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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매일
  • 승인 2012.10.30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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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인 청년 "우린 매일 작은 사무실 간다"

`나는 작은 회사에…`
김정래ㆍ전민진 지음
(남해의봄날… 1만 5천원)

 "교사가 되거나 대기업에 입사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을 포기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간 발견하지 못했던 나 자신을 발견할 기회를 얻었고 음악과도 가까이하고 있잖아요."

 `작은 회사`에서 꿈을 이뤄가는 팔팔한 청춘 13명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책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

 홍대 인디레이블로 유명한 `붕가붕가레코드`의 공연 기획 매니저.

 2인 소규모 출판사 `소모`의 출판 편집자와 마케터.

 국내 안경 브랜드 `젠틀몬스터`의 안경 디자이너.

 이들이 자신만의 소중한 가치를 따라 소신껏 일하는 13인과의 만남을 기록하며 그들 스스로 가진 일과 인생의 가치는 무엇인지 진지하게 답을 찾아 나간다.

 더불어 보물찾기에서 찾은 보물처럼 독특한 매력을 지닌 12개의 회사, 다양한 분야의 생생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경험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디자인 스튜디오 겸 서점인 `땡스북스` 점장, `아담 스페이스`의 공연 마케터 등도 안정적인 월급봉투 대신 거친 모험을 택한 사연을 털어놓는다.

 이들의 한결같은 `인생철학`은 "오늘을 살아야 한다"는 것.

 불투명한 미래를 담보로 오늘을 희생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 즐겁게 일하며 내일을 만들어가겠다는 논리다.

 말 못할 고민은 없을까.

 들쭉날쭉한 급여, 세상의 편견 어린 시선, 막대한 업무 강도가 이들 청춘의 어깨를 무겁게도 하지만 `나만의 해법`을 찾아 아침마다 `작은 사무실`로 향한다.

 사진을 곁들여 아기자기하게 펴낸 직장 생활 에세이인 동시에 다양한 직업군을 소개하는 안내서로도 읽을 만하다.

 남해의봄날. 312쪽. 1만 5천원.

공 든 스펙 무너진다… `넥타이`의 배신

`희망의 배신`
바버라 에런… 지음
(부키… 1만 4천800원)

 "사무실과 집에서, 심지어 퇴근하는 시간에도 업무에 짓눌린 채 일주일에 60~80시간을 일하던 사람들에게 갑자기 빈 시간이 주어진다. (중략) `이 그림은 어디가 잘못된 거지?`라는 질문을 제기하게 된다."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만 자본에 배신당하는 것이 아니다.

 사무직 넥타이족은 한번 해고되면 구직 단계부터 수차례 뒤통수를 맞아야 한다.

 미국 출신인 칼럼니스트인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긍정의 배신` `노동의 배신`에 이어 `희망의 배신`을 펴냈다.

 막연한 긍정주의에 도사린 함정을 파헤친 `긍정의 배신`, 저임금 노동자의 빈곤 악순환을 고발한 `노동의 배신`으로 주목받은 저자는 이번엔 증산층으로 분류되는 사무직 근로자를 도마 위에 올렸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며, 고임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화이트칼라 계층도 알고 보면 한순간에 빈곤층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것.

 이들의 문제는 한번 해고되고 나면 재취업에 오히려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데 있다.

 그동안 쌓아온 화려한 스펙은 하루아침에 무용지물이 되고, 다시 구직자로 맨땅에 헤딩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

 `회사형 인간`이었던 이들에겐 노동이 아닌 구직 과정 자체가 배신의 연속이라고 저자는 꼬집었다.

 저자는 신분을 위장해 화이트칼라 구직 활동에 직접 뛰어든다.

 경력 관리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인터넷 취업 사이트에 이력서를 업데이트하고, 취업박람회에서 동분서주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묵묵부답`.

 저자는 끝내 부동산 중개업, 보험 설계사, 프랜차이즈 영업 등 옆길로 빠질 수밖에 없는 게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화이트칼라 구직자의 굴레라고 결론짓는다.

 저자는 실업수당 증액, 의료보험 확대, 계층간 연대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정부를 통하든, 비영리 부문을 통하든, 또는 협조적인 대안 기업을 통하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키. 304쪽. 1만 4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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