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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동네 아이들이 꿈을 그렸으면”
“달동네 아이들이 꿈을 그렸으면”
  • 연합뉴스
  • 승인 2012.12.2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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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애, 아너소사이어티 200호 회원 가입
"저는 꿈이라는 게 없던 아이였어요. 어서 결혼해서 안정적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만 했죠."

24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기부하고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200번째 회원으로 가입한 영화배우 수애(33)는 1억원을 쾌척하기로 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1990년대 서울 관악구 봉천동 달동네에 살던 소녀 수애는 구두수선을 하는 성실한 아버지와 사랑이 넘치는 어머니 사이에서 자랐지만 '꿈이 있어도 이룰 수 있는 기회나 희망이 없다'는 사실을 너무 일찍 깨달았다.

그는 스스로 '가지고 싶은 것도 없고, 포기도 이른 아이였다'고 표현했다.

그러던 수애는 11년 전 어느 날 "딱 1년만 배우 준비를 해보자. 그 후에도 안되면 미련없이 그만두자"라고 말하는 정영범 대표를 만났다.

고등학교 졸업 후 잡지 모델을 하고 있었지만 어려운 집안의 장녀라는 부담 때문에 성공할지 못할지 알 수 없는 배우라는 꿈은 생각지도 못할 때였다.

어느새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성 여배우가 된 수애는 당시에 대해 "내게 처음 꿈을 주고 그 꿈을 지지해주는 사람이 나타나자 자신감이 생겼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애는 "돌아보니 어린 시절 나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며 "누군가의 도움으로 세상으로 나왔듯이 나의 기부로 아이들이 세상이 얼마나 크고 넓은지 느끼고 뭔가 되고 싶다는, 될 수 있다는 희망과 꿈을 가지면 참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번에 기부한 1억원이 자신이 살던 봉천동 어린이들이 꿈을 꿀 수 있도록 하는 데 쓰였으면 한다고 했다.

수애는 지난 몇 년간 장애아들이 주말농장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후원하고 있다. 또래 아이들과 동등한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데뷔 후 여유를 찾은 이후부터는 여러 단체에 기부도 하고 봉사활동도 해온 그녀지만 이번엔 보다 적극적으로 기부활동을 하고 싶어 직접 기사를 찾아보며 기부처를 정했다.

그는 "예전에는 기부나 봉사활동을 하는 게 왠지 부끄러워 숨어서 했는데 나눔 확산이라는 취지에 공감해 나서게 됐다"며 "나누면 나눌수록 어린 시절 경제적 어려움으로 생긴 상처가 치유되고 스스로 되돌아보며 되잡는 계기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떤 일을 마주하고 헤쳐나갈 때 그 꿈과 희망이 정말 큰 힘이 된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해요. 그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저도 도울게요."

수애는 경제적인 문제, 장애 등 어려움으로 막막함을 느끼는 아이들에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꿈과 희망을 놓지 않는 일 자체가 힘든 것을 잘 알지만 그래도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감과 꿈, 희망을 잃지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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