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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경제 키우는 사회적 기업 `작은 걸음`
다문화가정 경제 키우는 사회적 기업 `작은 걸음`
  • 원종하
  • 승인 2012.11.14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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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하 교수가 만난 경제인 人生 스토리] (주)`더 비누`의 김정헌 대표
▲  `더 비누`의 김정헌 대표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창업을 했다"고 말한다.

방부제 없는 천연비누로 대형 기업과 차별화 승부
고신大서 주문 받고 美 수출길 열려 `열매` 보여

 "다문화가정에게 일자리를 많이 제공하고 그들에게 우리 김해를 제2의 고향으로 만들어주고 싶다."
 (주)더 비누의 대표자 김정헌(38) 씨는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사회적 기업을 창업했다.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 전 김해 외국 인력지원 센터에 근무하면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겁(?)없이 창업을 시도했다.
 그러나 경제라고 하는 것이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아이템 선택도 고민 고민 하다가 외국인들이 쉽게 생산할 수 있고, 큰 지식이 없어도 할 수 있는 편리한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비누를 선택했다.
 2011년 6월에 창업해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지만 향후 천연 수제 비누업계의 세계적인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에 수출 길을 열기도 하였다. 자신의 부와 명예를 위한 성공이 아닌 다른 사람과의 함께 가는 성숙된 사회를 위해 창업을 한 사회적 기업가를 김해시 삼계동에 있는 (주)더 비누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특히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가치를 창출해내는데 큰 어려움이 따른다. 그것을 잘 아시면서도 사회적 기업을 시도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창업을 하기 전 `김해시 외국 인력지원 센터`의 팀장으로 일하면서 국내에 많은 다문화가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김해는 전국에서 2번째로 다문화가정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은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또한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았다. 다문화가정에게 내가 무엇을 줄 수 있을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특히 김해를 제2의 고향으로서 생각하고 정착하는데 도움을 줘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무엇보다도 경제적인 안정이 최우선이라고 생각을 하게 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겁 없이 사회적 기업을 설립해서 신청하게 됐다."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착한 기업을 창업했는데 자신만의 철학이나 신념이 있는가.
 "저는 늘 정직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 왔다. 정직해서 아직 경영에 어려움이 많은지는 몰라도 이해관계를 떠나 `늘 정직해야 한다`는 이것 하나를 항상 중요시 하며 살고 있다.
 지금 바로 앞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하기 보다는 사람을 대하는 사람으로서 정직하게 대화를 한다면 솔직한 나의 뜻이 전달된다는 것을 느꼈다. 제품 하나를 만들더라도 솔직하고 정직하게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 한다"
 -다문화가정을 경제적으로 돕고자 했는 데 사회적 기업의 수익모델이 쉽지 않아 많은 어려움이 따랐을 것 같다. 어떠한 부분들이 가장 어려운가.
 "사회 전반적으로 경기가 많이 침체돼 매출이 많지 않다. 이는 저희 더 비누를 포함해 사회적 기업뿐만 아니라 김해시에 상주하고 있는 6천여 개의 중소기업이 마찬가지 일 것이다.
 거기에다 우리 더 비누는 창업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경영적인 면에서도 거래처나 브랜드 또는 제 개인의 네트워크 등 기반이 없이  더욱 힘든 부분이 많다.
 하지만 힘들다는 것은 미미 알고 각오하고 한 일이고 알고 시작했기 때문에 이겨내기 위해 직원들 모두 매일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신대학교에서 주문이 오고 미국에서 수출오더가 들어오고 있어 작지만 나름의 성과가 있어 이것에 힘을 내고 있다"
 -생산하기 용이한 제품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아 다른 사람들의 시장진입이 쉬울 수 있는데 비누를 선택한 이유가 있는가?
 "우리 더 비누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해 일을 해왔다. 비누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일을 배우기에도 다른 제품들보다 훨씬 쉬울 것이다. 여기에 약간의 교육이 함께한다면 높은 성과가 이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비누를 선택하게 됐다.
 말씀대로 쉬울 수 있지만 수제 비누이고 하기 때문에 성분을 좋게 하면 다른 제품과 차별화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기업으로 운영을 하다가 최근 경영실태조사에서 요구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사회적 기업의 지원이 끊기게 된 것으로 안다. 이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도 4명에서 1명으로 줄어들게 됐는데 지금의 이 어려움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 생각인가.
 "요즘 큰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은 해외 마케팅 분야이다. 인제대 지텝 학생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
 지난 10월 16일~18일까지 있었던 한상대회에서 만났던 다양한 국적의 대표나 무역과 관련된 사람들과 계속해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오는 11월 말에는 베트남에서 개최되는 종합박람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최근 한상대회에서 만난 미국 바이어가 써보니 좋다고 연락이 와서 초도물량 500장 정도를 주문하겠다고 해서 가격 절충을 끝내고 샘플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주문량은 작지만 이러한 수출이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지금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더 비누의 제품은 14가지이다. 다른 경쟁 상대들과 차별되는 더 비누만의 경쟁력은 무엇이 있는가?
 "우리 더 비누의 가장 큰 경쟁력이 천연비누다. 천연비누는 방부제라든지 경화제, 안정제, 계면활성제 등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친환경 제품이다.
 점점 더 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요즘과 같은 친환경 시대 흐름에도 적절한 상품이다. 이는 경쟁사들 중 특히 대형 기업에서 생산하는 비누와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 일 것이다. 질도 좋고 피부에도 좋은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해 승부를 걸고 싶다"
 -더 비누에서 만들고 있는 제품들이 충분한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홍보라는 부분이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제품에 대한 홍보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우리 더 비누 뿐 아니라 많은 중소기업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벽이 홍보일 것이다. 홍보의 성과에 따라 그 회사의 생사여부가 결정이 되는 것이다. 이에 우리 더 비누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홍보라는 자체가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해시나 인제대학과 같은 곳에서 홍보용으로 주문해주면 많이 알려져 도움이 될 것 같다"
 -창업을 하고 회사를 경영하다 보면 돌발 상황들이 생기고 많은 문제점이 있는데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할 말이 참 많다. 특히 창업 초기에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거래처와 계약을 맺는 것이다. 좋은 제품이라 해도 실적을 요구하기 때문에 거래를 성사시키기가 매우 어렵다.
 미래를 얘기하는데 자꾸 과거의 실적을 가지고 오라고 한다. 우리는 과거가 없이 오늘과 미래만 있는데 말이다.
 새롭게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창업하기 전에 한 군데의 거래처라도 확보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더라도 거래처가 없다면 그 제품은 이 세상에 나올 수 없다"
 -아직 만족할 만큼 성과를 얻지 못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계획은?
 "기술도 어는 정도 안정화 됐고 생산능력도 갖췄는 데 앞서 말했듯이 거래처 구하기가 힘들다. 게다가 경기가 침체돼 있고 기존의 기업이 힘들다 보니 따라서 우리 기업도 어렵다.
 그래서 학교나 기관단체 쪽으로 거래처를 구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해외마케팅에 관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서 수출이 이루어진다면 경남 도내 사회적 기업 중에선 해외 수출 1호 기업이 될 수 있을 듯하다.
 이것을 발판으로 삼아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갈 생각이다. 그 밖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한 판매도 생각 중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없는가?
 "김해 사회적 기업연구회가 지난해 준비기간을 가지고 올 초 설립돼 월 1회 세미나를 통해 정보를 교류한다. 모든 사회적 기업에 유관기관이나 중소기업에서 관심을 가져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
 이러한 관심은 소외받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사회적 기업이 성장하는데 주춧돌이 될 것이며 김해에서 사회적 기업이 많이 창업이 돼 `사회적 기업 도시 김해`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원종하 교수는 누구
경제전문가이며 인제대학교 국제경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역의 인재와 대학 그리고 지역경제를 연결하는 메커니즘을 만들기 위해 지난 97년부터 산학관 협동에 관심을 갖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역기업체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07년 김해기업연구소를 창립, 현재는 고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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