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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제국` 감독 오시마 나기사 별세
`감각의 제국` 감독 오시마 나기사 별세
  • 연합뉴스
  • 승인 2013.01.16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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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으로… 향년 80세 재일한국인 차별 등 비판
▲  1982년 7월 영화 `전장의 메리 크리스마스` 제작 발표 기자회견장의 오시마 감독(가운데). 왼쪽은 당시 영화에 출연한 일본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 오른쪽은 영화감독 겸 배우, 코미디언 기타노 다케시.

 전후 일본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오시마 나기사(大島渚)가 지난 15일 오후 3시25분께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후지사와(藤澤)시 병원에서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0세.
 오시마 감독은 1959년 `사랑과 희망의 거리`로 데뷔한 이래 평생 성(性)과 폭력이라는 소재에 천착하며 일본의 군국주의와 검열, 광기, 재일한국인 차별을 신랄하게 비판해온 감독으로 유명하다.
 1960년작 `청춘잔혹이야기`로 일본 누벨 바그(`새로운 물결`이라는 의미의 영화 운동)의 기수로 떠올랐고, `일본의 밤과 안개`, `교사형`, `의식` 등 문제작을 잇달아 발표했다.
 오시마 감독은 대담한 성 묘사로 화제가 된 1976년작 `감각의 제국`으로 세계적인 거장으로 부상했다. 이 영화로 외설 혐의로 기소된 끝에 무죄판결을 받기도 했다. `열정의 제국`(1978)으로는 칸 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
 이 밖에도 태평양전쟁 중 일본군의 포로수용소를 무대로 한 `전장의 메리 크리스마스`(1983) 등 유명 작품을 남겼다. `전장의 메리 크리스마스`에는 영국 가수 겸 배우 데이비드 보위, 일본 피아니스트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 , 일본 영화감독 겸 코미디언 기타노 다케시(北野武ㆍ예명은 비트 다케시)가 출연했다.
 1963년에는 징병을 당해 태평양전쟁에서 부상을 당했지만 일본인과 달리 차별을 받은 재일한국인 남성을 다룬 TV 다큐멘터리 `잊혀진 황군`을 만들었고, 1965년에는 한국 초등학생 이윤복군의 일기를 담은 책 `저 하늘에도 슬픔이`를 바탕으로 영화 `윤복이의 일기`를 제작했다.
 1968년작 영화 `교사형`에선 일본인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미성년자인데도 교수형을 당한 `재일동포 이진우 사건`을 다뤘다. 1968년작 `돌아온 술주정뱅이`에도 재일한국인이 등장한다. 1993년에는 제1회 상하이 국제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참가, 임권택 감독이 `서편제`로 감독상을 받는데 일조했다. 재일한국인 최양일 감독(63ㆍ일본영화감독협회 이사장)은 오시마 감독의 연출부를 거쳤다.
 최 감독은 "오시마 감독은 선조가 쓰시마(對馬)섬 출신이고, 본인도 대학(교토대 법학부) 재학 시절 재일동포 친구가 있었다는 인연 때문인지 유독 한반도와 재일한국인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며 "한국의 영화 팬들이 1960∼1970년대 오시마 감독의 작품을 다시 한번 보면서 그의 문제의식을 재발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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