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8:18 (금)
공영자전거가 마을 유지들 것인가
공영자전거가 마을 유지들 것인가
  • 이병영 기자
  • 승인 2012.12.25 1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 병 영 제2사회부 부장
    농협창원시지부가 창원시의 공영자전거인 누비자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지역 농어촌지역 독거노인, 결손가정 등 불우이웃들이 공동 사용토록 자전거 1천여 대를 지난 9월에 무상 기증했다.

 자전거 보급지역은 창원시 의창구 대산, 북면, 동읍과 마산합포구 진동, 진북, 진전, 구산면, 진해구의 웅동, 웅천지역 등 7개 읍, 면 2개 마을이다.

 자전거 구입비도 1대당 13만 3천원씩 무려 1억 3천300만 원이라는 거액이 들어갔다.

 그러나 농협 측의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왜냐면 농협이 자전거를 보급할 때 정거장, 관리문제 때문에 각 마을의 이장들이 불우이웃들에게 보급토록 재량권을 준 것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 돼 버렸다.

 정확히 말하면 농협이 각 마을의 크기별로 3~5대를 보급해 마을이장이 회관에 공동 보관 관리하면서 독거노인과 결손가정, 장애인 등 불우이웃들이 민원이나 볼일을 볼 때 대여토록 했다.

 각 마을의 이장들은 농협의 기증취지를 무시한 채 관리의 애로와 불편사항을 거론하면서, 남의 것을 자기것 처럼 선심을 쓰듯이 이장과 새마을지도자, 재정위원, 개발위원 등 마을의 유지들에게 나눠준 것이다.

 이렇게 자전거를 이장에게 공짜로 받은 유지들은 자신의 집이나 가게 등에 자물쇠를 채워 보관하면서, 개인용무를 보러 타고 다니는 등 개인전용 자전거로 이용하는 바람에 마을주민들과 잦은 시비가 붙거나, 볼썽사나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일부 주민은 마을의 공동자전거를 개인의 소유물인냥, 다른사람에게 돈을 받고 판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공영자전거가 마을유지의 개인자전거로 전락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생활보호대상자, 독거노인, 결손가정의 주민들은 자전거를 빌려 타려고 이장에게 찾아가 헛 걸음만 하고 되돌아 오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서모(66ㆍ창원시 마산합포구) 씨는 "생활보호대상자로 병원에서 다리 수술을 받고난 이후 잘 걷질 못하고 있는데 마을회관에 공영자전거가 비치돼 있다는 소문을 듣고 자전거를 빌려 타려고 이장에게 찾아갔으나, 자전거는 커녕 헛걸음만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며 이후 "공영자전거가 마을유지들에게 돌아갔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정말 기가 찰 일이다.

 마을의 안녕과 복지를 위해서 불우이웃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살펴야 할 이장, 새마을지도자, 재정위원 등 마을유지들이 불우이웃들에게 사용될 공영자전거를 개인소유물로 전락시켜 타고 다니고 있으니 말이다.

 특히 매년 12월 또는 새해에 전 마을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의 결산과 감사, 새해 마을의 각종 건의, 애로사항, 숙원사업 등을 의논하는 대동회 자리에서 주민들의 동의 하에서 투표로 당선된 이들이 같은 마을에 거주하면서 눈만 뜨면 쳐다보는 불우이웃들을 돕지는 못할 망정 어떻게 이런 짓을 하고 다니는지 소가 웃을 일이다.

 지금도 묵묵히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대부분의 전국 이장들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창원시의 현재 마을이장들은 마을의 재정사정과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1년에 일정한 금액의 실비를 받고 있으며, 농협과 읍, 면에서 각종 수당등을 받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다.

 적게는 수 십여만 원에서 1백만 원이 넘는곳도 있다고 한다.

 이런 금전문제가 뒤 따르자, 매년 대동회 때 실시되는 이장선거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면서 희한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이장들이 선거때는 마을주민들에게 갖은 약속을 하고는 직무를 다하질 못하고 있다.

 기자는 마을이장들에게 바라면서 묻고 싶다.

 공영자전거를 마을회관에 보관, 관리하는 것이 귀찮아서 유지들에게 나눠줬다면, 당장 자전거를 회수해 회관에 재배치 시키고, 농협측의 기증취지대로 공영자전거로 다시 태어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자전거를 이용키 위해 기다리고 있는 불우이웃들을 위해서 발 빠른 행동을 해 주길 바란다.

 마을의 새경을 받으면서 주민들을 위해 제 할일을 제대로 하질 못하고 있으면 이장직을 사퇴해야 될 것이다.

 끝으로 마을주민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이제 12월과 새해를 맞아 각 마을별로 이장, 새마을지도자, 재정위원 등 유지들을 새로이 뽑을 시기가 되는 대동회가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서는 이런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해 대동회에 참석조차 못하게끔 막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