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소통 꿈꾸는 아스퍼거 증후군
세상과 소통 꿈꾸는 아스퍼거 증후군
  • 한상지
  • 승인 2013.01.0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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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상 지 라온언어심리치료센터 원장
 초등학교 2학년인 동현이의 별명은 `꼬마교수`다. 언제나 친구들의 질문에 똑 부러지는 해답을 내놓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동현이를 찾을 때는 답을 구할 때 뿐이다. 영리하고 똑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때로는 상대가 듣든 말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이야기를 줄줄 늘어놓는 등 다소 괴짜 같은 모습을 보여서다. 그저 평범하기만 한 친구들은 그런 동현이의 모습을 이해하기 어렵다. 동현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중 하나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갖고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오스트리아 의사인 한스 아스퍼거(Hans Asperger)의 이름에서 따온 신경정신과적 장애로 주로 여자아이보다는 남자아이에게 많이 나타나며 발병률은 아동 10만 명당 5~15명 정도이다. 과거 아인슈타인, 아이작뉴턴, 베토벤 등의 천재성이 아스퍼거 증후군과 같은 고기능 자폐의 산물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행동이나 관심 분야, 활동 분야가 한정돼 있으며 같은 양상을 반복하는 상동적인 증세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특정한 한 가지에 몰입을 보이기도 하며, 이에 따라 자신의 관심분야에는 전문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향도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에 비해 조기에 발견이 어려울 수 있는데 이는 언어 발달 지연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아 언어능력이나 부분적인 혹은 전체의 학습능력은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언어 능력은 약한 편이며 너무 솔직하고 정직하며 융통성이 없고 다른 친구들의 기쁨, 슬픔 등의 감정을 공유, 공감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또래 관계 형성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현재의 연구결과로 미루어봐 유전적 원인이나 뇌의 기능적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러한 아이들은 단시간의 관찰만으로 장애특성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지만 대화를 해보면 무의미한 말을 반복하거나 음을 강약 없이 나열하는 등 여느 아이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의 항목 중에서 해당되는 사항이 있는지 살펴보고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다면 아스퍼거 증후군을 의심해 보고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진단이 늦어질수록 아이는 상처를 많이 받게 되고 점차 문제아로 낙인찍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부모의 적극적인 개입과 관심이 필요하다.

 △조숙한 편이고 구식이다.

 △다른 사람들이 별난 박사님 취급을 한다.

 △제한돼 있고, 색다른 것에 지적 흥미를 가지며, 자신만의 세계에 산다.

 △어떤 분야에 대해서 사실들을 축적해서 알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

 △의례적이며 세밀하고 로봇 같은 언어로 이상한 스타일로 의사소통을 한다.

 △색다른 단어 및 표현을 만들어 낸다.

 △말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과는 뭔가 다르다.

 △자신도 모르게 목청을 가다듬는다거나 킁킁거리거나, 울음, 비명을 지른다.

 △특정한 일은 놀라울 정도로 잘하지만, 어떠한 일은 그에 비해 수행력이 낮다.

 △공감이 결여돼 있다.

 △고지식하며 황당한 말을 잘한다.

 △바라보는 시선이 정상적이지 않다.

 △가장 친한 친구가 없다.

 △상식이 결여돼 있다.

 △특정하게 반복되는 일상적인 과정이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약으로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치료방법이 필요하며, 이때 무엇보다 부모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부모들은 아이와 감정 소통이 잘 안된다고 호통을 치거나 짜증을 내면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성의 결여가 주요 증상임을 인정하고 아이의 상태를 잘 관찰하면서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어떤 부분이 불편한 지,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애쓰고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 화내지 않고 차분하게 가르쳐 주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방법으로는 가족상담, 심리치료, 사회성 훈련치료, 감각통합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이 있으며, 개인의 성향과 장애 정도에 따라 접근방법은 달라질 수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성인이 돼서도 사회적 관계형성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만큼 어렸을 때부터 적절한 치료과정을 통해 보다 한 발 더 세상을 향해 나아가도록 도와줘야한다. 아스퍼거 증후군이 그렇게 비관하거나 절망할 일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 특성을 잘 살리고 그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게 균형적으로 이끌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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