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0:27 (목)
"우리 만날까"… 버젓이 성폭행 장소로
"우리 만날까"… 버젓이 성폭행 장소로
  • 박준언 기자
  • 승인 2012.12.16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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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탈선장소 공중화장실 긴급 진단 1. 공중화장실에선 무슨 일이?
▲  올해 초 여중생을 지하철 화장실로 납치해 성폭행하려던 남성의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연합뉴스>

 공중화장실이란 길거리나 건물 상가 내, 공원, 지하철 역 등 대중이 많이 찾는 곳에 설치된 화장실을 말한다. 누구나 사용가능 하기에 청소년 탈선과 범죄 발생 빈도도 높은 곳이다. 공원이나 전철역 등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한 공중화장실은 보안시설이 거의 없기 때문에 여성들을 상대로 한 성범죄를 비롯해 강도, 폭행 등 각종 범죄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돼 있다. 본지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공중화장실 내의 범죄와 보안 시설 실태, 범죄예방 대책은 없는지 긴급 진단에 나선다. <편집자주>

어른들 눈에 안띄어 `상상 이상의 일` 벌어져
우범지대 전락… 여학생 "그곳에 가기 싫어요"

 △ 청소년 탈선의 장소

 김해에 사는 중학생 가영이(가명ㆍ여)는 올해 초 자신이 했던 행동을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후회스럽다.

 "우리 만날까?" 휴대폰으로 또래 남학생과 채팅을 하던 가영이는 상대 남학생을 직접 만나 얘기 하고 싶었다.

 "어느 장소에 있는 공중화장실 알지, 그곳에서 만나". 남들의 눈을 피해 만난 두 사람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고 말았다. 미성년자인 그들은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

 그러나 이것이 어린 가영이에게 불행의 씨앗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두 학생의 철없는 행동은 낯선 아저씨에게 들키고 말았다. "학교와 부모님에게 알리겠다"는 아저씨의 협박에 가영이는 결국 성폭행을 당하고 말았다.

 가영이에게 일어난 끔찍한 일은 신고로 경찰 조사로 이어졌지만, 친구들과 주변으로 알려져 결국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없게 됐다.

 청소년의 호기심과 탈선이 결국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진 안타까운 사례다.

 △ 범죄 무방비 노출

 혜란이(가명)와 숙이(가명)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이다. 두 여학생은 앞으로 공중화장실에는 결코 갈 수가 없다.

 지난여름 두 사람은 김해의 한 공원에서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한 성인 남성을 만났다. 고등학생이긴 하지만 아직은 어린 두 사람의 눈에 이 남성은 친근하고 예의바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여학생들은 자신들의 고민과 학교생활의 힘든 점 등을 털어 놓으며 한참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어느덧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이 남성을 완전히 좋은 사람으로 믿게 된 두 여학생은 화장실을 다녀오자는 남성의 제안에 별 의심 없이 함께 공원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에 도착한 이 남성은 순간 야수로 변해 두 여학생을 차례로 성폭행했다.

 너무도 큰 공포와 충격을 경험한 두 사람은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힘든 것은 물론 사람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대인 기피증상을 보여 병원치료와 상담치료를 병행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국여성의 전화 관계자는 "공중화장실은 청소년에게는 어른들의 눈을 쉽게 피할 수 있는 공간이자 성 범죄를 비롯한 각종 범죄의 장소로 이용되는 대표적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박준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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