`라는 글까지 떡하니 붙어 있다.
 가게 입구에 있는 수족관은 경상도 말로 `헐빈하다`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로 활어가 몇 마리 보이지 않는다.
 수족관 활어를 횟감으로 낼 수 있는 최대 시한이 이틀 정도이기 때문에 딱 쓸 만큼만 들여 놓다보니 그렇다는 게 손씨의 설명이다.
 또 바다 일기가 좋지 못한 날에는 배가 뜨지 못해 활어를 구하지 못하는 날도 더러 있다.
 이 때문에 그의 가게에서 회 한점 맛 보려면 예약이 필수다.
 `진짜`를 먹을 수 있어 해변횟집 열성팬이 됐다는 한 고객은 기분 좋게 회 먹으러 왔다가 발길을 돌린 경우도 있다고 거들었다.
 저녁 장사만 한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상업성이 판치는 세상에 참 배짱 두둑한 손씨다.
 처음 횟집을 열었을 때는 판매되는 양보다 더 많이 준비해 놓는 바람에 횟감으로 내지 못하는 고기를 동네에 나눠주는 일도 더러 있었다.
 손씨는 무엇보다 싱싱한 자연산 활어를 구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고 했다.
 "기교 보다는 고기가 좋아야 회가 맛있습니다. 제가 먹어보고 맛이 없으면 안 팔죠."
 손씨는 대박 맛집이 꼭 진짜 맛집은 아니라는 지론이다. 대박집이 오히려 평균적인 맛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장사해서 어떻게 돈을 벌겠나`며 자연산과 양식을 섞어 팔아 보라는 고객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고객과 저와의 신뢰가 깨집니다. 끝까지 자연산을 고집하려구요."
  손씨는 겨울철 최고 횟감으로 감성돔을 꼽았다. 봄ㆍ여름ㆍ가을은 주로 도다리를 취급하며 제철에는 돌돔을 쓰기도 한다.
 겨울에 도다리를 쓰지 않는 이유는 산란철이어서 알에 영양분이 다 가버려 살이 미끌미끌하고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맛있는 고기는 썰어보면 압니다. 회를 뜰 때 칼이 잘 안 나갈 정도라야 맛있는 고기입니다."
 해변횟집 상차림은 단출하다. 회 이외에 딸려 나오는 음식이 거의 없다.
 여기에도 손씨의 철학이 들어있다. "회가 나오기 전에 간단한 다른 요리부터 제공하는 게 일반적인데 그러면 정작 회 맛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리고 배가 고파야 회가 맛있지 않겠습니까?"라며 웃었다.
 손씨는 아버지에 이어 2대째 횟집을 운영하고 있다. 자연산에 대한 고집도 부친에게 물려 받았다.
 부친은 옛 마산 구산면에서 조그만 횟집을 했다. 손씨는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부친에게 회 써는 법을 배웠다.
 "작은 가게였지만 손님들이 줄을 설 정도였죠. 멀리 대구서도 찾아 오고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인사들도 많이 다녀 갔습니다. 시골 촌부였지만 속이지 않고 자연산만 고집하니 사람들이 알아줬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진실은 통한다는 걸 배웠죠."

▲ 손진석 대표
 한 번은 지상파 방송사 간부가 회 맛을 본 뒤 "지금까지 먹은 회는 회도 아니었다"며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하려 했다.
 하지만 손씨의 부모님은 유명세 타서 맛이 좋으니, 안 좋으니 하는 얘기를 듣기 싫다며 사양했다.
 손씨의 가게도 김해관광을 소개하는 책자에 맛집으로 소개하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관광객들은 아무래도 저렴하게 먹기를 원한다는 생각에 거절했다.
 그러나 손씨의 가게도 입소문을 타 유명인사들이 많이 다녀갔다. 그 중에서 박완수 창원시장은 `김해에서 제일 맛있고 특히 사장님 고집있고 진실된 분`이란 글을 남겼고 가게 한켠에 액자로 걸려 있다.
 해변횟집의 회는 작은 것 8만 원, 중간 것 11만 원, 큰 것 14만 원으로 일반 횟집 보다 가격이 세다.
 그리고 회를 먹고 난 뒤 나오는 매운탕도 돈을 받는다. 작은 것 2만 원, 큰 것 3만 원이다. 대신 시장 볼 때 그 철에 제일 맛있고 싱싱한 재료를 엄선해 매운탕을 끓여 내기 때문에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
 생대구탕이 나올 때도 있고 물메기탕, 때로는 낙지 연포탕이 나올 때도 있다.
 손씨는 아버지처럼 고집대로 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그만두겠다는 각오로 10년 전 김해에다 횟집을 열어 정착했다. 주방은 자신이 맡고 있고 손님은 아내가 맞는다.
 진정 자연산 회를 원한다면 해변횟집을 주저 없이 권하고 싶다. 듬직한 체구의 손씨가 썰어주는 큼직큼직한 회 한 점을 입에 넣고 씹다보면 `아! 이게 회 맛이구나`하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박세진 기자
◇주소: 김해시 내동 1105-4 (경운초등 정문 앞에서 50m 지점)
◇예약문의: 055-329-3419
▲ 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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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 2013-03-24 20:33:34
전화를 했쟎냐고..말하다가 나왔어요.. 역겨워서.
김해 구석에 처박혀서 박완수의 글하나 걸어놓고..제가 세상의 최고인양..ㅎㅎㅎ
자기가 횟집 칼잡이면 말 그대로 백정이지요.. 직업에 귀천이 없어진건 한참이 되었고 그걸 따지고픈 생각은 송톱만큼도 없지만 생선 모가지 몇개 따주는 주제에 ..ㅎㅎ 창원시장..정치꾼의 글따위를 내세우지나 말든지.
창원에 맛집하나 걷어차고 장유5년 단골 장난질에 실망해서 갔는데.. 장삿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