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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무스쿠리 "공연 때 생일파티 아직도 생생"
나나 무스쿠리 "공연 때 생일파티 아직도 생생"
  • 연합뉴스
  • 승인 2012.12.10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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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엣 앨범 '랑데부' 발표.."음악은 나를 표현하는 수단"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더 특별한 곳이에요. 대구 공연 때의 '깜짝 생일 파티'는 아직도 생생합니다. 대구 공연은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억 중 하나에요."

그리스를 대표하는 가수 나나 무스쿠리(Nana Mouskouri·78)가 새 음반 발매를 기념해 10일 한국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무스쿠리는 이날 17명의 팝스타와 함께 부른 듀엣 앨범 '랑데부(Rendez-vous)'를 한국에 출시했다.

그는 최근 진행한 한국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친구들과 함께 노래하는 건 즐거운 일"이라고 운을 뗐다.

"2007년 영국 런던의 로열 앨버트홀에서 열린 공연 실황을 DVD로 발매하면서 '랑데부'라는 타이틀의 듀엣 앨범도 내게 됐죠. 앨범 작업은 작년에 했는데 해리 벨라폰테, 조안 바에즈,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등이 참여했습니다. 내 딸 레노(Lenou)도 노래했죠."

17곡 중 특별히 아끼는 곡이 있는지 묻자 무스쿠리는 "무척 어려운 질문"이라면서도 프랑스 샹송 가수 샤를 아즈나부르(Charles Aznavour)와 함께 부른 '사랑의 기쁨(plaisir d'amour)', 알랭 들롱과 함께 작업한 '가난한 뤼트뵈프(pauvre Rutebeuf)'를 꼽았다.

"'사랑의 기쁨'이란 곡은 한국에서 아주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이죠. 그리고 알랭 들롱과 함께한 '가난한 뤼트뵈프'라는 곡은 우정에 관한 아름다운 시입니다. 들롱은 노래를 한 건 아니고, 제가 노래로 불렀던 시를 낭송했는데 아주 멋진 곡이 됐어요. 조안 바에즈와의 듀엣곡 '히어스 투 유(Here's to You)'도 추천하고 싶네요."

 

1958년 그리스의 유명 작곡가 마노스 하지다키스의 곡을 담은 EP(미니 앨범)를 발매하며 가수 활동을 시작한 무스쿠리는 50여년 간 450장이 넘는 앨범을 발표하며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그는 모국어인 그리스어는 물론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로 녹음한 앨범으로 전 세계에서 사랑받았다. 투어 공연 때는 현지 노래를 현지 언어로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금껏 해온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묻자 무스쿠리는 주저 없이 한국 공연(2008년 대구 공연)을 꼽았다.

"대구 공연 때가 내 생일이었는데, 관객 모두 날 위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줬죠. 공연장에 생일 축하 메시지를 써서 붙여놓기도 했어요. 너무너무 좋았죠. 많은 나라에서 사랑받아왔지만 이렇게까지 나를 생각해준 나라는 별로 없거든요. 모든 공연이 다 특별하긴 하지만, 대구 공연에서의 깜짝 생일 파티는 내게 아주 많은 추억을 남겼어요.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억 중 하나입니다."

투어 공연 때마다 현지의 언어로 노래하는 것에 대해서는 "내가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일"이라고 답했다.

"외국에 갈 때마다 그곳의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외국 문화에서 늘 많은 것을 배우곤 하는데 그건 내 음악에 큰 도움이 돼요. 언어는 문화와 음악 일부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 그 나라의 언어로 노래하는 건 내게 아주 중요한 일이 됐습니다. 외국에 가서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언어를 배우고 그들을 위해 노래하는 것 역시 내겐 아주 중요해요. 내게 다른 언어로 노래하는 일이란, 내가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무스쿠리는 정치·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많은 뮤지션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1994-99년 유럽의회 의원을 지냈으며, 고국 그리스가 재정위기에 빠진 2010년에는 유럽의회 의원 연금 전액을 그리스를 위해 바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리스는 내 조국이자 정체성(identity)이죠. 나는 좋을 때든, 나쁠 때든 그리스를 사랑해왔습니다. 동시에 세계의 다른 나라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죠. 그리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무척 슬프게 생각하지만 세상에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곧 극복해 낼 거라 믿어요."

무스쿠리에게 음악이란 무엇일까.

"음악은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죠. 음악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감정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게 도와줬어요. 또한 음악은 나와 내 나라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죠. 지금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의 젊은 가수 싸이가 있지 않습니까. 많은 사람이 춤추고 노래하는 그를 보며 한국과 한국의 음악·문화에 더 흥미를 갖게 됐습니다. 멋진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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