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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이 성매매 경험… 성폭행도
절반이 성매매 경험… 성폭행도
  • 한민지 기자
  • 승인 2012.12.09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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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발기부전치료제 사용 성병 부작용 심각
고령화시대 맞아 어르신 성욕구 `출구` 마련 절실
▲  한국소비자원이 60대 이상 노인 500명을 대상으로 성 안전실태를 조사한 결과, 성병에 감염된 경험이 있는 노인이 32.1%(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랑과 성은 남녀노소를 따질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다. 인간의 여러 욕구 중 나이가 들어도 변치 않는 것이 바로 성욕이다.

 우리 사회는 드러내 놓고 성을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노인은 더욱 그렇다. 주책으로 치부하거나 때론 `노망`인가하는 의구심만 느낄 뿐. 그래도 이성을 찾는 노인은 늘어만 간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부산ㆍ광주ㆍ대전 등 지방에 거주하는 60대 이상(평균 72.1세) 노인 500명을 대상으로 성 안전 실태를 조사한 결과, 62.4%(312명)가 여전히 성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생활을 하고 있는 노인 중 성매매 경험 비율이 46.5%(145명)나 됐고, 특히 성매매 시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노인도 3명 중 2명 꼴이었다. 실제로 성병에 감염된 경험이 있는 노인도 32.1%(100명)에 달했다.

 `남자는 문지방 넘어갈 기운이 있거나 숟가락을 들 힘만 있어도 여자를 쳐다본다`는 옛말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노인에게도 중요한 것이 성 생활인 것이 입증되는 조사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일부 노인들은 성매매를 하는 등 음성적으로 욕구를 푼다. 무분별한 불법 성매매로 성병에 걸린 노인, 가짜 발기 부전 치료제를 먹고 건강을 잃은 노인들도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성욕을 어떻게 해소하고 있을까.

 지난 2002년 70대 노부부의 실제 성생활을 소재로 만든 영화 `죽어도 좋아`가 상영되면서 `노인의 성`이 공개적인 사회 화제로 떠오른 바 있다.

 그러나 하루에도 수차례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노인들의 비뚤어진 성욕구를 볼 때 `노인의 성`은 더 이상 노인들만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지난 달 서울남부지법은 지적장애를 가진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80대 노인에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또 지난 10월 경기화성서부경찰서는 이웃에 사는 초등학교 여학생을 수차례에 걸쳐 성폭행해온 80대 노인을 구속했다.

 경남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7월 통영경찰서는 지적장애 주부를 5년에 걸쳐 수차례 성폭행한 노인 6명을 구속했다. 특히 이 마을은 초등학생을 성폭행하려다 살해, 암매장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통영 초등생`사건으로 주목받았던 곳이어서 충격을 더한다.

 본지가 지난 5일 `헬로우 성매매` 3회 집 나온 소녀들에게 무슨 일이를 취재할 당시에도 조건만남 사이트에서 성매수자를 물색중인 10대 청소년에게 스폰을 해주겠다며 제안을 건넸던 남성 중 60대 이상의 노인이 3명에 달했다.

 노인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바카스 아줌마`나 `소주 아줌마`의 등장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니 이 같은 인면수심 사례들도 빙산의 일각이라 불리울만 하다.

 기대 수명이 늘고, 건강한 노인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그동안 `노인의 성`에 대해 무관심했다. 노인들도 성적인 욕구가 있기에 욕구 충족과 함께 행복한 노후를 보낼 권리가 있다고 말하면서도 공개적인 대책 마련은 소홀했다. 더욱이 유교적 전통이 남아 있어 남성 중심으로 노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왼손잡이에게 왼손잡이용 글러브를 만들어 야구를 하도록 하듯, 사회는 노인의 성 문제에 대해 그에 걸맞는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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