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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중심 교육으로 세상을 환하게 밝혀야죠"
"아이 중심 교육으로 세상을 환하게 밝혀야죠"
  • 원종하
  • 승인 2013.01.0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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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하교수가 만난 경제인의 인생 스토리⑪ 해돋이유치원 백정이 원장
▲  해돋이 유치원 백정이 원장은 "경제적인 이득엔 신경쓰지 않는다. 아이들이 즐겁게 뛰노는 유치원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아이들 논ㆍ밭농사 등 자연활동… 교사 기숙사 제공
학부모 전적인 믿음 보내… "원아모집 걱정 없어요"

 김해 장유의 해돋이 유치원 백정이(45) 원장은 10여 년 전 장유에서는 처음으로 유치원을 설립해 자연친화적인 체험활동 프로그램 운영으로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은 유치원으로 정평이 나있다. `교육을 통해 밝은 세상을 만들자` 이는 해돋이 유치원의 이름에 담겨져 있는 숨은 뜻이다. 백 원장은 인터뷰 내내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유치원을 경영하는 것이 아닌 끊임없는 공부와 교사시절 부터의 체험한 경험을 통해 설정한 교육 철학을 가지고 아이들이 즐겁게 올 수 있는 유치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말을 강조했다. 유치원 바로 앞 부지를 농토로 활용해 어린이들이 직접 논ㆍ밭을 가꾸게 하는가 하며 수확한 재료를 가지고 직접 아궁이에 불을 지펴 요리를 하는 등 도심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자연친화적인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해 교육하고 있다. 유치원 원장으로서 경영자가 아닌 교육의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원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해돋이 유치원 전경
 -자연친화적인 활동을 많이 하는 유치원으로 유명하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우리 `해돋이유치원`은 2002년 설립됐다. 2002년 설립 당시 이곳 장유는 막 신도시 개발이 이뤄지고 있었다. 아파트가 들어서고 학교가 들어섰지만 빈 부지가 많이 남아있었다. 이러한 빈 부지는 근처 마을 주민들이 밭농사를 하는 등 다양하게 이용했다. 우리 유치원이 들어선 이곳 주변에도 이러한 부지가 많았다. 이러한 요소들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자연친화적인 활동을 많이 하게 됐다. 이런 지역적인 요소를 바탕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하니 어린이들도 즐거워하고 교육의 질도 높일 수 있었다." 
 -유치원 교사에서부터 원장으로 경영을 하고 있는데 유아교육을 전공하게 된 계기가 있었는가?
 "처음부터 꿈이 유치원을 설립하는 것이 아니었다. 어릴 적에는 부모의 영향으로 교사를 꿈꿨다. 그렇게 초등학교 교사를 꿈꾸고 공부를 하던 중 교육대학에 성적이 부족해 진학하지 못했다. 그래서 다른 학과에 가게 됐는데 오빠가 지금 다니는 학과보다 유아교육학과가 전망이 높으니 그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어떨까라고 권유를 했다. 이렇게 우연한 기회로 유아교육이라는 과목을 전공으로 삼게 됐다. 처음에는 잘 적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을 했고 좋은 교수님을 만나 숨겨있던 재능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학과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고 성적도 좋게 나오고 공부에 재미를 느끼면서 더욱 열심히 하게 됐다. 대학 진학 시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없이 진학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보다 심도 있는 공부를 하면서 교사로 생활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치원 설립이라는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석ㆍ박사 공부를 하면서 막연한 꿈이 유치원 원장이 되는 것이었다. 새로운 세상을 보면서 미래를 보는 눈이 생겼다. 이론적인 것들을 실제로 경영에 접목시켜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였는데 두 번째 직장의 원장이 3년 뒤 시아버지가 되는 인연으로 이어졌다. 원장이자 시아버지 밑에서 많은 현장교육을 받았고 나름의 경영 노하우도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2002년, 35살에 꿈에 그리던 유치원 원장이 됐다."
 -35살 원장이면 학부모 보다 젊은 나이인 것 같은데 혹시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다.
 "그렇다. 그때는 학부모를 만날 때 괜히 스스로 주눅이 들곤 했다. 또 원장으로 보지 않는 학부모가 많았다. 그래서 일부로 늙어보이게 화장을 하거나 옷을 입을 때도 있었다. 지금은 어떤 프로그램을 하더라고 믿고 맡기는데 그때에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도하려고 할 때는 심리적인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학부모와 상담 때는 부족함이 보이지 않기 위해 원장이 되고 난 뒤에도 더 열심히 공부를 했다."
 -2002년에 설립 후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10년 동안 경영을 하면서 터득한 원칙이나 좌우명이 있는가?
 "처음부터 유치원을 설립해 경영자로서 활동한 것이 아니라 유아교육을 전공으로 삼아 공부를 했고 교사로 경험을 쌓은 뒤 원장이 됐다. 원장이 된 후에도 공부를 꾸준히 하면서 현장에서 참교육을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다. 훗날 세월이 흐른 뒤 유치원 경영을 잘했다거나 교육의 질이 높았다는 평가보다 나름의 교육 철학을 가지고 현장에서 정말 열심히 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그리고 한 가지 계획이 있다면 좋은 의미로서 일부 금액을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다."
 -`현장에서의 철학`을 강조하고 있다. 그 철학을 좀 더 자세하게 말한다면 어떠한 것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유치원의 중심이 `아이` 중심의 교육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당연한 것 처럼 들리겠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유치원이 자칫 잘못하면 중심을 아이가 아닌 학부모에게 둘 수 있다. 다시 말해 아이를 위한 다양한 교육이 아닌 학부모들이 요구하는 획일화된 교육을 하다 보면 이윤을 남길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유치원만의 독특하고 차별화된 교육방침을 가지고 아이가 중심인 유치원이 돼야 한다. 당장 유치원 경영은 어려울지 몰라도 그것이 철학이 있는 유치원 경영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철학을 믿고 학부모들이 이제는 지지하고 성원하고 있다."
 -사회에서 유치원 교사가 아주 중요한 역할임에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해돋이 유치원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는가?
 "교육의 질은 교사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교사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노력을 하고 있다. 보통 교사는 한반에 한명의 담임을 두지만 우리 해돋이 유치원은 한 반에 담임교사를 2명을 둔다. 이는 교육의 질을 높임과 동시에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반으로 줄이는 효과도 있다. 수평적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자율경영 투명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또 교사들을 위한 기숙사를 마련했다. 장유가 신도시이다 보니 좋은 교사를 모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역에서 실력 있는 교사를 모셔 와야 하는데 숙소가 문제가 돼 거주지역이 비교적 먼 교사들의 편의를 위해 근처 아파트에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영을 해오면서 뜻대로만 되지 않았을 것 같다. 힘들었던 적이 있다면 언제인가?
 "2007년이었던 것 같다. 정부에서 처음으로 유치원을 평가했다. 공립 50개, 사립 50개를 지정해 시범평가를 했는데 우리 유치원이 선정이 돼서 평가를 받게 됐다. 평가 자체가 처음이라 교사들이나 유치원이 제대로 대처하지도 못했고 결국 힘들어서 그만두는 교사가 생겼다. 하지만 평가는 나쁜 것만은 아니다 라는 판단으로 좌절하지 않고 신속히 대처해나갔다. 그 결과 2007년 평가를 통한 아픔이 오히려 그동안의 경영을 뒤돌아보게 하고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럼 반대로 기뻤던 적은 언제인가?
 "학부모들이 우리 유치원의 교육프로그램에 반발하거나 또는 요구사항이 거의 없다. 이는 우리 유치원에 대한 믿음으로 느껴진다. 이러한 믿음 또 다시 더 좋은 교육으로 보답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진다. 매년 부족함 없이 원아모집이 이뤄지는데 2007년을 제외하면 거의 매년 기쁨을 느낀다."
 -2012년을 보내고 2013년 새해소망이 있다면?
 "교사가 즐겁게 살아야 아이들도 즐겁다. 그래서 앞으로 교사들의 처우 부분에 조금이라도 더 신경 쓰려 노력할 계획이다. 우리 유치원은 한 반에 담임이 둘이기 때문에 한 학급에 들어가는 비용이 다른 유치원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교사들에게 보다 높은 봉급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한다. 하지만 사소한 부분이라도 개선해 교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금까지 유치원 경영자로서, 또 교사로서 교육 철학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해줘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앞으로도 유치원의 중심을 `아이`에게 두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아파서 병원에 갔던 아이도 오후에는 유치원에 오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조형, 동화, 요리. 산책, 물놀이, 모래놀이 등 아이들이 마음대로 뛰어 노는 유치원을 만들어 가겠다. 학부모들만을 위하거나, 유치원의 입장에서 경제적인 이득을 얻는 것이 아닌 아이들이 정말 즐겁게 다닐 수 있는 유치원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원종하 교수는 누구
 경제전문가이며 인제대학교 국제경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역의 인재와 대학 그리고 지역경제를 연결하는 메커니즘을 만들기 위해 지난 97년부터 산학관 협동에 관심을 갖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역기업체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07년 김해기업연구소를 창립, 현재는 고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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